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우리도 연금 받아?”
경기 안산에서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현수(35·가명) 씨 얘기다. 같은 직장에 다니는 동료들도 되묻기는 마찬가지다. 퇴직연금이라니 아직 와 닿지는 않는다. 비록 300인에 조금 못 미치는 규모 탓에 2017년부터 퇴직연금 가입이 적용되지만, 벌써부터 근로자들 사이에서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연금은 공무원·교사·직업군인 같은 이들에게만 적용되는 줄 알았다.
“벌써부터 술렁거려요. 노후 같은 건 생각도 안 해 봤는데 말이죠. 이렇게 되면 매달 내는 돈도 늘어나겠죠? 은행 적금 드는 것보다 이자도 많이 주나요? 나중에 연금을 받으면 좋겠지만, 다들 정말 제대로 받을 수 있을까 싶어요. 그 돈은 누가 어떻게 맡아주나요?”
“퇴직연금 적립금이 안전한가?”, “노후에 수익이 제대로 난 돈을 받을 수 있을까?” 모든 이들의 한결같은 고민이다.
“일을 한다면 노후 대비용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월 27일 앞으로 퇴직연금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퇴직연금 자산운용에도 큰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계획대로 퇴직연금 의무가입이 이뤄지면 시장은 두 배로 커진다. 고용노동부가 밝힌 2020년 말 퇴직연금 시장 규모만 170조원. 현재도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만 87조원(2014년 6월 말 기준)이 넘는다. 문제는 적립금 덩치만 컸지 수익이 은행 예금보다 못하다는 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전체 적립금 자산이 원리금보장형 상품에만 몰려 있다. ‘안전’과 ‘수익’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정부가 나섰다.
“이젠 원금 보장과 함께 수익성 비교도 필요”
기획재정부가 규제완화를 추진한다. 특히 퇴직연금제도는 확정기여형의 경우 주식형 펀드에 40퍼센트만 투자할 수 있었던 것을 70퍼센트로 올린다. 그동안 어려웠던 개별 주식 투자 규제도 푼다.
다만 위험도가 큰 일부 운용방법은 여전히 규제 대상이다.
이런 정부 방침에는 퇴직연금 수익률 향상을 위해 자산운용사가 위험자산을 운용할 여지를 넓혀주면서도, 연금이 ‘노후 안전판’으로서의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참뜻이 담겨 있다.
실제로 선진국인 영국·일본·호주 등에서는 주식 투자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 국가에서는 퇴직연금이 높은 수익을 거두는 것은 물론 안전하게 운용되고 있다.
이 같은 정부의 노력에 국내 퇴직연금 수익구조도 변화될 전망이다. 특히 확정기여형의 주식 보유 한도가 높아지면서 자산운용사들이 중위험·중수익 전략을 추구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가 적립금 손해 위험 우려에도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수익을 우선 고려했기 때문이다. 퇴직연금 수익률은 물가상승률 1.3퍼센트를 고려하면 사실상 은행 정기예금과 국채 수익률보다 못하다. 하지만 운용 실정상 여전히 안전 자산에만 돈이 몰리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퇴직연금 전체 적립금 규모는 87조원. 그 가운데 79조원이나 되는 돈이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투자되고 있다. 특히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가운데 확정급여형이 60조원이나 된다. 회사책임형인 확정급여형은 회사가 투자로 손실을 내더라도 직원이 퇴직할 때 미리 계산된 퇴직금을 줘야 한다. 굳이 수익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물론 개인책임형인 확정기여형 방식도 현재 투자 한도가 묶여 있어 수익 확보가 쉽지 않다.
앞으로 확정급여형·확정기여형 모두 주식형 펀드와 같은 위험자산에 70퍼센트까지 투자가 가능하다. 고용노동부도 투자자들이 개인의 투자 성향(보수적·종합적·공격적)에 맞춰 적절한 상품을 선택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근로자 스스로도 퇴직연금 운용 전략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원금 보장에만 매달렸던 퇴직연금 운용 전략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정부는 기금형 퇴직연금제도를 도입(2016년 7월)한다. 즉, ‘300인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한’ 대기업이 직원의 퇴직연금으로 직접 투자에 나선다는 의미다. 지금까지는 회사가 퇴직적립금을 금융회사에 맡겼다. 하지만 앞으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같은 대기업이 직접 할 수 있다. ‘삼성퇴직연금펀드’, ‘현대차퇴직연금펀드’가 시장에 등장할 날도 머지않았다. 시장에서는 기금형 제도 도입을 반긴다. 증시에 막대한 자금이 유입될 수 있어서다. ‘종잣돈’ 굴리기에 앞서 ‘종잣돈’ 만들기도 중요하다. 정부는 앞으로 세제혜택과 관련 제도 개편에도 힘쓸 계획이다. 근로자들이 퇴직급여를 일시금으로 받는 것보다 연금으로 받는 게 유리하도록 말이다. 기획재정부 정은보 차관보는 “이번 대책은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이 짧은 가입 기간과 낮은 소득대체율로 노후소득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해 퇴직연금 등 사적연금의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고 강조했다.
글·김영문 기자 2014.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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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