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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김모(46)씨는 1997년 충주의 한 소형 빌라를 보증금 2천1백만원에 전세 계약했다. 몸이 아픈 남편 대신 생계를 꾸려 나가야 하는 그에게 전세금은 전 재산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그에게 2000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대출이자를 갚지 못한 집주인이 야반도주해 건물이 경매에 넘어간 것이었다.

경매 후 김씨에게 배당된 돈은 고작 1백73만원뿐. 김씨는 그에게 전부나 다름없는 전세금을 찾고 싶었다. 하지만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도 못됐다. 김씨는 2010년 4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법률구조공단 충주출장소를 찾았다.

공단 충주출장소는 신속히 조사에 착수, 전세계약서에 적힌 주민등록번호 등을 통해 당시 집주인이 경상북도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집주인이 현재 소유한 주택을 가압류, 전세금반환 소송을 진행했다. 그 결과 김씨는 법원 조정을 통해 10년 만에 보증금과 그동안의 이자를 합쳐 2천3백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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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최모(42)씨는 2008년 7월~2009년 9월에 경기도 화성시의 한 상가시설 공사현장에서 건축소장으로 일했다. 그런데 회사가 2009년 3월부터 임금 지급을 미루기 시작하더니 공사가 다 끝나도록 2천여만원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최씨는 결국 퇴직했지만, 그해가 넘어가도록 회사는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회사를 노동청에 고발한 최씨는 노동청 조사를 거쳐 체불금품확인원을 갖고 법률구조공단을 방문했다. 공단은 최씨의 진술을 토대로 회사 재산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이 회사는 부동산이나 채권이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건설공제조합에 대한 출자증권만이 유일한 재산이었다.

공단은 이 출자증권에 대하여 가압류를 신청하고, 동시에 임금청구 소송을 진행했다. 임금 소송은 무변론으로 이뤄졌다. 남은 문제는 출자증권에 대한 강제집행으로 최씨 임금을 받아 내는 것. 최씨는 집행관과 동행해 출자증권을 인도받는 데 성공했다. 공단은 출자증권에 대한 매각절차를 진행했고, 최씨는 체불임금 전액을 받을 수 있었다.

 

법률구조공단은 변호사 79명, 공익법무관 1백51명, 일반직 4백15명, 사무직 2백5명 등 총 8백52명의 인력이 소속돼 있다. 일반직 근무자들은 대부분 다년간 사법시험을 준비했던 사람들로, 해박한 법률지식을 갖추고 있다.

2012년 현재 서초동 본부와 18개 지부, 40개 출장소, 54개 지소 및 법문화교육센터로 조직을 확대한 법률구조공단은 연간 법률상담 1백20만 건, 소송대리 13만 건을 수행하며 어려운 사람들에게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월평균 수입'이 2백60만원 이하인 사람은 누구나 공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공단은 ‘월 수입 2백60만원 이하’에 해당하는 인구가 전국민의 약 50퍼센트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비스 대상에도 제한이 없다. 초기에는 민사·가사사건에 한정했지만, 1996년 형사사건, 2000년 행정소송과 헌법소원, 2004년에는 행정심판사건까지 범위를 확대했다. 국가를 상대로 하는 손해배상 소송도 서비스 대상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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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업인,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장애인, 체불임금피해 근로자 등 법률보호 취약계층에게는 비용을 받지 않는다. 이에 해당하지 않는 월 수입 2백60만원 이하인 국민도 인지대만 내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2011년 공단이 제공한 민사·가사사건 법률서비스 12만2천57건 중 11만3천9백54건이 무료 서비스였다.

공단은 2009년부터 변호사가 없는 시·군 법원 소재지에 지소 설립을 추진, 2012년까지 54개 지소를 추가로 설치했다. 황선태 대한 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은 “2013년까지 13개 지소를 추가 설치, 총 67개 지소를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령자나 장애인 등 이동이 어려운 사람이나 산간벽지 등 교통이 불편한 지역의 주민을 위해 전용버스를 구비, 2010년 7월부터 공단이 직접 찾아가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법률상담 차량’도 공단이 중점을 두는 신규 서비스의 하나다.

공단은 지난해 6월 김천에 법문화교육센터를 열어 다문화가족에 대해 국적취득, 결혼과 상속, 경제활동 등 맞춤형 법률교육을 제공, 다문화가족의 조속한 국내 정착을 돕기 시작했다.

창립 25주년을 맞이한 대한법률구조공단은 9월 6일 서울 르네상스호텔 다이아몬드 볼룸에서 ‘법률구조제도의 현황과 전망’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3백여 명의 법조인, 학자, 유관기관 임직원이 참석할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공단은 ‘따뜻한 법률’의 이념을 전파하고, 법률구조제도의 발전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다.

글·이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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