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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일본 기업 제품과의 경쟁을 줄이는 것이다. 지난해 수출계약을 성사시켜 일본시장에 진출한 바이오닉스가 그런 기업이다.

바이오닉스는 소변분석기를 만드는 U-헬스케어 기업이다. 이 기업은 제품 차별화를 위해 일반 소변분석기의 기능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다. 소변을 통해 활성산소 수치를 측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활성산소는 우리 몸의 대사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물질로 암, 면역력 저하 등 주요 질병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일본에서는 몸에 유해한 활성산소에 대해 우려가 큰 상태였다.

활성산소를 측정해 준다는 바이오닉스의 새로운 소변분석기에 자연스레 관심이 쏠렸다.

바이오닉스는 활성산소에 관심이 많은 새로운 일본 고객층을 확보해 엔저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56억원 규모의 일본 시장수출계약을 성사시켰다. 지난해 4월 열린 도쿄한국상품전에서 일본 바이어들을 상대로 이틀 만에 이뤄낸 성과다.

이처럼 바이오닉스는 엔저로 떨어진 가격경쟁력 대신 상품경쟁력을 높여 일본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 환율로 인한 가격 약세를 극복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기술 개발에 매진한 것이다.

바이오닉스의 임정빈 상무는 “일반적인 소변분석기를 만들었다면 기존 일본 제품과의 경쟁 때문에 성과를 얻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활성산소’라는 아이템이 그냥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바이오닉스는 일본 시장 진출 전 현지 협력자 등을 통해 사전조사를 하는 등 준비를 철저히 했다. 일본 기업들의 소변분석기와 차별화할 수 있는 연구개발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임 상무는 “활성산소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일본 트렌드를 파악하고 개발한 것이 기존 제품과의 경쟁을 덜고 일본 시장의 가능성을 연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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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식’으로… 한국의 앞선 경험으로 신시장 개척

바이오닉스는 엔저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에 따라 더욱 더 참신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침으로 건강을 가늠할 수 있는 진단 시약이 차기 제품이다. 꾸준히 연구개발에 집중해 자체 기술력을 강화함으로써 원·엔 환율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성장하겠다는 것이 장기 전략이다. 임 상무는 “이후에도 발상의 전환을 통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제품을 꾸준히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3일본 기업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시장을 개척해 엔저를 이겨내는 기업도 있다. 영풍물산이 대표적이다. 한국 음식으로 일본시장에 승부수를 띄웠다. 영풍물산은 떡볶이, 부침개, 호떡 등 한국 식품의 맛을 연구하고 디자인 포장을 새롭게 해 브랜드 ‘맛다믄’을 출시했다. 이후 본격적인 일본 시장 개척에 나서 성과를 거뒀다. 한국 음식이 한류 열풍에 힘입어 일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일본 기업이 시도하기 쉽지 않은 영역이라 경쟁도 줄일 수 있었다.

지난해 10월 일본 오사카의 현지 기업과 총 540만 달러(57억 5,600만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성사시켰다. 결제 조건도 원화를 선입금하는 방식으로 정해 엔저의 부담을 덜었다.

한국의 앞선 경험을 내세워 일본 시장에 진출, 엔저를 이겨내는 기업도 있다. 전자정부 컨설팅 사업을 하는 이코퍼레이션닷제이피는 일본의 전자정부 시장에 진출했다.

이 시장은 일본 기업들에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블루오션이다. 한국이 가진 다양한 정보화 사례를 바탕으로 일본 지방정부들에 컨설팅 사업을 진행한다. 일본 오키나와현 우라소에시에 270억원 규모의 행정시스템을 수출하는 등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엔저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품질 등 비가격적 경쟁력을 높이거나 일본 내 틈새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코트라(KOTRA) 선진시장팀 신태철 차장은 “엔저로 일본 제품들이 가격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은 품질·성능·서비스·디자인 등 비가격적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중·장기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길게 보고 제품을 차별화하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신 차장은 또 “일본은 포화시장이기 때문에 틈새시장이나 신성장 분야를 찾아야만 한다”며 “태양광, IT, 한식산업 등이 포화시장 속에서도 경쟁이 덜한 틈새시장들”이라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임희정 연구위원은 “엔저로 인한 가격경쟁력 저하에 따른 열세는 연구개발 투자로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끊임없이 신기술을 개발하면 일본 제품과의 경합이 덜한 신시장을 창출해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글·남형도 기자 201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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