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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산업 집중 육성은 올바른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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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존의 제조업 중심의 수출만으로는 일자리 창출이 어렵고, 내수가 살아나지 않는다는 것이 자명해졌습니다”, “고용창출력이 높고, 특히 청년이 선호하는 보건·의료와 교육, 관광, 금융, 소프트웨어 등 5대 유망 서비스산업을 집중 육성할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구상에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더불어 5대 유망 서비스업종에 대한 규제 완화, 투자자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 제공 등이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정부에서는 모든 역량을 쏟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대통령이 이렇게 내수를 강조하고, 특히 서비스산업에 힘을 실어준 것은 이제 밖에서 벌어오는 제조업 수출만으로는 살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20여 년을 돌이켜 볼 때, 우리의 산업구조는 두 차례 큰 홍역을 치렀다. 첫번째는 1990년대 초 중국이 세계경제로 편입되면서 당시 우리 산업의 주종을 이루던 섬유·신발 등 노동집약적산업을 밀어내 ‘총체적 위기’에 빠졌던 일이다. 위기 극복을 위해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기술집약적 산업의 육성에 힘쓴 결과 오늘날 제조업 강국으로 우뚝 서게 됐다.

두번째는 1990년대 말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경제구조가 완전 개방되어 서비스산업이 침체되고 내수가 취약해진 일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에게 새로운 글로벌 경제질서에 부합하도록 금융 개방을 요구했고, 그러한 요구는 우리 입장에서도 필요한 것이었다. 실제로 제조업 수출 등에서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그 부작용은 생각지 못했던 다른 곳에서 생겨났다.

과거 외환 사용이 통제되었던 시절에는 좋든 싫든 제조업 수출로 번 돈은 국내에서 소비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금융시장이 개방되면서 외국 자본만 자유롭게 출입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들 또한 해외로 돈을 들고 나가 소비할 수 있게 됐다. 해외에서 골프를 칠 수 있게 됐고, 자녀들을 조기 유학 보내고 학비를 송금할 수 있게 됐다.

원래 서비스제품은 무형이고, 보관이 되지 않으면서 당사자간에 현장에서 거래되는 것이라 소비자들이 제품의 하자를 구제받기 어렵다. 따라서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라도 사전에 규제를 부과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여기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갔다. 공장을 짓고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데 필요한 자본이 서비스산업을 통해 무분별하게 해외로 유출되지 않도록 각종 진입 규제를 설치해 놓은 것이다. 그 결과 서비스산업은 진입 규제의 보호막 뒤에서 국제 경쟁에 노출되지 않고 안주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날 갑자기 국제 경쟁에 노출된 것이다.

소비자 발길, 해외서 국내로 돌려야 할 시점

불행한 것은 외환위기 당시 급격한 경제 개방을 추진하면서 부수적으로 서비스산업이 국제 경쟁에 노출될 것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어느 누구도 지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수십 년 동안 경제 성장은 곧 제조업 수출이라는 사고의 틀이 온 나라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경제는 제조업 수출로 번 돈이 자동으로 국내서비스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로 변모했다. 남은 길은 서비스산업에서도 보호막을 거두고 경쟁력을 강화해 소비자들의 발길을 국내로 되돌려야 하는 일이다.

경쟁을 불러들이는 정책들이 달갑지 않겠지만, 우리의 서비스산업이 침체의 나락에서 벗어나고 해외 경쟁에 밀려 공멸하지 않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시도로 보아야 한다. 지난 10년 동안 너무나 많은 논쟁과 분열로 시간을 허비해 왔다. 이미 세계 유수의 서비스업체들이 우리 시장 깊숙이 들어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글·김주훈(한국개발연구원 산업·서비스경제연구부장) 2014.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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