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중앙대 동물자원과학과에 재학 중인 권혁중(25)씨는 안해본 아르바이트가 없다. 방학 때면 건설현장, 편의점, 공장 등에서 일하며 돈을 벌었다.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했지만 한 학기 400만원에 달하는 등록금을 벌기란 불가능했다.
등록금은 학자금 대출을 받아 마련하고, 아르바이트로 번돈은 생활비로 썼다.
권씨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부모님에게 손을 벌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동생도 대학에 다니고 있어 스스로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해야 했다. 학자금 대출을 받아 학교를 다닐 수는 있었지만, 나중에 취업하고 나서 빚을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부담이 됐다. 졸업 후 빨리 취직해 돈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학교를 다녔다.
지난 5월 권씨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등록금과 일자리에 대한 부담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제도가 생겼다는 것이다.
바로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이 마련한 ‘중소기업 취업 전제 희망사다리 장학사업’이다. 두 기관은 올해부터 대학생들의 구직난과 중소기업의 구인난을 해결하기 위해 함께 나섰다.
‘희망사다리 장학생’들은 학기별 등록금 전액과 취업준비 장려금 200만원을 지원받는다. 또한 장학생들은 1·2학기 방학기간 동안 고용 계약을 맺은 중소기업에서 40시간 이상 기초직무훈련(OJT)을 이수하고 졸업과 동시에 취업하게 된다.
2013년 1학기 희망사다리 장학생으로 선발된 인원은 전국에서 모두 517명이다.
권혁중씨는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희망사다리 1기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권씨는 “마지막 한 학기만큼은 등록금 걱정을 하지 않고 학교를 다닐 수 있어 마음이 편했다”며 “이런 제도가 예전부터 있었다면 대학생활 동안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권씨는 지난 6월 말부터 진바이오텍이라는 회사에 출근하고 있다. 이 회사는 동물 사료에 넣는 기능성 첨가제와 보조사료 등을 개발, 판매하는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현재 그는 동물 사료를 미국, 대만 등에 수출하고 원료를 수입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권씨는 진바이오텍에 입사하기 전 대기업에 들어가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실제로 대기업 입사시험을 치른 적도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며 마음이 바뀌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자식이 대기업에 가는 게 더 좋으실 수 있죠. 사람들에게 기업 이름을 말하면 한번에 알잖아요(웃음). 하지만 중소기업에 입사하면 제가 하고 싶은 업무를 더 빨리 시작할 수 있잖아요. 또 중소기업에서는 한 사람이 여러 업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것들을 경험할 수 있어 일하는 데 큰 도움이 돼요. 그래서 중소기업에 입사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중소기업은 우수 대졸인력 확보로 구인난 해결
중소기업청과 통계청이 2011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기업 323만5천개 중 중소기업이 323만2천개로 대한민국 전체 기업수의 99.9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0.1퍼센트만이 대기업인 것이다.
또한 근로자 수를 보면 전체기업 1,453만4천명 중 중소기업 종사자가 1,262만7천명으로 대한민국 전체 종업원 수의 86.9퍼센트가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7월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중소기업은 25만명 구인난에 시달리고 청년 실업자는 30만명을 넘는 심각한 미스매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대졸 이상의 비경제 활동 인구가 300만명이 넘고 청년 고용률은 40퍼센트 수준에 불과해 고급 노동력이 노동시장에 편입되지 못하는데, 그야말로 국가적 낭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5만명의 중소기업 부족 인력만 충원해도 고용률이 0.6퍼센트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용률 70퍼센트 로드맵’에 담긴 청년-중소기업 간 미스매치 해소 방안을 조속히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림대학교 자동화시스템과에 재학 중인 조지운(23)씨는 ‘희망사다리 1기 장학생’으로 선발돼 취업이 확정된 상태다.
한 달 전부터 조씨는 산업용 로봇과 같은 자동화 기계를 제작하는 중소기업 엠엔씨오토메이션에서 일하고 있다.
“요새 선배와 함께 출장을 다니며 산업용 로봇 프로그래밍을 하는데 재미있어요. 제가 프로그래밍한 로봇이 움직이는 걸 보면 너무 기뻐요(웃음). 앞으로 현장에서 열심히 배워서 로봇 프로그래밍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경기과학기술대에 재학 중인 고아름(21)씨도 명함·홍보책자 등을 제작하는 중소기업 ‘왈츠디자인’에 취업이 확정됐다. 고씨는 “앞으로 더 많은 학생들이 이런 혜택을 받아 일자리와 등록금 걱정을 해결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장학재단 장학관리부 손지화 팀장은 “희망사다리 장학생을 지속적으로 선발해 중소기업의 구인난 문제를 해소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글·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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