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수억원을 들여, 수년을 기다린 끝에 입주한 새 아파트에서 결로현상이 발생한다면? 그래서 집 안 곳곳에 곰팡이가 피고, 마루까지 썩는다면? 그런데 시공사가 책임을 회피하고, 그 원인을 입주자에게 돌린다면?
결로는 실내외 온도 차로 인해 벽이나 천장, 또는 창 등에 물방울이 맺히는 현상을 말한다. 하지만 결로는 결로 자체로 끝이 아니다. 벽에 곰팡이가 피고, 바닥이 일어나며, 가구나 의류훼손은 물론 가족들의 건강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그래서 결로는 아파트와 관련돼 가장 자주 발생하는 민원이다. 특히 발코니 확장이 허용된 2005년 이후 창호의 결로가 증가하며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돼 왔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소속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 제출된 공동주택 하자조정 신청 중 59%가 결로 관련 민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토부에 따르면 대형업체가 공급하는 아파트의 경우 입주 세대의 약 10%가 업체에 결로 발생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처럼 결로는 아파트와 관련한 최다 민원이었지만 결로방지를 위한 기준이 없어 시공업체와 입주민간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개선하고자 결로방지 최소한의 기준이 포함된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안을 마련했고, 지난 4월 30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5월 6일 공포됐다.

500세대 이상 단지에 결로방지 성능 확보 의무화
개선안에 따르면 500세대 이상 주택에 설치되는 창호와 벽체 접합부는 국토교통부 장관이 고시하는 결로방지 성능을 확보하도록 규정했다. 또 거실과 천장의 접합 부위, 최상층 천장 부위, 지하주차창·엘리베이터 홀의 벽체 부위 등 결로 발생 취약 부위에 대해 국토부 장관이 고시하는 기준에 적합한 결로방지 상세도 작성이 의무화됐다.
이와 관련해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원회) 사무국 유정 과장은 “내년부터는 사업계획 신청 시 결로방지를 위한 설계 기준과 시공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며 “기준대로만 시공된다면 결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선안의 기준은 내년 이후 신청하는 신축 아파트에 적용된다. 그렇다면 기존 아파트의 결로 문제는 어떻게 해야 되나?
기존 민원인 위해 올해 안에 하자판정 기준 마련키로 새 규정이 적용 안 되는 기존 아파트에 대해 조정위원회는 별도의 대책을 강구 중에 있다. 유 과장은 “올해 안에 기존 공동주택에 대한 별도의 하자판정 기준을 고시할 계획”이라며 “하자판정 기준에 따라 구제되는 경우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정위원회는 이와는 별도로 현재 하자조정 신청이 접수된 사례에 대해서도 시공사에 보다 적극적인 보수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전체 553세대 중 345세대가 하자조정을 신청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S아파트 경우에는 유정 과장 등 직원들이 두 달간 전 세대를 직접 방문해 문제를 확인했다.
지난 2월 28일 다시 S아파트를 찾은 유 과장 일행은 2년 가까이 결로현상으로 고생하는 김준영씨의 집을 방문해 김씨를 위로하는 한편, 시공사에 제시한 조정안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유 과장은 “새 아파트 규정에 버금가는 수준의 조정안을 제시했다”며 조정안에 대해 김씨의 이해를 구했다.
이어 “다른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이번 개선안도 기존 민원인의 희생으로 미래의 입주자가 혜택을 입는 셈”이라며 위로하자, 김씨 역시 “그런 점을 알고 있지만 답답하다. 거대 시공사를 상대로 문제를 해결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자 유 과장은 “인위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은 다 했다. 조정안을 보시면 알게 될 것”이라며 김씨에게 양해를 구한 뒤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을 약속하며 김씨 집을 나섰다.
한편 관련업계에서는 이번 결로방지 최소기준 신설로 우리 시공사들의 창호기술이 한층 진일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신창호기법에서 결로 민원이 자주 발생함에 따라 인근 아파트에서는 이중창을 쓰는 등 민원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
그 결과 주택의 품질이 향상되고 입주민들도 보다 쾌적한 환경 속에서 생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민원 해결은 해당 민원인 한 개인의 문제 해결 이상의 의미가 있다. 민원 해결의 과정에서 제도화되고 개선된 법규정을 통해 더 많은 국민들의 문제가 사전에 예방된다.
공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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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