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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와 조선기술이 결합한 스마트십은 미래 조선산업의 경쟁력입니다.”
4월 15일 울산광역시 동구 전하동 현대중공업 본사 3안벽. 독일의 함부르크수드사에서 수주한 1만5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의장 작업이 한창이었다. 의장은 장비나 장치 등을 설치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선박 주위에는 용접공들이 소조립부에서 옮겨진 블록을 용접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반적인 용접 시스템과는 사뭇 달랐다.
대조립1부의 서창훈(53) 기장은 연신 LCD(액정표시장치) 화면을 통해 실시간으로 용접 전압과 전류량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가 사용 중인 장비는 현대중공업이 2010년 11월 개발한 ‘디지털 용접 시스템’이다.
서 기장은 “예전에는 작업자가 사용하는 전압과 전류의 크기를 경험에 의존했기 때문에 작업자마다 용접 품질에 차이가 났다”며 “하지만 디지털 용접 시스템을 활용하면 용접 초보 작업자도 숙련자와 같이 용접을 할 수 있다. 그만큼 최고의 품질로 제품을 생산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시범 운용 중에 있다”며 “이 시스템을 통해 20퍼센트가량의 생산성 향상과 연간 작업시간 100만 시간 절감 등으로 1,000억원 이상의 유·무형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시각 건조 중인 선박 내부에 있는 5미터가량 높이의 엔진컨트롤룸에서 만난 방상택(33) 시운전부 기사는 선박통합제어장치 등 각종 시스템을 꼼꼼히 살피고 있었다.
방 기사는 “이 배는 엔진 움직임과 발전기 관련 정보, 냉각시스템 등 배 전체의 움직임을 선박 내부 곳곳은 물론 육상에서도 즉시 확인할 수 있는 최첨단 기능을 갖춘 스마트십”이라며 “각 시스템의 정상 작동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건조 중인 스마트십은 연료절감이 가능한 ‘버전 2.0’이다”고 덧붙였다.
국내 조선업계가 다시 한번 세계 조선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제조기술과 디지털기술을 결합한 ‘조선IT’가 국내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IT융합을 선박에 결합한 ‘스마트십(Smart Ship)’이다. 스마트십은 선박 엔진과 제어기, 각종 기관 등의 운항 정보를 위성을 통해 육상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선박 내 통합 시스템을 원격 진단 및 제어할 수 있는 차세대 선박이다.

육상에서 운항정보 실시간 모니터링·원격제어
현대중공업은 2008년 3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울산대와 공동으로 스마트십 개발에 착수, 3년 만인 2011년 세계 최초로 원격제어·관리가 가능한 스마트십을 선보였다.
스마트십 기술은 선박 기관감시제어장치와 항해정보기록장치, 추진제어장치 등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한 독자적인 선박통합통신망(SAN) 구축이 핵심이다. SAN은 지식경제부의
조선 분야 IT융합의 첫번째 R&D과제(IT 기반 선박용 토탈솔루션 개발)로 2008년부터 3년간 총 270억원의 예산을 들여 만들었다.
현대중공업 측은 SAN을 통해 수집·분석·가공한 정보는 선박의 경제적 운항관리는 물론 선박 내 기자재 재고관리 등 차세대 부가서비스로 발전 가능하다고 밝혔다. 특히 SAN은 단순 선박의 통합 감시시스템 수준을 넘어 선박 건조와 인도에서 폐선까지 선박의 라이프타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1척에 수백~수천억원에 달하는 선박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수명이 달라지기 때문에 경제적 운항관리가 가능한 스마트십이 선주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초의 스마트십은 덴마크 AP몰러사가 2008년 발주한 4,500TEU급 컨테이너선으로, 지난 2011년 3월 인도됐다. 현대중공업은 첫 스마트십을 인도한 이후 현재까지 총 120척의 스마트십 시스템을 수주했으며, 이 중 44척은 이미 전 세계 바다를 운항 중이다.
현대중공업의 스마트십 건조는 조선업계의 위기감에서 나온 혁신이었다. 조성우(51) 통합전산실 상무는 “세계 조선시장은 수년 전부터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었다. 중국 등은 싼 인건비를 바탕으로 우리의 턱밑까지 쫓아오는 상황이었다. 자동차의 자동주차기능 등과 같은 혁신이 필요했다. 중국이 쫓아올 수 없는 기술을 찾다가 IT로 무장된 선박을 개발하게 됐다. 중국이나 제3국 조선소에서 비슷한 기술을 개발하려면 5년 정도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지식경제부가 IT융합 시장 활성화와 주력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지원하는 ‘조선IT융합 혁신센터’ 사업의 총괄주관기관으로 선정돼 2014년까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조선IT융합 혁신센터는 ▶선박 에너지 절감 지원 솔루션 ▶선박안전 운항시스템 ▶선박 건조 응용기술 개발 등과 같은 차세대 선박 기술과 고부가가치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자동으로 최적운항상태 유지할 신기술도 곧 적용
특히 선박의 운항 정보를 모니터링·제어하던 기존 스마트십(Smart Ship 1.0)의 수준을 넘어 선박이 연비·배출가스 등을 고려해 자동으로 최적의 운항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스마트십(Smart Ship 2.0) 구현을 추진 중이다. 신기술은 시험 과정 및 평가를 거쳐 2014년 하반기부터 건조되는 선박에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조 상무는 “스마트십은 경제적 운항과 안전사고 예방, 경쟁력 확보에 따른 마켓리더십을 갖게 된다”며 “ICT가 조선·기계·자동차·항공 등 다양한 산업과 융합될 때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과 사진·이보람(세계일보 울산주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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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