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정부에서 2016년부터 시행하는 ‘퇴직연금제도’, 전반적인 평가를 해 주십시오.
강창희(이하 강) “선진 연금사회로 발전해 가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우리가 복지 선진국이라고 하면 노후 자금을 몇억원씩 들고 있는 나라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습니다. 세상을 떠날 때까지의 최저생활비 정도를 공적·사적 연금으로 확보하고 있는 나라를 말합니다. 국제적인 연금 컨설팅기관의 평가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공적·사적 연금을 통한 노후준비 수준은 100점 만점에 45점으로 주요 18개국 중 16위였습니다.”
손성동(이하 손) “만시지탄이라 할 만큼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과감한 결단에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사실 저는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정책 입안 과정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퇴직연금 사업자 등 핵심 이해관계자가 배제되었다는 것은 종합대책의 성과를 평가절하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념할 사항이라 생각됩니다. 앞으로 입법화 과정에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국민연금의 노후소득 대체효과가 낮은 데서 퇴직연금제도가 나왔다고 합니다. 노후소득 보장으로 충분한 대안이 된다고 보시는지요?
강 “일본 내각부에서 주요국의 노후 주수입원을 조사한 결과 미국·일본·독일과 같은 선진국은 70~80퍼센트가 공적·사적 연금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그 비율이 13퍼센트밖에 안 되죠. 국민연금의 경우 부부합산 월평균 예상 수령액은 58만원입니다. 월 적정생활비 184만원의 3분의 1 수준이죠. 월 최저생활비 133만원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손 “퇴직연금은 여러 대안 중 가장 강력한 수단입니다. 월급을 쪼개 가입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비와는 관련이 없는 퇴직금을 재원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역시 문제는 소득대체율인데요, 요즘과 같은 초저금리 시대에 적립금을 계속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굴리면 대체율은 더욱 낮아질 가능성이 크지요. 최소한 20퍼센트의 소득대체율을 확보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운용전략이 필요합니다.”
퇴직연금제도 확대가 기업에는 부담을 주고 근로자들에게는 유리해지는 측면이 있다고 하던데요?
손 “당연한 말입니다. 퇴직연금제도가 확산되면 그만큼 사외에 예치해야 하는 퇴직급여의 금액은 늘어나거든요. 이는 기업의 몫이므로 당연히 기업의 부담은 증가합니다. 반면에 근로자는 퇴직금을 떼일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고, 다양한 방법으로 운용해 소득대체율을 올릴 수단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유리할 수밖에요.”
강 “퇴직연금 대부분이 외부 금융기관에 적립되기 때문에 근로자는 소속회사가 재정적인 어려움에 빠지더라도 퇴직금 지급불능 사태를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작년 말 현재 신고된 체불임금 1조2천억원 중 4,600억원이 퇴직금 체불임을 생각하면 퇴직연금이 얼마나 큰 안전장치인가를 알 수 있지요. 한편 기업은 사내에 적립된 근로자의 퇴직금을 회사 운영자금으로 전용할 수 있었는데, 외부에 적립하게 되면 전용이 불가능하게 되어 일시적으로는 자금 면에서 어려움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영세기업의 사정을 감안해 기업 규모별로 퇴직연금 도입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왜 개인 퇴직금에 대해 정부가 간섭하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데요.
강 “직장인 중 60퍼센트는 국민연금 외에 다른 대책이 없었거든요. 그런데도 부부합산 예상 수령액이 최저생활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해요. 방치하면 현재 46퍼센트에 달하는 노인빈곤율(OECD 평균 13퍼센트)이 더 높아져요. 노인빈곤층이 늘어나면 국가의 복지비용 지출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늘어나지요. 근로자들이 현역시절에 벌어들이는 수입을 소비자금화하지 않고 노후대비 자금으로 쌓을 수 있도록 정부가 앞장서서 필요한 정책을 도입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겁니다.”
손 “사실 이번 대책은 개인 퇴직금에 정부가 간섭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에요. 퇴직금의 수급권을 강화하고 노후자금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를 도입한 것이 핵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 이런 우려를 표출하는 것에는 오해와 함께 정부의 책임도 크다고 생각됩니다. 핵심 이해관계자를 배제한 상태에서 대책을 내놨기 때문입니다.”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 등에도 불구하고 만약 기업들이 퇴직연금을 도입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요?
강 “현재는 당근과 채찍 정책을 동시에 쓰고 있습니다. 30인 이하 영세사업장의 경우에는 내년 7월에 도입되는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을 통해 가입하게 되면 퇴직연금 적립금 중 10퍼센트를 3년 동안 정부가 부담해 주기로 했습니다. 한편 기한 내 퇴직연금을 도입하지 않는 사업장에는 과태료 등 벌칙을 부과할 방침입니다.”
손 “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이번 대책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바로 이 부분이 중요한데, 정부에서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하는 것이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과태료를 내지 않으면 그만이거든요. 현실적인 부분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특히 퇴직금에서 퇴직연금으로 이행하는 플랜을 세밀하게 짜야합니다. 호주처럼 국세청을 동원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요.”
퇴직연금이 증시 부양을 위한 ‘불쏘시개’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강 “증시 부양의 불쏘시개라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지금과 같이 규모가 커져 있고 국제화되어 있는 증권시장에서 인위적 부양은 불가능합니다. 설령 부양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국민들의 소중한 노후대비 자금을 훼손하면서까지 누구를 위해 증시 부양을 한다는 말입니까?”
손 “저도 이것을 선정적 비판의 대표적 사례라고 보는데요. 원하지 않는 사람은 들어오지 않으면 되기 때문입니다. 퇴직연금의 운용방법은 가입자가 직접 선택합니다. 지금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원리금이 보장되는 상품으로 퇴직연금 적립금을 굴리고 있지 않습니까? 오히려 40퍼센트라는 규제의 벽에 막혀 더 적극적으로 운용을 못하고 있기도 하죠. 규제완화는 이런 사람들을 위한 조치입니다. 위험자산에 투자하지 않으면서 이런 비판을 한다면, 이는 무책임한 태도고요.”
퇴직연금을 원리금보장 상품에 넣어야 할지, 리스크가 따르더라도 고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형 상품에 넣어야 할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손 “어느 한쪽만을 생각해서는 안 되고 둘 다 이용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위험을 줄이면서 기대수익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어느 비율로 두 상품을 활용하면 좋을까입니다. 본인의 나이와 다니고 있는 기업의 특성, 목표로 해야 하는 퇴직연금 소득대체율 수준, 평소의 위험자산에 대한 성향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강 “좀 더 쉽게 접근하자면 사실 자신의 형편을 고려해 정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예를 들어 극도로 보수적인 성향이어서 원금 훼손은 절대 용납할 수 없고, 투자에 관한 공부도 귀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원리금보장 상품에 넣어야 하지요. 반면 어느 정도 리스크를 안을 각오가 되어 있고, 적극적으로 투자에 관한 공부를 할 생각을 가진 사람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투자형 상품에 넣어 적극적으로 운용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정리·박지현 기자 2014.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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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