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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형 창의인재’ 가르치고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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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도쿄에는 높이 634미터의 철탑이 세워졌대. 지진이 자주 나는 일본에서 이런 높은 건축물을 세운 이유는 무엇일까?”

“내진 설계를 잘해서요.”

6월 5일 서울 석계초등학교 6학년 4반 수업시간. 이혜원(50) 교사의 질문에 아이들은 다양한 답변을 자유롭게 발표했다. 건축물을 짓는 데 쓰이는 과학원리 중 ‘텐스그리티(미는 힘과 당기는 힘이 조화를 이루어 전체 구조가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원리)’라는 원리가 있어 건축물이 아무리 높아도 균형을 이룰 수 있다고 설명해주자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학생들은 교사의 설명을 들으며 텐스그리티 원리를 이용한 세계 건축물 사진들을 지켜봤다.

텐스그리티 원리를 접목한 건축물들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던 학생들은 교사 지도에 따라 연필과 고무줄을 이용해 조형물을 직접 만들었다.

이 교사는 “6학년 수학 교과 과정에 나오는 입체도형과 다면체의 규칙을 텐스그리티를 통해 배울 수 있게 수업을 구성했다”며 “아이들에겐 단순히 만들기 시간이 아닌, 이 세상을 이루는 과학·수학 원리를 자연스럽게 배우는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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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연필 여러 개를 겹쳐 형체를 만든 뒤 연필끝을 고무줄로 연결했다. 텐스그리티 구조는 안정적이면서도 형태를 변화시킬 수 있어 학생의 창의력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조형물이 나올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차민아(12)양은 “선생님이 텐스그리티 건축물 사진을 보여줄 때만 해도 건축물이 너무 위태위태해 보였는데 이제 왜 끄떡없는지 알 것 같다”며 “고무줄로 팽팽하게 각 연필들을 이어 이렇게 직접 조형물을 만들어보니 과학이 재밌어졌다”고 말했다.

석계초는 2010년부터 과학과 수학 과목에 건축, 미술을 접목하는 융합교육을 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하는 STEAM(융합인재교육) 연구시범학교로 뽑혔다.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예술(Arts), 수학(Mathematics)의 첫 글자를 딴 STEAM 교육은 관련이 있는 교과목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수업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론 중심의 수학, 과학교육에 기술, 공학, 예술을 접목하는 식이다. 창의성과 융합적 사고력을 갖춘 인재를 길러 세계 무대에서도 경쟁력 있는 인재를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교육부는 2011년부터 한국과학창의재단과 함께 ‘STEAM 교육정책’을 추진했다. 지난해에는 융합인재교육(STEAM) 리더스쿨 80개를 운영하고 성과발표회를 개최했다. 리더스쿨에 선정된 학교의 교사들은 STEAM 교육을 위해 수업안을 새로 짜고 개발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한다. STEAM 수업은 학생들에게 문제 상황을 제시하고 창의적인 설계를 해보게 한 뒤 감성적 체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단편적인 지식이 아닌 문제 상황에 대해서 해결책을 모색하고 심미적 감각까지 키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 교사는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다양한 텐스그리티 사진을 PPT로 준비했다. 예술가가 텐스그리티 구조를 이용해 만든 미술작품과 기하학적 모양의 건축물 사진이 나타나자 학생들의 눈이 동그래졌다. 이어 두 장의 비닐하우스 사진을 보여주며 텐스그리티 구조를 활용한 건축물이 자연재해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융합교육은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심층적인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지난해부터 STEAM교육을 받았던 석계초 학생들은 ‘트러스 구조(삼각형 그물 모양으로 짜서 하중을 지탱하는 구조)’ ‘지오데식돔(삼각형이 이루어져 돔을 이루는 방식)’ 등 어른들도 잘 모르는 다양한 구조물을 이해하고 있었다. 안윤선(12)양은 “학원에서 배우지 않아도 학교에서 이런 독특한 조형물을 만들어볼 수 있어 신기했다”며 “앞으로 건축물에 관심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융합교육의 장점은 학생들에게 ‘알고 싶다’는 의지를 불러일으키는 데 있다”며 “과학을 어려워하지 않고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학교 밖에서도 호기심을 가지고 탐구하는 학생들을 볼 때 수업 효과를 체감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앞으로 STEAM 교육과 같이 수학·과학·기술·공학·예술을 융합한 체험·탐구 교육을 폭넓게 확대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갖춘 융합형 인재를 기르기 위한 융합인재교육 콘텐츠를 개발할 계획이다.

사회 진출을 앞둔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방안도 다양하다. 우선 ‘스펙초월 채용 시스템’이 도입된다. 학력과 스펙만을 중시하던 기존 채용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다. 기업이 각종 시험 성적보다는 해당 직무에 적합한 개인별 능력을 측정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뜻이다.

고용노동부는 2014년까지 모든 직종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직무능력표준을 개발한다. 또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직무역량평가 모델’을 만든다.

글·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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