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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달라진 기업의 가업상속세제 개정안은 기존 매출 규모 2천억원 이하에서 3천억원 미만으로, 공제율도 70퍼센트에서 100퍼센트로 늘리면서 공제한도 최고액을 3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확대했다. 불과 7년 전 공제한도 최고액이 1억원에 불과했으니 실로 파격적인 혜택이다. 달라진 세법안에 대해 기획재정부 재산세제과 조용래 사무관은 “공제한도 및 공제율 확대로 인해 보다 많은 중소·중견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정부의 가업승계 지원제도는 안정적인 가업승계를 도와 중소기업의 영속성과 경영유지를 장려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 국가적 이익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업상속 과정에서 모든 공제 혜택을 받으려면 피상속인 경영기간(10년 이상), 상속인 종사기간(2년 이상)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하고, 상속 개시 후 10년간은 가업용 자산의 20퍼센트 이상 처분할 수 없다는 어려움도 있다. 또한 고용 100퍼센트 승계(중견기업은 120퍼센트)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점도 까다로운 조건이다. 이 같은 조건은 공제금액 및 공제율의 증가에도 수년간 유지되어 오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개선됐다.
그동안 가업상속공제를 받은 기업이 자산 보유, 상속 지분 및 고용인원 유지를 위반한 경우 공제금액에 대한 100퍼센트 추징을 받았지만 올해부터는 8년차부터 10년차까지 운영한 기업에 대해서는 경감된 추징률(10년 100퍼센트 공제, 1년마다 10퍼센트씩 증액)을 적용키로 했다. 하지만 개정안 시행 초기여서인지 한국조세연구원의 설문조사에서 ‘승계 관련 조세부담’이 아직도 가업승계에 가장 큰 걸림돌(54.1퍼센트)이라고 중소기업인들은 답변했다.
이런 이유에서 지난 3월 20일 ‘규제개혁 점검회의’에서 하림그룹 김홍국 대표가 “성장사다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업승계의 단절인데, 그 이유가 바로 높은 상속세 때문”이라고 발언한 것이다. 김 대표는 최근 가업승계 과정에서 1,200억원의 상속세 때문에 승계가 어려워 지분의 매각절차를 밟고 있는 농우바이오를 예로 들면서 “독일과 같이 7년 이상 경영할 경우 중소·중견기업 구분 없이 상속세가 100퍼센트 면제되는 시스템이 도입되면 기업들이 원활한 가업승계를 통해 튼튼한 성장사다리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명의신탁주식의 실명전환 간소화도 검토
하지만 현행 상속제도는 독일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기재부 조용래 사무관은 “독일은 물론 세계 어느 나라나 중소기업 운영자가 자녀에게 상속하는 데 복잡한 조건이 따라붙는다”며 “기간과 기준이 약간씩 차이를 보일 뿐 ‘부의 대물림’을 조건 없이 쉽게 허가하기에는 사회적 인식을 비롯한 난관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다른 나라의 경우에도 고용 요건 등 사후관리 요건을 갖추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사무관의 말대로 독일이나 일본은 고용승계 조건(독일 7년, 일본 5년)을 기간 동안 완벽하게 유지해야 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규제개혁장관회의장에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상속세는 부의 편법승계라는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등장한 제도”라며 “중소·중견기업이 더 잘하게 되면 부의 편법승계라는 고정된 인식이 사라지고, 그 결과 규제들이 사라져 중견기업이 성장사다리를 타면서 성장할 수 있다. 상속세 완화나 폐지보다는 기업 운영에 보탬이 되는 규제 완화에 집중하겠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올해 추가적인 세제 개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조 사무관은 “최근 몇 년간 확대된 공제금액과 공제율의 성공적인 안착 과정을 장기간 살펴보고 상속기업 운영 성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제금액의 확대나 공제율 증가 대신 올해 하반기에는 상속공제를 받기 위한 절차가 간편해질 전망이다. 지난 18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김덕중 국세청장이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명의신탁 주식 환원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관련 절차를 간소화할 것”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명의신탁이란 증여 등 권리 이전 없이 명의만 수탁자 앞으로 이전해 서류상 소유자가 달라지는 것을 말한다.
과거 상법에 따라 2001년 7월 23일 이전까지는 3인 이상의 발기인 요건을 반드시 충족해야만 법인을 설립할 수 있었다. 3인 이상 발기인 요건이 생기자 부득이 1인 기업의 경우도 친인척·지인 등 타인을 발기인으로 해 주식을 명의신탁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1997년 1월 1일부터 1998년 12월 31일까지 명의신탁 주식을 실제 소유자로 전환하는 경우에는 조세회피목적이 없는 것으로 봐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도록 세법상 유예기간을 부여했다. 그런데 문제는 당시 대다수 중소기업이 창업자의 고령화라든가 오랜 기간이 흘러 관련 증빙자료를 제대로 갖추지 못해 실명 전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국세청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제 주식을 소유한 대주주’로서 기업을 경영한 사실이 확인되는 등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명의신탁 주식을 간편하게 실명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일정과 절차 등은 추후 발표키로 했다. 또 올해부터 중소기업 세정지원협의회를 3~4회로 확대, 현장의 규제를 발굴해 개선하기로 했다.
글·김상호 기자 2014.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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