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과학기술 ‘손톱 밑 가시’ 뿌리 뽑는다

1

 

3#의대 교수인 A씨는 암이 발생할 확률을 계산해 알려주는 스마트폰 앱을 개발했다. 보건당국은 A씨가 개발한 프로그램을 환자를 진단·치료하는 의료기기로 분류해 앱을 배포할 수 없도록 막았다. 현행법상 의료용 앱을 분류할 수 있는 기준이 없어 개발해도 배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동차회사인 H사는 올해 3월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차에 수소를 충전할 충전소가 부족해 양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국내에 있는 수소충전소는 모두 13개이다. 현행법상 수소충전소의 수소저장용기에는 금속 재료만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속 재료로 된 수소저장용기는 구하기 쉽지 않아 수소충전소 구축을 늘리기는 힘든 상황이다.

 

앞으로는 이처럼 새로운 기술의 제품화와 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규제가 사라질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2월 17일 산업통상자원부·식품의약품안전처 등 6개 부처와 함께 ‘과학기술규제 개선 방안’을 마련해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비효율적인 과학기술규제를 개선해 창조경제의 실현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이에 앞서 미래부 등은 70개 기관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전문가 회의, 기존 문헌 분석 등을 통해 규제 개선 과제를 찾았다. 그중 타당성, 파급효과, 시급성 등을 감안해 4대 분야에서 총 18건의 개선 과제를 선정했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연구개발 4건, 사업화 5건, 창업 3건, 인프라 6건 등이다.

위의 두 사례는 사업화와 새로운 시장 창출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경우다. 이에 대한 규제 개선도 이뤄지게 됐다. 모바일 의료용 앱은 판매업 신고를 면제해 진입 장벽을 낮춘다. 질병 진단 등 모바일 의료용 앱 개발을 활성화하고 신시장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판매업에 대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규제를 완화하는 대신 의료용 앱의 잠재적 위해요소를 막기 위한 안전관리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의료용 앱의 최소요건, 품질관리 및 사후관리 등의 방안이 포함된다.

의료용 앱뿐 아니라 IT 기술 기반의 스마트 헬스케어 제품에 대한 규제도 완화한다. 스마트 헬스케어는 다양한 기술과 의료기술을 융합해 질병 예방, 진단, 치료, 사후 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품이다. 현행법에서는 의료기기 허가 절차가 지나치게 엄격해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이 활성화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다.

수소충전소의 수소저장용기에 대한 기준도 정비한다. 현재 금속 재료만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수소저장용기 재료에 복합재료 등을 추가할 계획이다. 복합 재료가 허용되면 수소저장용기를 구하기 쉬워져 수소충전소 구축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수소충전소가 많아지면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시장이 커질수 있는 환경 중 하나가 마련되는 것이다.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과학적·기술적 데이터에 기반해 수소저장용기재료의 사양, 최소 안전율 등 검사 기준을 만들기로 했다.

2

연구비 집행 간소화·이중점검 해소… 사후관리도 철저

창조적인 연구개발 환경을 만들기 위한 개선과제도 눈에 띈다.

대표적인 것이 연구비 집행의 간소화다. 연구비를 사용하는 데 지나치게 경직적인 제한이 있어 연구현장에서 불편을 느낀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를 바꾸기 위해 10만원 이하의 소액집행회의비에 대해선 영수증만으로 집행할 수 있게 바꿔 행정부담을 줄였다.

컴퓨터, 프린터 등 장비 구입도 기존에는 연구비로 구매가 불가능했지만, 연구기관장 승인 후 구매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과학기술 혁신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한 규제 완화도 과제에 포함됐다. 과학기술분야 기업부설연구소 연구전담요원의 전공제한이 완화됐다. 연구전담요원은 그동안 이공계 전공자만 될 수 있었다. 규제 때문에 과학기술과 인문·사회·디자인 등 접목을 막아 고부가가치를 지닌 융합제품을 기획하는 데 장애요인이 되곤 했었다.

이에 따라 비이공계 전공자도 연구전담요원이 될 수 있도록 개선했다. 관계 기관과 산업계 건의사항 등을 토대로 완화시킬 전공 분야를 선정할 계획이다.

안전관리 중인 연구실의 이중점검 문제도 개선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고용부로부터 지도·감독을 받고 있음에도 연구실 안전법에 따라 현장 점검을 다시 받는 이중규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함이다. 두가지 법 중 하나의 법률만 적용토록 조정돼 행정부담이 줄게 됐다.

내년부터는 18개 과제에 대해 부처별·과제별로 이행상황을 점검하는 등 실제 규제개선으로 이어지도록 지속적인 사후관리도 함께 이뤄질 전망이다.

글·남형도 기자 2013.12.23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