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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대회였기에 우리에게 더 의미가 컸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수립하며 금메달을 딴 이상화(25·서울시청). 완벽한 하모니로 세계 최강의 자리에 복귀한 조해리(28·고양시청), 박승희(22·화성시청), 김아랑(19·전주제일고), 심석희(17·세화여고), 공상정(18·유봉여고) 등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팬들에게 큰 기쁨을 준 피겨여왕 김연아(2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을 잠 못들게 한 자랑스러운 얼굴들이다. 하지만 소치 동계올림픽의 주인공은 이들만이 아니다. 태극기를 가슴에 새기고 올림픽에 출전한 71명 한 명 한명이 모두 소중하다. 4년 뒤 평창에서는 더 밝게 빛날 보물이 너무도 많다.

올림픽 보고 “컬링 배우겠다” 문의 쏟아져
신미성(36)·김지선(28)·이슬비(26)·김은지(25)·엄민지(23·이상 경기도청)로 구성된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세계랭킹 10위)도 반짝반짝 빛났다. 한국 컬링이 올림픽에 출전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한국은 3승6패로 10개국 가운데 8위에 그쳤다. 그러나 일본과의 첫 경기에서 승리하고, 세계랭킹 1위 스페인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다 패하는 등 가능성을 보여줬다. 평창에서는 충분히 메달에 도전할 수 있다.

체스, 당구, 볼링, 양궁을 뒤섞어 놓은 것 같은 컬링은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 컬링 관계자는 “올림픽을 보며 컬링을 배우겠다는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유치원 보조교사를 하다가 다시 컬링 선수로 돌아온 이슬비, 유난히 목소리가 컸던 스킵 김지선 등 선수 개인에 대한 관심도 높다. ‘걸스데이’라는 걸그룹에 빗대 ‘컬스데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봅슬레이 남자 2인승도 역대 최고 성적을 내면서 평창 올림픽에 대한 꿈을 키웠다. 원윤종·서영우(23·이상 경기연맹)는 18일 러시아 소치의 산키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봅슬레이 남자 2인승에서 네 차례 레이스 합계 3분49초27의 기록으로 18위에 올랐다. 한국 봅슬레이가 올림픽 무대를 처음 밟은 2010년 밴쿠버 대회 때 남자 4인승에서 거둔 성적 19위보다 한 계단 순위를 끌어올렸다. 한국은 썰매 불모지였다. 2010 밴쿠버올림픽 이전까지는 강광배(41)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FIBT) 부회장 등 ‘썰매 1세대’ 선수들이 아스팔트 위에서 썰매를 탔다. 대회 때는 썰매를 빌려 타기도 했다. 소치 대회에서는 썰매 전 종목에 참가할 만큼 선수층이 두터워졌다.

스켈레톤 윤성빈·모굴스키 최재우 ‘떠오르는 샛별’
스켈레톤에서는 입문 17개월 만에 올림픽에 나선 윤성빈(20)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윤성빈은 16일 스켈레톤 남자 1인승에서 1~4차 레이스 합계 3분49초57을 기록해 16위에 올랐다. 잠재력이 워낙 큰 만큼 2018 평창올림픽에선 메달권 진입을 기대할만하다. 모굴스키 대표 최재우(20)는 11일 프리스타일 스키에 출전해 상위 12명이 겨루는 결선 2라운드까지 진출했다. 한국 스키 역사상 결선에 진출한 건 최재우가 처음이다. 결선 2라운드에서 첫번째 에어(공중묘기) 동작인 백 더블 풀(뒤로 돌면서 720도 회전) 연기를 마치고 모굴 코스를 내려오다 코스를 이탈해 실격당했다. 어이없는 실격을 피했다면 메달 가능성도 있었다. 최재우는 “아쉽지만 후회는 없다. 지구력과 유연성을 끌어올려 평창에서 금메달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허풍이 아니다. 최재우는 지난해 3월 노르웨이 보스에서 열린 프리스타일 스키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스키 역사상 최고인 5위에 올랐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모태범(25)과 이승훈(26)은 500m와 10,000m에서 나란히 4위를 차지하며 평창올림픽에서의 활약을 기약했다.
응원 문화의 변화도 눈에 띈다. 은메달, 동메달을 땄을 때 아쉬워하기보다는 칭찬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여자 쇼트트랙 1,500m 결승에서 심석희는 결승선 두 바퀴를 남겨두고 역전을 허용해 은메달을 땄다. 경기 직후 심석희가 “기대에 못 미쳐 죄송하다”고 울먹이자 인터넷에는 “최선을 다했으면 그것만으로 훌륭하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지난 13일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전에서 1위로 달리다 영국 선수의 실수로 넘어지는 바람에 동메달을 딴 박승희에게도 같은 반응이 나왔다. 언론도 ‘아깝게 놓친 금’보다는 ‘16년 만의 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500m 메달’이라는 의미에 집중했다. 넘어지고 또 넘어져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린 박승희의 투혼에 금메달보다 더 큰 감동을 느꼈다는 팬들이 많았다. 경쟁에 집착하기보다는 경기 그 자체를 즐기는 모양새다.
‘승패보다는 참여하는 데 그 의미가 있다’는 게 올림픽 정신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공식적으로 메달 집계도 하지 않는다.
1447일, 평창동계 올림픽까지 남은 기간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2018년 2월 9일부터 25일까지 평창, 강릉, 정선 등지에서 열린다.
소치올림픽의 폐막과 함께 평창올림픽을 향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글·이해준 (일간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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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