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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금연은 기본 거리 흡연 금지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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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람들은 길거리에서 담배를 안 피우네요.”

“원래는 지하철역 안에서도 피웠죠. 3~4년 새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올해 3월 일본 도쿄 출장길에 들른 라면가게에서 주인과 나눈 대화다. 요즘 일본을 찾으면 흥미로운 구경거리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길거리 한쪽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다. 일본인은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편의점 옆이나 담배 자판기 앞에 마련된 흡연 구역에서만 피운다. 걸어다니며 담배를 꺼내 무는 경우는 더더욱 없다. 자연히 길거리에 담배꽁초가 없다.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은 흡연자의 천국이라 불렸다. 길거리는 물론 웬만한 식당과 호텔 로비에서 흡연이 가능했다. 라면가게 주인의 말대로 지하철역 안에서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이런 일본이 변신을 시작한 건 2001년 보행 중인 한 남성이 튕겨낸 담뱃불에 뒤따라오던 아이가 실명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부터다. 이 사건은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고, 흡연에 대해 인식을 달리하는 계기가 됐다. 2001년 최초로 시부야구가 보행 중 흡연을 금지하는 조례를 제정했고, 다른 지방자치단체도 동참했다. 시민들은 적극 따랐다. 일주일간의 출장 기간 중 신주쿠 등 번화가의 밤거리를 제외하고 이를 어기는 시민들을 보지 못했다.

일본뿐만 아니다. 전 세계는 지금 담배와의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호주 태즈메이니아주 정부는 2018년부터 만 18세가 되는 이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담배를 구입할 수 없도록 하는 금연법을 지난해 8월 통과시켰다. 특정 세대를 아예 ‘금연세대’로 만들겠다는 얘기다. 법안이 시행되면 2000년 이후 출생자들은 성인이 되어도 합법적으로 담배를 피울 수 없다. 18세 이상의 흡연을 아예 금지한 법안은 이번이 세계 최초로 성인의 흡연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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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북아일랜드·그리스 등도 금연 규제 강화

호주의 성인 흡연율은 2010년 기준 약 15퍼센트로 다른 나라에 비해 높지 않다. 하지만 호주 정부는 2018년까지 흡연율을 10퍼센트로 낮춘다는 목표를 세우고 강력한 금연 정책을 쓰고 있다.

핀란드와 싱가포르 역시 이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부 공무원이 근무 중 흡연을 할 수 없도록 한 규정 또한 호주의 독특한 금연 정책이다.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만큼 솔선수범하라는 취지다. 보건부 공무원들은 흡연을 위해 자리를 비울 수 없다. 근무시간 전과 후, 점심시간에만 담배를 피울 수 있다.

그것도 건물에서 15미터 밖으로 벗어나서 피워야 한다.

2000년대 들어 실내 흡연을 금지하는 나라가 늘면서 실내 금연은 이제 대부분 선진국에서 자리를 잡은 분위기다.

미국 연방정부는 2009년 모든 정부 건물을 완전 금연 구역으로 지정했다. 건물 안은 물론이고 건물 입구에서도 담배를 피울 수 없다. 19개 주는 민간 건물까지 금연 구역으로 선포했다. 버지니아주도 금연 정책에 동참했다. 2009년 모든 식당과 바(bar)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도록 한 흡연규제법이 통과됐는데, 담배 재배지로 널리 알려진 버지니아주는 수십 년 동안 금연 관련 정책조차 제대로 낼 수 없는 지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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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일랜드는 2007년 실내금연법을 제정했다. 북아일랜드정부는 법안이 시행된 뒤 술집 안 공기 중 니코틴은 92퍼센트 감소하고, 미세 먼지 역시 94퍼센트 감소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폴란드와 터키 등도 2009년부터 카페, 음식점 등 모든 실내 흡연을 금지하고 있다. 터키는 이를 위반할 경우 흡연자는 69리라(약 5만원), 가게 주인은 560리라(약 4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그리스 역시 폐쇄된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방조할 경우 업주에게 1만 유로(약 145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강력한 실내 금연정책을 시행 중이다. 대만은 2009년부터 실내·외를 막론하고 3명 이상이 모인 공공장소에서는 담배를 피울 수 없다.

차량 흡연에 대한 규제도 강화하는 추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09년부터 미성년자가 탑승한 경우 운전 중이건 정지태건 흡연을 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시행하고 있다. 영국은 2009년부터 자녀 앞에서 흡연을 금지하는 법안을 시행 중이다.

대만 역시 2010년부터 길을 걷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가면서 흡연할 수 없도록 관련 법을 개정했다.

금연 캠퍼스를 만들자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미국 UCLA는 올해 4월부터 캠퍼스 전체를 금연 구역으로 지정했다.

모든 건물과 실외 시설에서 일반 담배는 물론 전자 담배도 피울 수 없도록 했다. 미국 전역에 이와 같은 금연 캠퍼스는 1천여 곳이 넘는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교 역시 2010년부터 빌딩과 교정 전체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도록 만들었다.

캐나다와 노르웨이 등은 담배의 진열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팔긴 하되 커튼으로 가려두거나 진열대 밑에 비치해 보이지 않게 해야 한다. 쿠폰이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금지한다. 미국 뉴욕주 역시 지난 3월 담배의 진열 판매를 금지하는 조례를 제출했다. 통과되면 미국 내 첫 시행이다.

글·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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