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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지났다고… 지난해 9월 15일 잊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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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6일, 전력당국에는 팽팽한 긴장이 흘렀다. 오전부터 전력수요가 심상치 않았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전력소비량이 증가하는 상황이었다. 오전 10시, 전력당국은 비상조치에 돌입했다. 오전 10시에 준비단계, 17분 후엔 관심단계, 그리고 11시5분엔 주의단계를 발령했다. 전력수요량은 사상 최대치인 7천4백29만 킬로와트에 달했다.

예비력이 3백만 킬로와트 이하로 떨어지면 발령되는 주의단계는 지난해 9월 15일 정전사태 이후 처음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와 같은 최악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전압조정과 직접 부하제어 등 전력당국이 비상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비상조치가 없었다면 16만 킬로와트에 불과했을 예비력은 2백79만 킬로와트를 유지할 수 있었다.

올 여름 전력수급이 만만치 않을 것임은 이미 예상됐던 일이다.

울진원자력발전소의 가동중단과 보령화력발전소의 화재 등으로 공급에 차질이 생긴 반면 전력수요는 증가하는 추세였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초의 경우 공급은 2백만~3백60만 킬로와트 감소했지만 지난해보다 기온이 높아 전력수요는 2백만~4백만 킬로와트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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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불안을 해결하려면 공급을 늘리든지 수요를 줄여야 한다. 하지만 공급을 단기간에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당장 발전소를 건설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규 발전소의 건설도 지자체와 주민들의 반대로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2006년 수립된 ‘3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따라 확충될 예정이었던 4백50만 킬로와트의 설비 준공이 늦춰지거나 취소됐다.

반면 전력수요는 해를 거듭할수록 불어나고 있다. 2000~2010년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전력소비 증가율은 4.9퍼센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0.4퍼센트보다 12배가량 많다. 같은 기간 일본은 0.2퍼센트, 독일은 0.7퍼센트 증가에 머물렀고 미국과 영국은 오히려 0.3퍼센트, 0.6퍼센트 감소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기온상승에 따라 5월 초부터 수급불안이 발생하자 정부는 서둘러 대책을 마련했다. 5월 중순에 ‘하계전력수급대책’을 수립해 비상대책을 예년보다 한 달 가까이 조기 실시했다. 공급을 최대한 확보하고 소비는 최소화해 예비력을 5백만 킬로와트 이상으로 유지한다는 목표였다.

수요관리를 위해 산업계의 협력도 적극적으로 유도했다. 우리나라 전력의 절반 이상을 소비하는 산업계의 전력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해서다. 인센티브를 제공해 7월 마지막 주와 8월 첫 주에 몰려 있는 휴가를 8월 중순 이후로 분산하고 조업도 피크시간을 피하도록 유도했다.

산업계도 정부의 제안에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철강, 시멘트, 제지, 금속, 섬유 등 에너지 다소비업종 대부분이 참여했다. 올 여름 전력수급 대책기간(6.1~9.21) 동안 전력 피크타임을 조정하고 휴가를 분산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를 통해 약 4백만 킬로와트의 예비전력이 확보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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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절약 대책도 다각적으로 실시했다. 신규공급에 한계가 있는 만큼 소비를 줄이는 것이 전력수급 안정화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대형건물의 냉방온도를 섭씨 26도 이상으로 제한하고 백화점과 마트, 화장품판매점 등 냉방 다소비형

6다중이용시설의 절전을 유도했다. 현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전력낭비 사실을 공개했다. 출입문을 열어둔 채 냉방기를 가동하는 시설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법적 규제도 병행했다.

공공부문의 절전운동도 추진했다. 1만9천개의 공공기관에 대해 5퍼센트의 전기절약을 의무화했다. 피크시간대에는 지역별로 에어컨을 운휴하고 냉방온도는 민간보다 2도 높은 28도로 제한했다.

자율적인 국민 절전캠페인도 실시했다. ‘국민발전소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국민발전소란 범국민적인 절전캠페인이다. 생활 속에서 4대 절전노력만 실천해도 1백만킬로와트급 발전소를 짓는 전력수급 안정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아끼자 2~5시’, ‘사랑한다 26도’, ‘가볍다 휘들옷(쿨비즈의 우리말)’, ‘자~뽑자 플러그’라는 4대 절전요령을 담은 ‘아싸, 가자!!’가 캐치프레즈다.

국민발전소 캠페인의 효과는 상당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에너지 경제연구원에 따르면 6~7월 동안 약 7억6천2백만 킬로와트를 절감했다. 이를 액수로 환산하면 1천억원이 넘는다. 특히 피크타임인 오후 2~5시 사이에 절감량이 커 한층 효과적이었다는 분석이다.

통상 전력피크는 8월 3~4주에 발생한다. 이렇게 보면 올해 전력수급의 고비는 무사히 넘긴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 순환정전이 9월에 발생했음을 기억해야 한다. 지난해 사태는 발전소가 예방정비에 돌입하면서 공급량이 줄어든 사이 예기치 않은 기온상승으로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발생했다. 우리나라의 전력수급은 새로운 발전소가 가동되는 2014년 이후에나 여유가 생길 것으로 예상돼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절전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글·변형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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