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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아이디어, 기업이 상품화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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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평소 작은 아이디어를 메모하는 습관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요.”

호서대 산업디자인학과 4학년 김수환(26) 씨는 ‘2013 D2B 디자인페어’ 대상 수상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김 씨는 같은 학과의 최현철(27·4학년) 씨와 함께 지난 11월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1층 전시관에서 열린 ‘2013 D2B 디자인페어’ 시상식에서 ‘물 빠짐 욕실화’로 대상을 수상했다. ‘물 빠짐 욕실화’는 물기를 제거하기 위해 욕실화를 세워놓아야 하는 불편함을 디자인으로 해결한 제품이다.

기업의 현직 디자이너와 디자인학과 대학 교수 등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은 ‘물 빠짐 욕실화’에 대해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없앴다는 점에서 매우 실용적 아이디어”라는 심사평을 했다.

금상은 ‘코스틱 스푼 포크세트’를 출품한 양재욱·명종수(일반) 씨, ‘LG전자 공기청정기’를 출품한 이경선·박용민(계원예술대) 씨 등 4팀에 돌아갔고, 이밖에 은상 18팀과 특별상 1팀이 선정됐다. 올해 5월 마감된 이번 공모전에는 만18세 이상 개인과 팀별로 출품한 제품디자인 3천여 점이 접수됐다.

D2B 디자인페어는 ‘디자인에서 사업화까지(Design to Business)’를 기치로 우수 디자인을 기업에 제공하고 수상자에게는 디자인 권리를 보장해 로열티가 돌아가도록 하는 새로운 형태의 공모전이다. 심사·시상·라이선스·상품화까지 기업관계자가 참가하고 멘토링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허청, 한국무역협회 등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산업디자이너협회에서 주관한다.

또 다른 대상 수상자 최현철 씨는 “제품 개발의 숨은 공로자는 김수환 씨의 할머니”라며 “지난해 초 허리가 불편한 수환 씨 할머니가 욕실화 세우느라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다 해결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고 전했다.

D2B 디자인 페어에서는 모두 세 차례의 심사를 거친다. 1차 심사는 디자인 도안 심사다. 이들이 참가를 위해 처음에 생각해낸 것은 ‘오뚝이 욕실화’였다. 욕실화 뒤축에 무게추를 달고 바닥을 둥글게 만들어 벗어놓으면 오뚝이처럼 저절로 비스듬히 일어서게 하는 구조다.

김 씨와 최 씨는 1차 심사 때 오뚝이 욕실화를 비롯해 수프 봉지가 뚜껑에 붙은 컵라면 용기, 실마리를 찾기 쉬운 실타래 등 10여 점의 스케치 도안을 제출해 통과했다.

2차 심사부터는 디자인 도안은 물론 전자출원 프로그램을 이용해 실제로 디자인 출원까지 해야 한다. 실무적인 지식이 필요해지는 시점이다. 이를 위해 주최 측에서는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 ‘써머스쿨’을 3박4일(7월 중)로 운영했다. 지식재산권에 대한 전문가 특강, 조별 프로젝트 수행, 전자출원 프로그램을 이용한 디자인 출원까지 알찬 내용이 많다. 바빠서 참가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따로 당일 일정의 특강도 마련했다.

3멘토 기업 ‘고스디자인’, 이달 중 국내 시장에 제품 선보여

2차 심사를 통과하면 출품작의 상품화에 관심을 가진 기업들이 직접 멘토로 나서서 함께 3차 심사를 준비한다.

김 씨와 최 씨에게는 산업디자인 전문업체 ‘고스디자인’이 멘토가 됐다. 양측은 10월 중순부터 일주일에 한두 차례 만남을 갖고 제품 검토 및 디자인 수정, 시장조사를 함께 했다. 고스디자인은 중국의 생산공장에서 시제품을 만들어 오는 열의를 보였다.

디자이너 지망생인 두 사람에게는 고스디자인과의 협업이 현업 디자이너의 업무를 바로 옆에서 지켜보고 참여까지 할 수 있는 만나기 힘든 기회였다.

김 씨는 “처음에는 현업 디자이너들의 날카로운 지적에 주눅이 들기도 했지만, 현장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최 씨는 “일방적인 과정이 아니라 편하게 의견을 주고받는 자유로운 과정이었다. 기업 입장뿐 아니라 디자이너 선배로서 주시는 아낌없는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물 빠짐 욕실화’는 상품성 강화와 용이한 대량생산을 위해 디자인 변경을 거쳐 마무리 작업 중에 있다. 이르면 이달 중으로 대형 마트를 통해 국내 시장에 선보인다. 고스디자인이 확보하고 있는 해외 유통망을 통해 중국 시장에도 판매될 예정이다.

판매 수익의 일부는 ‘디자인 기술이전 계약’에 따라 김 씨와 최씨에게 지급된다. 김 씨와 최 씨는 “로열티도 반갑지만, 우리가 디자인한 제품이 실제로 나온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 설렌다”고 말했다.

D2B 디자인 페어는 무엇보다 아이디어를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까지 한다는 점에서 여느 공모전과 차별화된다. 올해에는 LG전자와 행남자기 등 23개 기업이 참여했다. 지난해의 총 2,300개 출품작 중 현재 7건이 라이선스 체결 및 양산 또는 진행 중에 있다.

2011년 대상작 ‘스마트폰 파우치’의 경우 8만개가 판매돼 1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1,500만원의 로열티가 디자이너에게 지급됐다. 2012년 대상작인 ‘꽃송이 식기세트’도 모임이 많은 연말연시를 맞아 이달 중 재출시된다.

글·남창희 객원기자 2013.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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