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대구에 사는 송현주(34·가명) 씨에게 지난 10년은 악몽이다. 부모님의 병원비로 시작된 카드 빚과 지인에게 당한 사기대출 등으로 20대에 금융채무불이행자가 됐다. 설상가상으로 직장에서도 쫓겨났다.
취업도 쉽지 않았다. 금융채무불이행자라는 꼬리표 때문이었다. 본인명의의 휴대폰이나 통장을 갖는 것은 꿈에 가까웠다.
10년 넘게 채권 추심업자에게 쫓기며 혼자 지내던 송 씨에게 지난해 꿈 같은 이야기가 들려왔다. 국민행복기금이 그것이다. 송 씨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국민행복기금을 신청했다. 당시 그의 빚은 2,600여 만원. 원금은 680만원가량이었지만 그동안 불어난 이자만 1,900여 만원에 달했다. 송 씨는 국민행복기금을 통해 총 채무 중 연체이자는 모두 감면받고, 원금의 50퍼센트를 감면받아 채무부담이 총 340만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송 씨는 “채권 추심업자에게 쫓기는 삶에 지쳐 자포자기의 심정이었다”며 “국민행복기금의 지원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29일 공식 출범한 국민행복기금이 서민층의 호평을 받고 있다. 채무불이행자의 신용회복 지원은 물론 과다 채무부담을 완화해 서민들에게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5월 23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본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강조한 “국민행복기금은 한 번 실패한 서민들을 위한 재도전의 기회가 돼야 한다”는 취지를 완벽히 살리고 있는 것이다.
국민행복기금은 다수 금융회사에 분산된 장기연체 채무 해결에 도움을 주는 제도로, 대표적 서민 행복 정책이다. 장기 연체자와 다중 채무자들의 신용회복을 통해 경제적 자립을 도와주는 게 목적이다.
1억원 이하의 신용대출을 6개월 이상 갚지 못한 연체자의 채무를 최고 50퍼센트(기초수급자는 70퍼센트)까지 감면하고, 최장 10년간 분할상환할 수 있도록 한 기금이다.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에 따르면 국민행복기금 출범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모두 27만5천여 명이 채무조정을 신청했으며 이 중 22만9천여 명이 채무조정 지원을 받았다.
이는 향후 5년간 지원할 것으로 예상했던 32만6천명의 70.2퍼센트(22만9천여 명)를 9개월 만에 지원한 것으로, 당초 예상치보다 월등히 높은 실적이다.
또한 금융회사·대부업체·공적AMC(한마음금융, 희망모아 등) 등으로부터 총 287만명, 10조4천억원 규모의 연체채무를 매입 또는 이관했다. 이번에 채무조정을 지원받은 대상은 대부분 장기간 연체로 고통받은 저소득 계층으로, 도덕적 해이 문제도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돼 서민을 위한 제도라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국민행복기금 주관부서인 금융위는 채무조정 약정을 체결한 대상자에 대해 채무상환을 완료하고 재기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와 지원을 한다. 특히 실직 등으로 다시 채무를 연체하거나 채무상환을 포기하지 않도록 고용노동부 취업프로그램 연계, ‘행복잡(Job)이’ 지원 등을 통해 상환능력을 제고하고 있다.
금융위는 개별신청 마감 이후에도 채무를 일괄 매입한 채무자(94만명)에 대해서는 채무조정을 적극 안내하고 지원할 계획이다.
도덕적 해이도, 성실 상환자 역차별도 없었다
고의 연체 등 애초 우려됐던 도덕적 해이 문제는 드러나지 않았다.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한 셈이다. 금융위는 지원 조건을 ‘지난해 2월 말 기준 6개월 이상 연체가 있는 경우’로 한정하고, 국세청 등으로부터 소득 정보를 확인한 뒤 상환능력을 고려해 채무 감면율을 산정했다. 이에 따라 채무조정 비율은 40~70퍼센트까지 다양해졌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채무조정 비율은 기존 채무의 50퍼센트인 경우가 전체의 34.9퍼센트, 60퍼센트가 22.8퍼센트, 40퍼센트가 14.3퍼센트, 70퍼센트가 7.8퍼센트였다.
금융위가 지난해 11월 말까지 행복기금 채무조정 약정 체결자 14만8,875명을 분석한 결과, 평균 연소득은 472만5천원에 불과하며 소득 2분위인 2천만원 미만이 전체의 83.2퍼센트에 달했다. 약정 체결자의 평균 부채는 1,140만원, 평균 연소득의 2.4배로 채무조정 없이는 정상적인 생활이 곤란한 계층이었다. 평균 연체 기간은 6년2개월이었다.
국민행복기금을 통한 감면으로 충분한 지원이 되지 않을 정도로 상환능력이 부족한 신청자들에게는 개인회생·파산 등 공적채무조정 제도를 안내한다.
성실 상환자에 대한 역차별도 없었다. 정부는 고금리 채무를 성실히 상환하는 경우 바꿔드림론을 통해 저금리로 전환해 금리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바꿔드림론 지원 기준을 지난해 4~9월까지 한시적으로 완화한 결과 3만5,003명이 총 3,787억원을 지원받았다.
글·최재필 기자 2014.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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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