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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형 창업’이 경제성장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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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싱크대 하수구가 굳어진 식용유 때문에 막힌 것을 발견한 주부 이가연 씨는 생각했다. ‘환경오염을 줄이고 하수구도 막히지 않게 폐식용유를 처리하는 방법이 없을까.’ 그는 2004년 우신NIT란 회사를 만들어 ‘식용유 정제기’를 발명, 튀김요리 전문점에 판매하고 해외수출도 하고 있다.

물기는 뚝뚝, 냄새도 심한 음식물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던 이희자 씨도 2003년 주부창업을 해 음식물쓰레기의 부피를 줄이고 냄새를 없애는 아이디어 상품을 만들어내는 루펜BIF를 운영하고 있다. 경험 없는 전업주부로서 수많은 어려움을 겪고 난 뒤 힘들게 이뤄낸 성공이었다.

누구나 참신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는 있지만 이들처럼 경험도 없는 상태에서 아이디어 제품화에 도전하고, 그 제품이 시장에서 호평받고 성공을 거두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혁신형 창업 활성화의 비결, 플랫폼’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선진국일수록 지식과 기술을 활용한 고부가가치형 ‘혁신적 창업’이 증가해 경제성장을 이끈다”며 우리나라의 산업 전반에 혁신을 가져올 창업활성화 촉매제로 ‘창업 플랫폼’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 “한국의 경우 창업가가 창업에 필요한 모든 분야를 직접 관리, 창업 시 과도한 비용이 발생해 핵심역량에 집중 투자하기 어려워 생계형 창업에 비해 혁신형 창업이 부족한 현실”이라며,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 ‘창업 플랫폼’을 예로 들었다.

미국의 창업가 벤 카우프만이 만든 ‘쿼키(quirky)’는 대중에게 아이디어를 구하고, 전문가들이 평가하게 한 뒤 제품을 만드는 ‘소셜 제품개발 플랫폼’이다. 그동안 기존 멀티탭의 단점을 보완한 관절 달린 멀티탭 ‘피봇 파워’, 목깃이 늘어나지 않는 접이식 옷걸이 ‘솔로’ 등 히트제품들을 개발했다. 쿼키의 2013년 예상 매출은 2천만 달러에 달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테크숍(TechShop)’은 한 달에 125달러(약 14만원)가량의 비용으로 3D 프린터 등 첨단 제조설비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시제품 제작실이다. 테크숍을 통해 개발된 온도변화 감지 미숙아용 담요의 라이선스는 GE에 팔리기도 했다.

전 세계 200개국, 30만명의 과학기술자가 등록돼 있는 ‘이노센티브(InnoCentive)’는 기업의 난제를 해결해 주는 플랫폼이다. 석유회사인 엑슨모빌이 17년간 고민했던 유조선 발데즈호 좌초 관련 환경오염 문제도 이노센티브를 통해 3개월 만에 해결됐다.

‘킥스타터(Kickstarter)’는 영화, 음악, 공연예술, 만화, 비디오게임 등 다양한 분야의 창업가에게 일반인의 자금을 연결시켜 주는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이다. ‘Y콤비네이터(Y combinator)’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유망 팀을 선별해 다양한 교육·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 역량을 길러주는 창업 플랫폼이다.

‘스타트업 칠레’는 세계의 벤처기업에 문호를 열어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 회사를 6개월간 운영할 수 있도록 4만 달러와 비자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칠레 젊은이들 사이에 창업 열풍을 몰고 와 2010년 이후 지난 5월까지 총 584개의 창업기업이 배출됐다.

부럽다고 할지 모르지만 우리나라에도 아이디어 구현을 지원하는 온·오프라인 창업 플랫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경기도 수원 경기지방중소기업청에 첨단장비를 갖춘 시제품 제작터가 문을 열어 창업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도 지난 1월 약 2천평방미터 규모의 시제품 제작소 ‘다빈치 랩’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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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상상실’ 등 첨단장비 갖춘 시제품 제작터도 늘어

미래창조과학부가 만든 국민 공작소 ‘무한상상실’이 8월과 9월 사이 국립과천과학관을 비롯해 서울, 대전, 광주, 목포 등 5개 지역 6곳에 순차적으로 문을 열었다. 국민의 아이디어 능력을 신장시키는 물리적 공간인 무한상상실은 3D 프린터, 레이터커팅기 등 첨단설비를 갖춘 실험공방형은 물론 아이디어 클럽형, 스토리텔링형, R&D 연계형 등 모두 4개 형태로 다양하게 운영 중이다. 내년에는 더 많은 곳에 설치하고 20여 종으로 운영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지난 9월 30일에는 국민, 기업 등 다양한 경제주체가 참여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온라인 아이디어 구현 플랫폼인 ‘창조경제타운’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이디어 발전소’, ‘아이디어 사업 지원 정보’, ‘창조경제란’, ‘창조경제 사례’로 구성된 창조경제타운에는 개설 5일 만에 1천여 건의 국민 아이디어가 접수될 만큼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창조경제타운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지만 전문가의 조언이나 투자자를 만날 기회가 막혀 있는 사람, 창업하고 싶지만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사람도 참신한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바야흐로 국민 누구나 반짝이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사업화에 도전할 수 있는 시대, 국민 창조경제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글·박경아 기자 2013.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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