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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3일 세종시 아름동에 자리한 세종국제고등학교 식당. 학생과 교직원들이 뒤섞여 이야기꽃을 피우며 점심식사 중이다. 세종국제고는 지난 3월 1일에 첫 신입생을 받은 신설 고등학교다. 특수목적 고등학교(이하 특목고)로는 세종시 1호인 셈인데, 인근에 과학예술영재학교와 예술고등학교 등이 향후 차례로 문을 열 예정이다.
학교가 문을 연 지는 2주도 채 안 됐다. 그러나 의아할 정도로 분위기가 안정되고 차분해 보였다. 특히 학생과 교직원이 어울린 점심시간 풍경은 매우 인상적이다. 학생이나 교직원 모두 학교환경에 빠르게 적응한 모습이다. 학교 주변은 대규모 아파트 건설 등으로 어수선한 편이지만 학교 안의 면학 분위기는 개교한지 보름도 안 된 학교의 기대치를 뛰어넘고 있었다.
세종국제고는 일종의 ‘전국구’ 공립학교다. 학생과 교직원 모집이 사실상 대한민국 전 지역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입학한 103명의 첫 신입생들만 하더라도 출신 지역이 강원·경기 등 중부권과 영호남권에 걸쳐 고루 분포돼 있다.
공모를 거쳐 선발된 서울 출신의 김남훈 교장을 비롯해 교사들의 출신 지역은 다양하다. 학생이나 교사들의 말씨에 귀를 기울여보면 출신 지역을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전국 각지 출신인 학생과 교직원의 인적 구성은 중앙행정기관이 몰려 있는 세종시의 위상에 걸맞다.
이제 막 탄생한 신생 학교임에도 의외로 견실한 세종국제고의 교풍은 학교 운영 방침과 무관하지 않다. 교직원들은 교과목 교육 못지않게 인성과 기초교육 다지기에 적잖은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두세 시간 학교를 둘러보면서 교직원으로 보이는 몇몇 사람들과 웃으며 가볍게 인사를 나눴다. 낯선 사람과의 조우임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인사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교사 자질 우수하고 학생 전원 기숙사 생활
사진숙 교감은 “교내에서 걷다가 사람을 만나면 멈춰 서서 눈을 맞추는 인사를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바른 인사는 소통과 사회성 함양의 출발점이다.
미국 휴스턴 한국총영사관 산하 교육원 원장을 역임한 김남훈 교장은 인성과 기초교육의 중요성을 남달리 깊이 인식하고 있었다. 김 교장은 “바른 사람, 큰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인성이 좋아야 하고, 학업은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명문대 입시에 목을 매기보다는 장차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수 있는 글로벌 인재를 한 사람이라도 더 길러내는 게 국제고 교육의 목표여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중·고등학생들은 학과목 공부에서 대체로 미국 중·고등학생보다 월등하다. 하지만 대학 졸업생들을 놓고 볼 때 우리가 미국보다 딱히 우수하다고 할 수 없다. 김 교장의 교육 철학이 다시 한번 강조되어야 하는 것이 이 때문이다.
세종국제고는 학생 전원을 기숙사에 수용하는 기숙학교다.
이는 교직원들이 학교 교육을 넘어서 일정 부분 부모 역할까지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사 학위 4개, 석사 학위 2개 외에도 음악 전공과 국문학·영문학·교육학 등을 두루 섭렵한 이은영 교사는 “학생들에게 편안하고, 또 영감을 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세종국제고의 교사 20여 명은 대부분이 석사 학위 소지자다. 절반 가량은 박사들이기도 하다.
전국에서 모여든 학생들은 하나같이 의욕에 차 있는 모습이었다. 1학년 5반 회장인 권순우군은 대전에서 왔다. 권군은 “모든 걸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우리 학교가 정말 좋다”며 “정부청사가 학교 코앞에 있는 것도 솔직히 학교에 대해 어느 정도 자부심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국제고의 기숙사를 비롯한 학교의 부대시설들은 국내 최신·최고 수준이라고는 하지만 어깨를 겨룰 외국의 유수 고등학교 수준에는 훨씬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4인1실로 쓰는 기숙사는 선진국 기숙학교의 기준에 비하면 상당히 비좁은 편이다. 각종 체육활동이나 목공예 실습 등 다양한 학업 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시설과 공간도 부족하다.
주변 학교와 시설·커리큘럼 교류·협력 해볼 만
미국의 예를 들면 낙후한 지역의 공립고등학교에도 전국체전을 치를 만한 체육시설이 풍부한 편이다. 학교에 따라 수영장·야구장·축구장·양궁장·테니스장 등과 더불어 각종 보조 경기장까지 갖춘 곳이 많다.
이는 중앙정부나 세종시교육청 등 교육당국의 획기적인 발상전환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예컨대 세종국제고 옆에 연차적으로 들어설 다른 특목고들과 학교 부대시설의 교육자원을 공유해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만하다. 또 인근 특목고끼리 커리큘럼 교환을 허용하는 등 선진국 수준의 교육환경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면서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열린 교육정책이 적극 도입돼야 한다. 시민들은 특별자치시인 세종시의 발족 취지가 교육 현장에서도 예외 없이 적용되길 고대하고 있다.
글과 사진·김창엽(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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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