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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공무원 2천명 방한… 물관리도 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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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호 태풍 볼라벤에 이어 제14호 태풍 덴빈이 우리나라에 상륙한 지난 8월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강홍수통제소 3층 홍수통제상황실.

홍수통제소 직원들이 덴빈의 이동경로를 예의주시하며 비상근무를 하고 있는 가운데, 일단의 태국 방문객들이 경탄하는 표정으로 전체 벽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실 모니터를 지켜보았다. 이곳 모니터 화면에는 각종 기상과 하천 관련 데이터, 각 댐과 교량에 설치된 실시간 폐쇄회로(CC)TV 화면 등 각종 물관리 관련 정보들이 통합되어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이날 방문객들은 수라차이 라타나썸퐁 태국 지구정보·우주기술개발국(GISTDA) 부원장을 비롯한 GISTDA 고위급 직원, 태국왕립관개청(RID) 직원 등 40여명이었다. GISTDA는 태국의 위성영상정보 및 우주기술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과학기술부 산하 기관으로, 위성을 통해 태국 전역의 홍수 관련 정보를 취합하고 분석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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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태국이 우리나라에 파견한 홍수방지산업시찰단의 일원으로, 태국 정부는 지난 7월, 8월 두 달간 매주 한 차례씩 총 9차례에 걸쳐 회당 1백50~2백명씩 모두 약 2천명의 홍수방지산업시찰단을 파견했다. 이들에 이어 태국의 지방공무원 1백여명이 한강홍수통제소를 찾아 이날 하루만도 1백50명가량의 사찰단이 한강홍수통제소를 방문했다.

“어떻게 이곳에서 다른 기관들의 기상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받는가?” “댐에서 방류를 할 때 이곳과 협의를 하는가? 서로 다른 기관인데 그게 가능한가?” “주민들에게도 홍수정보를 알려준다고 하는데, 어떻게 빠르면서도 불안하지 않게 제공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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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마지막 시찰단에는 특히 기상이나 수리 관련 고위급 공무원들이 많다 보니 질문하는 내용도 실제 물관리 행정과 관련된 내용들이 대부분이었으며 매우 구체적이었다.

이들에 대한 안내와 설명을 담당한 한강홍수통제소 하천정보센터의 김휘린 연구사는 질문에 대해 일일이 대답했다.

“우리나라의 발달된 정보기술(IT)을 통해 여러 기관이 제공하는 각종 기상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10분에 한 번씩 정보가 업데이트되고 있습니다.”

“댐 방류도 독자적으로 결정하지 않고 승인절차에 따라야 하며, 홍수통제소와 같은 관할기구의 지휘 아래 여러 기관 담당자들이 정보를 취합해 가장 적절한 시기에 가장 효과적으로 방류하게 됩니다.”

“국민에게 제공되는 정보는 혼란을 피하기 위해 공공기관, 언론, 전광판,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기기로까지 제공됩니다.”

김휘린 연구사는 “그동안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가 한국에서는 왜 강변 가까이에 사람이 살지 않는가 하는 질문이었는데, 태국에서는 강변에서 거주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홍수 피해가 더욱 커지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수티락 라니완(54·여)GISTDA 부국장은 “IT를 활용한 한국의 물관리에 감명받았다”며 “한국의 기술을 어떤 방식으로 태국에서 활용할 수 있는가”하고 묻기도 했다.

GISTDA와 협력업무를 하다 이번 시찰단에 참가한 푼팃 종크로(48·여) 까셋사르트대학 지리학과장은 “빈국이었던 한국이 태국을 추월한 경제성장을 하고, 지금과 같은 첨단 물관리 기술을 갖게된 것이 정말 놀랍다”면서 “그동안 한국과 어떻게 접촉하고 정보를 얻을지 몰라 어려움을 겪어 왔는데, 이번 방한이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발전의 배경에는 개인보다 국가와 사회를 먼저 생각하는 한국인의 태도가 바탕에 깔려 있다”면서 “그러한 태도를 태국인들이 본받았으면 좋겠다. 그러한 사회적 책임감이 한 나라의 물관리 수준을 높이는 기틀이 된다”고 덧붙였다.

태국에서 두 달 동안 많은 인원의 경비를 부담하며 홍수방지산업시찰단을 우리나라에 파견한 이유는 태국이 고질적인 홍수피해 국가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전 국토의 70퍼센트 이상이 침수되어 4백명이 넘는 인명피해와 18조원의 경제손실을 입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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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지난 3월 방한했던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가 당시 이곳 한강홍수통제소를 방문해 우리나라 통합 물관리 기술과 홍수예보시스템에 깊은 감명을 받아 태국에 중앙부처 공무원들과 도지사, 시장, 지방의회 의원,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홍수방지산업시찰단을 보내게 된 것이다.

태국 홍수방지산업시찰단은 그동안 3박4일간 우리나라를 찾아 첫날은 한강홍수통제소를 방문하고, 둘째 날은 강천보 현장 및 한강문화관을 견학해 4대강살리기 사업의 성과를 직접 경험했다. 나머지 일정에는 남이섬, 서울시내 관광 등으로 한국을 접했다.

마지막 시찰단 가운데 가장 고위직인 수라차이 부원장은 “태국은 지난해 50년 만의 대홍수로 인해 2백만명이 피해를 입었다. 한국의 앞선 물관리 현장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감사하다”며 “상호교류를 통해 한국의 기술과 우리의 경험이 좋은 결실을 맺게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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