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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줄어도 사회보장은 그대로 노동유연성 높아지자 일자리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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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특정조건 되면 시간제 전환 요청권리 보장

영국은 1985~2010년 사이 시간제 근로자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남성 근로자들 가운데 시간제 근로자는 2010년 11.7퍼센트, 반면 여성 근로자들의 시간제 고용 비중은 42.3퍼센트에 이른다.

시간제 근로자의 노동 시간은 대략 전일제 근로자들의 42퍼센트였다. 남성의 경우 시간제 근로자들은 전일제 근로자들의 노동시간의 40.4퍼센트였다. 여성 시간제 근로자들은 전일제 근로자에 비해 노동시간이 46.0퍼센트였다.

영국은 2009년 현재 민간 부문의 전일제 근로자가 74.2퍼센트, 시간제 근로자는 25.8퍼센트로 나타났다. 공공 부문은 전일제 근로자가 70.5퍼센트, 시간제는 29.5퍼센트로 집계됐다. 특히 공무원 가운데 20.8퍼센트가 시간제 근로자다. 여성 공무원 중 시간제 비율은 33.2퍼센트이고, 남성 공무원은 6.8퍼센트다. 그런데 전체 시간제 근로자 가운데 84.7퍼센트가 여성일 정도로 여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특히 교직의 경우 1991~2008년 사이 17년간 시간제 교사의 비중이 약 2.3배나 늘었다. 보통 전일제 교사는 일주일에 오전 3시간씩 5일, 오후 2시간씩 5일을 일해 매주 25시간 근무한다. 시간제 교사의 경우 주 5일간 오전만 근무(주 15시간)하거나 주 3일은 오전, 1일은 오후 근무(주 11시간)를 한다.

사실 전일제 교사들에게 시간제 교사로 전환을 요구할 법적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용자들은 이를 수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2003년 전일제 근로자들이 특정 조건 아래 시간제 전환을 요청할 수 있는 권리가 담겨 있는 법이 제정됐다. 2007년, 2009년 그 조건이 확대되어 ▶16세 이하의 자녀를 둔 부모 ▶18세 미만 장애 자녀를 둔 부모 ▶18세 이상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의 돌보미로서 그와 함께 살거나 가까운 친척인 경우 시간제 전환 등 유연한 노동을 요청할 권리를 부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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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근무시간은 전일제의 절반까지 감축 가능

독일 드레스덴의 한 반도체 부품 제조 공장. 이곳에서 일하는 시간제 근로자 라이케씨는 자녀 2명을 유치원에 먼저 데려다 준 뒤 오전 10시가 돼야 직장에 출근한다. 라이케씨는 원래 전일 근로를 하는 정규직 근무자였다. 그러나 7년 전 첫 아이가 태어나면서 시간제 근로로 근무 형태를 바꿨다.

글로벌 경제 위기가 한창이었던 2009년 한 해 독일에서는 전일제 근로자 100만명이 시간제 근로로 근무 형태를 전환했다. 독일 근로자들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2011년 현재 1413시간(한국 2193시간)이다. 독일의 전일제 근로자들이 시간제로 바꾼 이유는 임금이 줄어들지만 근로자로서 누리는 다른 혜택들은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원래 독일에서 시간제 일자리를 도입한 것은 퇴직을 앞둔 고령공무원의 새 일자리 준비를 돕기 위한 목적이었다. 독일의 ‘시간제 근로법’에 따르면 공공기관과 근로자 당사자만 합의하면 공무원도 시간제 근로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정부 기관은 경영상 합리적인 이유가 없으면 피고용인의 시간제 근무 요청을 거부할 수 없다.

독일 공무원의 시간제 근무는 크게 일반적인 시간제 공무원과 가사 사유로 인한 시간제 공무원 등 두 가지 형태가 있다.

시간제 공무원은 모든 공무원이 적용 가능 대상이며, 10년 내에서 허용된다. 근무 시간은 전일제 근무시간의 50퍼센트까지 감축이 가능하다. 근로 시간에 비례해서 연금 혜택을 줄인다.

가사 사유로 인한 시간제 근무는 적용 대상이 18세 이하 자녀를 부양하는 공무원 또는 의학적으로 간호가 필요한 동거 가족보호 공무원이다. 이들은 총 15년간 시간제 근로가 가능하며, 전일제 근무시간의 50퍼센트까지 감축이 허용된다. 연금은 근로시간에 비례하여 감축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자녀가 생후 6개월이 될 때까지 전일제 공무원과 동일하게 계산한다.

2003년 독일의 고용률은 64.6퍼센트 정도였다. 하지만 ‘유럽의 병자’로 불렸던 독일은 ‘하르츠 개혁’을 통해 노동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택했다. 2003년 당시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정치 생명을 걸고 ‘하르츠 개혁’으로 불리는 노동시장 개혁을 단행한 것이다. 실업급여 수급기간을 단축하고 저임금 시간제 일자리 지원을 늘리는 정책을 추진했다. 그러자 고용률은 2008년 70.2퍼센트, 2011년에는 72.6퍼센트까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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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생계부양자 일자리 지원 목적으로 확산

스웨덴의 시간제 근로자는 노조에 가입되어 있거나 산별 단체교섭을 통해 전일제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사회적 보장을 보호받을 수 있다.

1970년대 이후부터 시간제 근로가 여성들의 주요한 일자리가 된 스웨덴에서 시간제 근로가 주변화되지 않고 좋은 일자리가 된 데에는 크게 세 가지 조건이 만족됐기 때문이다.

첫째, 시간제 일자리가 고용 유연화를 목적으로 한 것이기보다는 생계부양자의 일자리 지원을 목적으로 한 ‘일과 생활의 양립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확산됐다는 점이다. 이러다 보니 보육정책, 육아휴직정책과 긴밀하게 연계될 수 있었다. 둘째, 단시간 근로를 할 수 있는 청구권이 보장돼 있어 부가 급여, 사회 급여에서 차별적 대우가 없다는 점이다. 셋째, 전일제 근로의 노동 시간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게 이루어져 시간제 근로에 대한 수요가 커짐으로써 쉽게 안착이 이뤄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시간제 근로를 규정한 고용법은 민간·공공 부문 모두 적용된다. 공무원은 시간제 근무, 원격근무, 유연근무 등 다양한 형태로 다양한 시간의 근로를 택할 수 있다. 고위공무원도 시간제 근무를 제한 없이 선택할 수 있다.

글·이종훈(동아일보 파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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