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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지난 5월 29일 인천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던 전아무개(47)씨는 “태권도 선수인 아들이 심판의 편파 판정으로 경기에 졌다”며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국기원에서 열린 전국체전 서울시 대표 고등부 3차 선발전에서 심판의 부당 판정 때문에 50초 만에 7차례 경고패를 받았다는 주장이었다. 대한태권도협회는 6월 4일 “일부 공정성과 객관성이 결여됐다”며 해당 경기 주심을 제명했다.

경기단체 사유화, 심판 편파 판정 등 스포츠의 기본정신인 공정성을 해치는 사례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이 마련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0일 7일 ‘체육단체 비정상적 관행의 정상화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불공정 사례에 따른 개선 과제를 내놓았다. 그동안 지적돼 온 문제점이 앞으로도 유사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제도적인 해결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이는 지난 8월 26일부터 진행한 대한체육회, 대한장애인체육회, 국민생활체육회 등 체육 관련 단체에 대한 종합감사를 기초로 했다. 감사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가족·친지로 이사회를 구성하거나 임원이 장기 재직하며 생기는 ‘조직 사유화’ ▶단체 운영 시 부적절한 예산 집행, 임원 자녀 특별 채용 등 ‘도덕적 해이’ ▶경기 운영 시 심판의 ‘공정성 부족’ 등 크게 세 가지다.

정부는 각각의 불공정 사례에 대한 개선 과제를 정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힘쓰기로 했다. 개선 과제는 경기단체 지배구조 개선, 경기단체 책임성 확보, 경기운영 공정성 확보, 관리 감독 강화 등 총 네 가지다.

먼저 경기단체 사유화를 방지하기 위해 임원의 임기와 자격을 제한한다. 기존에는 임원의 임기 제한이 없던 것을 1회에 한해 중임을 허용하는 것으로 바꿨다. 단, 국제 스포츠기구 진출 필요성이 크거나 종목 육성 기여도가 높은 경우에 한해서는 체육회 심의하에 예외를 적용키로 했다. 제한이 없던 친인척 임원임명도 회장의 8촌 이내 친인척은 임원을 못하게 하는 것으로 개선했다. 동일 경기단체 내에선 임원을 겸직하는 것도 허용치 않기로 했다.

파벌주의 방지를 위해 고심한 흔적도 보였다. 특정 학교 연고자가 전체 임원의 일정 비율을 넘지 않도록 규제했다. 또 국가대표 출신과 비경기인을 의무적으로 임원에 포함케 했다. 예컨대 동일 대학 출신자와 재직자는 재적 임원 수의 20퍼센트 이내, 선수위원회 추천 국가대표 출신자는 재적 임원 수의 20퍼센트 이상으로 규정하는 식이다.

아울러 경기단체장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규정의 이행강제 근거를 마련하는 등 선출방식을 관리하기로 했다. 예를들어 대한체육회는 파벌 간 협회장 이어받기 관행을 방지하기 위해 직선제 도입을 권고할 수 있게 된다.

경기단체 운영 시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한 지침도 마련됐다.

임원이 자의적으로 단체를 운영하는 것을 사전 방지하기 위해 경기단체 운영비 등 예산집행지침, 직원채용지침 등을 마련하고 실제 이행을 감독하기로 했다. 직원채용지침의 경우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개채용을 원칙으로 하며 경기단체장 등에 친인척 채용은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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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익 추구 임원 징계사유·근거도 새로 마련

감독 결과 사익을 추구하는 것이 드러난 경기단체 임원에 대해선 대한체육회가 징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유와 근거도 새롭게 마련됐다.

대한체육회 내에는 ‘평가위원회’가 구성된다. 매년 평가 결과에 따라 우수단체와 부진단체를 지정한다. 부진단체로 1회 지정될 경우 지원금 삭감, 2회 지정 시 단체지위 강등, 3회 지정 시 관리단체로 지정한다. 특히 3회 지정된 관리단체의 임원은 해임되고 모든 체육 관련 단체 임원으로의 진출이 금지된다. 개인 비리로 해임되거나 파면된 임직원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우수단체로 지정될 시에는 지원금을 늘리고 단체 지위를 상승시키는 등 인센티브를 부여키로 했다.

지속적으로 논란이 됐던 심판 판정에 대해서도 개선책을 마련하고 경기 공정성을 제고하는 데 힘쓴다. 중앙경기단체의 심판위원회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이를 명문화하고, 심판위원회 구성과 운영 기준을 마련했다. 세부 기준을 살펴보면 ▶동일 대학 출신자 및 재직자는 위원 수 20퍼센트 이내 ▶경기인 출신 위원 수 50퍼센트 이상 ▶협회장과 친족관계인 자의 배제 등이다.

이와 함께 심판등록제와 심판평가제도 도입했다. 심판등록제를 통해 종목·지역·등급별로 심판 인력 풀을 관리한다. 심판평가제 도입 후에는 동료 심판과 감독, 선수를 상호 평가한 후 심판위원회 평가를 받는 ‘다면 평가’를 통해 심판 고과가 관리되고, 심판 승급이나 배정 시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시·도경기단체를 감독할 수 있는 중앙경기단체의 권한도 강화됐다. 시·도경기단체가 경기·심판 등 사항에 대한 규약을 제·개정할 때 시·도체육회의 단독 승인만 받게 하던 것에서 중앙경기단체의 승인도 받도록 했다. 또한 중앙경기단체에 시·도경기단체 감사권도 함께 부여해 관리감독을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

글·남형도 기자 2013.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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