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1

 

2평범한 초등학생이었던 저는 3학년 때 학급 홈페이지를 만들어 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 ‘프로그래밍’이란 걸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작성한 대로 컴퓨터가 돌아가고 그 과정을 보는 것이 무척 즐거웠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틈나는 대로 누구든 쉽고 편하게 쓸 수 있을 법한 프로그램들을 만들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2009년 당시 저는 서울시내 버스 도착 시간을 알려주는 ARS를 처음 이용했고, 이내 불편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심지어 안내 멘트가 나오는 도중에 버스가 갑자기 도착하기도 했습니다.

순전히 제가 편리하게 쓰고 싶어서 서울시내 버스 정보를 알려주는 ‘서울버스’ 앱을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각 지역 버스정보사이트와 앱을 연결해 시민들이 사용하기 좋은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2009년 12월 초, 서울버스 앱이 마침내 출시됐습니다. 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그러다 문제가 한 번 생겼습니다. 평소 사람들이 잘 이용치 않던 버스정보 사이트에 접속이 몰리는 바람에 한 지역에서의 사용이 차단된 것입니다. 즉시 사용자들의 민원이 쏟아졌고, 차단 상태가 다행히 오래가진 않았지만 공공정보 개방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계기였습니다.

서울버스 앱 이전에는 버스를 타기 전 언제 오는지, 기다리는 버스가 어디에 있는지 찾으려는 시도조차 없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수도권 시민들의 생활방식에 영향을 준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서울버스 앱 덕분에 공공정보가 이렇게 개방될 수 있었다”고 말씀하시는 걸 들으면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지금 정부에서는 창조경제를 강조합니다. 공공정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안착하면 창조경제의 표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공정보가 갖는 가치가 무엇인지, 이를 통해 어떤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이해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특히 정부가 국민들이 사용할 앱을 직접 만들어서 제공하기 보다는 공공정보를 활용해 만들 수 있도록 재료와 도구를 개방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공공정보 활용 서비스들이 보다 많이 개발되고 서로 경쟁이 시작될 것입니다. 정부3.0의 추진에 있어 앞으로 누구나 공공정보를 쉽게 쓸 수 있게 하기 위한 고민도 필요하지만, 이미 쌓이고 커진 공공정보 활용 서비스에 대해서도 고민이 이뤄지길 바랍니다. 서울버스 앱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던 정보를 그저 활용한 것 뿐입니다.

 

글·유주완 서울버스모바일 대표 2013.09.09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