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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파티는 끝났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11월께 공공기관장들을 모아놓고 한 말이다. 정부는 공기업의 필수 자산을 제외하고 모두 매각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등 고강도 개혁을 예고하기도 했다.

개혁의 첫 단추는 지난해 12월에 끼워졌다.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이 그것이다. 정상화 대책이 나왔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현재 공공기관이 비정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줄곧 강조한 ‘비정상의 정상화’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 이유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95개 전체 공공기관의 부채 총액은 2012년 기준 493조원으로 2008년의 290조원에 비해 200조원 이상 급증했다. 국가 채무를 훨씬 웃도는 규모다. 산더미처럼 빚을 지고 있어도 돈 씀씀이는 중앙정부를 가볍게 앞지른다. 이들 기관의 연간 예산 총액은 2012년 455조원으로 같은 해 정부 예산(325조원)보다 130조원이 더 많았다.

이처럼 공기업 개혁 없이는 국정 운영의 효율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이 이번 공기업 개혁의 추진동력인 듯하다.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은 2017년까지 부채비율 200퍼센트 수준으로 감축, 방만경영 집중 관리, 부채 및 복리후생 등 관련지표 공개 확대, 임원보수 대폭 하향 조정 등이 주요 내용이다.

우선 정부는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작성 대상인 41개 공공기관에 대해 2013년 기준 220퍼센트가량인 부채비율을 2017년까지 200퍼센트가량으로 낮춰 관리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경영평가단과 조세재정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부채감축 평가지표와 평가 세부 매뉴얼을 확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해당 기관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방침이다.

또한 사회간접자본·에너지·금융 등 3개 분야에서 기재부 담당과장, 주무부처 담당과장, 회계사, 재무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부채 정상화 지원팀이 전문성을 뒷받침한다. 이를 통해 그동안 부채 규모가 크고 부채 증가율이 높았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한국전력·가스공사·도로공사·석유공사·광물자원공사·석탄공사·수자원공사(수공)·철도공사(코레일)·철도시설공단·예금보험공사(예보)·한국장학재단 등 12개 기관을 대상으로 부채감축 계획과 방만경영 정상화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이들 기관은 1월 말까지 부채감축 계획을 주무부처와 협의, 작성해 기재부에 제출해야 하며 이를 토대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가 적절한 정책 패키지를 마련해 적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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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회계 도입·정보공개로 국민감시 강화

방만경영에 제동을 걸 장치 마련도 제시됐다. 공무원 수준의 복리후생으로 바꾸고, 과도한 복리후생 사례를 유형화해 개선사항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이를 토대로 1인당 복리후생비가 높은 20개 기관(마사회·인천공항·조폐공사·지역난방공사 등)들은 방만경영 정상화 계획을 주무부처와 협의, 정상화 협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2014년 3분기에 실적평가를 시행해 이행점검에 나선다. 이 평가에서 실적이 부진한 기관의 기관장은 해임 건의 등 강력한 제재조치를 받게 된다.

이번 발표에서 눈여겨볼 만한 것은 공공기관 부채 관리를 위한 ‘구분회계 제도’의 도입이다. 구분회계는 주로 민간기업들이 사업 및 조직 내 경영성과와 재무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사업부 및 단위별로 재무정보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주로 내부 성과관리목적으로 활용된다. 공기업도 민간기업과 마찬가지로 부채가 많이 발생하고 방만경영이 이뤄지고 있는 부서 등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한전·가스공사·LH·코레일·수공·예보·중소기업진흥공단이 시범도입기관으로 선정됐으며,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 구분회계 정보를 공개할 계획이다.

무분별한 공사채 발행도 할 수 없게 됐다. 그동안은 LH·수공 등 5개 공기업만 주무부처의 사전 승인이 필요했지만 앞으로는 중점관리대상인 기관 12곳(한전·석유·가스·석탄·광물·한수원·발전 5사 및 예보기금) 모두 주무부처로부터 승인을 받아야만 공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

예비타당성 조사(이하 예타)도 법 개정을 통해 세부추진 절차, 면제 절차, 평가 기준 등을 규정하고 재정사업에 그동안 적용되어 왔던(2011년 도입된 ‘공공기관 예타 제도 및 공공기관 예타 내실화 방안’) 사례를 참고해 추가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또한 국민 감시체제를 더욱 견고히 하기 위해 공공기관 경영정보 통합공시 시스템 ‘알리오’(www.alio.go.kr)의 개편도 앞당긴다. ‘알리오’는 각 기관별 부채총액 정도만 검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개편이 마무리되는 4월 말이면 부채 순위별, 유형별, 주무부처별 자료 등 주요 항목에 대한 5년 이전 자료의 검색을 포함한 다양한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단체협약의 별도합의 사항 미등록,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부실공시 등을 집중 점검해 발견 시 제재를 강화한다. 특히 이면합의 등을 이달 말까지 자발적으로 신고하도록 하고 상반기 중 집중 감사를 통해 미이행 적발 시 기관장을 엄중 문책할 예정이다.

글·김상호 기자 2014.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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