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얼마 전 중국 베이징에서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렸으며 이어 미얀마에서 동아시아정상회의 (EAS)와 아세안+3 정상회의, 호주에서 G20 회의가 개최됐다.
주로 경제적 이슈를 주제로 다루었던 회의였지만 다자회의 속에서 다양한 양자 정상회담들이 열렸으며, 자국의 이해를 증진시키는 외교전이 치열했다.
이번 순방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가장 큰 성과는 역시 한·중·일 3자 정상회담 개최 제안이었다. 중·일 정상회담이 이루어져 자칫하면 한국이 외교적 고립을 겪게 될 수 있는 상황 속에서 한·중·일 3자 정상회담은 현 상황을 타개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중국은 일본의 과거사 문제에 계속해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그런 면에서 한국과 공조를 이루고 있다. 이번 중·일 정상회담은 이와 같은 중국의 태도 변화를 의미할 수 있기 때문에 주목받았다. 4개 항에 합의하고 정상회담에 임하였는데, 중요 부분은 센카쿠(댜오위다오) 영토문제에 있어 각기 다른 주장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즉,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은 그들이 실효지배하고 있는 센카쿠에 대해 많은 부분을 양보했다. 그러나 회담 당일과 이후의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았다. 당일 시진핑 주석의 찌푸린 얼굴과 함께 회담 이후 중국·일본의 반응은 중·일관계 회복이 아직 멀었다는 것을 암시해 주었다.
이후 한국은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과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한국은 한·중·일 정상회담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이번 기회를 통해 2년여간 중단되어 왔던 3국 정상회담을 재차 제안했다. 표면적으로 한·중·일 정상회담은 중·일 정상회담과 한·일 정상회담으로 가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한·중·일 정상회담은 매우 중요한 기회일 수 있다.
현재 한국은 미·중 양국 사이에서 우리의 이익을 극대화하려 하고 있다. 최근 이와 같은 균형외교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는데, 이유는 일본 때문이다. 워싱턴에서 일본은 반한국 로비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즉, 한국이 중국 쪽으로 경사되어 있으며 한·일관계에 일본은 적극적이나 한국이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는 식이다. 이러한 일본 덕분(?)에 한·미관계는 껄끄러워지고 미·중 사이에서 한국의 위치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한국은 중국과 공조하여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합의를 이루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과의 공조 역시 중요하다. 아시아 재균형정책 추진을 위해 한·미·일 3각 공조를 중시하고 있는 미국에 일본의 역사문제에 대한 입장 수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역사문제가 합의점에 도달할 경우 한·일 정상회담 개최는 가능해질 것이다. 한·일 정상회담 개최는 한국에 한·미관계의 굳건함을 확인할 수 있는 성과가 될 수 있으며, 미·중 사이에서 우리의 외교적 지평을 확대해 줄 것이다.
박 대통령이 제안한 한·중·일 외교장관 및 정상회담은 우리 외교에 기회가 될 수 있다. 한·미 간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차 확인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대(對)한국 정책은 미국을 의식한 것이므로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통해 대중국 레버리지를 높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이번에 우리가 제안한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성과를 내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글·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미주연구부장 2014.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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