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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엔진 소리와 함께 슬쩍 동체가 뜨더니 금세 높은 하늘로 떠오른다. 다시 고도를 낮추더니 좌우로 유연하게 몸을 움직인다. 화려하진 않지만 특유의 단단함이 믿음직스럽다.

우리 기술로 개발한 국산 첫 기동 헬기 ‘수리온(KUH-1)’이 개발을 완료하고 실전에 배치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11번째 독자 헬기 모델 보유국이 됐다. 우리 군은 상륙기동 헬기 수리온과 공격 헬기 아파치를 동시에 운용하게 됐다. 두 헬기는 유사시 병력과 장비를 신속하게 수송하고, 적군의 탱크를 제압하는 역할을 각각 수행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5월 22일 충남 논산 육군항공학교에서 열린 수리온 실전 배치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대통령이 군의 전력화기념식에 참석한 건 1987년 전두환 전 대통령이 K-1 전차 기념식에 참석한 이후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항공 조종사 재킷을 입고 헬기에 직접 탑승해 수리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박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과학기술에 의해 승패가 갈리는 현대전에선 첨단 방위산업을 갖춘 국가만이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다”며 “수리온의 전력화는 우리 국방과학기술의 우수성을 대내외에 입증한 쾌거이며 앞으로 우리 군의 항공전력 강화와 방위산업 수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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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수리온은 6년간 8조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만들었다. 독수리의 용맹함을 뜻하는 ‘수리’와 완벽함을 상징하는 숫자 100의 우리말 ‘온’을 합쳐 이름을 붙였다. 몸체 길이는 19미터, 높이는 4.5미터고 최대 인양능력은 2.7톤이다. 150미터를 수직 상승하는 데 1분이면 충분하고, 백두산 높이인 2,700미터 상공에서도 제자리비행이 가능해 산악 지역 어디든 병력을 투입할 수 있다. 대당 가격은 185억원이다.

3차원 전자지도 등 기존 헬기의 2배가 넘는 항전 장비를 장착해 야간과 악천후에도 주간처럼 기동할 수 있다. 또 국내 기종 중 처음으로 자동 비행조종장치를 장착했다. 조종간에 손을 대지 않고도 이착륙과 비행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완전무장 인원 9명(분대급)을 태우고 최고시속 272킬로미터로 2시간 30분간 비행이 가능하며 작전 반경이 440킬로미터로 넓어 한반도 전역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박병찬 수리온 교육대장은 “조종사가 외부 전술 상황에 보다 집중해 작전의 성공도를 높일 수 있도록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군은 올해 20대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수리온 200여 대를 실전 배치해 노후 헬기를 모두 대체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수리온 개발과 생산을 통해 약 12조원의 산업파급 효과와 5만여 명의 일자리 창출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이제 우리 방위산업이 민간의 창의력과 결합해 창조경제의 꽃을 피우는 핵심 동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수리온은 상품가치가 크다. 군용 헬기지만 민간 헬기시장 수출을 염두에 두고 개발했기 때문이다. 하성용 KAI 사장은 “향후 25년간 수리온 300대 가량을 수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수입 대체효과도 크다. 그동안 수입에 의존했던 경찰청·소방청·산림청 등 관용 헬기도 수리온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된다. 기술력을 확보했기 때문에 민간 헬기와 상륙기동 헬기·의무수송헬기 등 다양한 후속 헬기 개발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글·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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