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지난 10월 18일 오후(현지시간)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파통신총회가 열리고 있는 제네바 국제회의센터. 한국대표단 좌석에서 ‘와’하는 함성이 울렸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와이브로(WiBro)가 여섯 번째 3세대(G) 국제표준으로 승인되는 순간이다.
국내토종 기술인 와이브로가 국제 표준으로 채택됨에 따라 국내외에서 와이브로 시장이 활성화되는 길이 활짝 열리게 됐다. 와이브로는 와이어리스 브로드밴드 인터넷(Wireless Bro adband Internet)의 줄임말로, 국제적으로는 모바일 와이맥스로 통용되고 있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지하철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을 보고 전자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은 와이브로의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기술 로열티 수입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와이브로의 성공은 무엇보다 민관 합동 전략이 성공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기획 단계부터 새로운 먹을거리 산업 창출과 세계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기술개발과 표준화, 주파수 분배를 연계해 추진한 최초의 국가 IT종합프로젝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주축이 되어 삼성전자, KT, SKT 등 민간기업이 긴밀히 협력해 개발됐다. 이 같은 관점에서 와이브로 정책은 차세대 먹을거리 창출을 위한 국가 R&D 정책의 모범사례를 제시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최초 국가 IT 먹을거리 종합프로젝트
정보통신부는 올해 초 3G 기술 가운데 유일하게 4G의 기반기술인 OFDMA(직교주파수분할)기술을 도입한 와이브로의 표준 채택안을 ITU에 제안했다.
당초 채택안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일부 국가가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한때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래서 지난 8월 ITU 특별회의를 서울에 유치했다. 전 세계 전문가들이 와이브로 기술의 우수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국제 표준으로 채택되는 데 결정적 계기를 조성했음은 물론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사업자가 기술적으로 우수한 와이브로를 선호해 세계적인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이경주 정보통신총괄 상무는 “유럽에서도 내년에 주파수가 확정되면 많은 국가에서 와이브로를 채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현재 와이브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40여 개 국가 중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수엘라 등 3개국과는 국내 제조업체와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말레이시아, 대만, 이탈리아, 일본 등 4개국은 사업자 선정을 추진하고 있어 내년부터는 와이브로 시스템과 단말기 수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ETRI 신기술정책연구팀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와이브로 세계시장이 향후 5년간 급속히 성장해 2012년 약 38조 원 규모에 이르는 등 향후 5년간 약 94조 원의 시장을 형성하리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앞으로 5년간 장비 수출 30조 원 이상, 생산 유발효과 15조 원, 부가가치유발효과 7조 원, 고용창출 효과 7만50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2010년 4세대 표준경쟁서도 우위
와이브로는 4세대 이동통신의 핵심기술 바탕 위에 개발됐다. 와이브로는 4세대 이동통신의 무선접속 기술로 각광을 받고 있는 OFDMA, MIMO(다중입출력) 기술을 이미 채택하고 있다.
정통부는 앞으로 와이브로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국제적인 협력을 강화하여 국제 표준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와이브로는 IT839전략의 핵심품목이다. 정통부가 차세대 먹을거리를 찾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IT839 전략에는 와이브로 이외에도 다양한 품목이 포함되어 있다. HSDPA(고속인터넷 이동전화)/WCD MA서비스는이동통신사업자 간 경쟁을 통해 32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DMB(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 서비스는 세계적으로 초기시장 형성 단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용자 수가 8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글 권영일 기자 사진 한준규 기자
| “4세대 국제표준도 낙관합니다”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와이브로는 정부와 민간이 합심해서 만든 순수 국내 토종기술입니다. 앞으로 더욱 국제협력을 강화하겠습니다.” ‘제네바 쾌거’에 대해 축하 인사를 하자 정보통신부 송유종 전파방송기획단장은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송 단장은 지난 9월 전파방송기획단의 수장을 맡은 지 1개월 만에 큰일을 저질렀다. 그는 “기술정책과장 시절 주파수 분배와 연계해 와이브로 기술개발을 직접 기획한 경험이 있어 더욱 감회가 남다르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 단장은 그러나 “당초 국내 독자개발로 시작한 와이브로가 국제표준으로 채택되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실제 와이브로의 기술개발과 병행해 국내 표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미국 측은 한국시장 진출을 제한하고 있다고 제기해 한·미간 통상이슈로 부상하기도 했다. “와이브로의 시장이 내수로 한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태어나기도 전에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놓이게 된 것이죠.” 와이브로 세계시장이 향후 5년간 약 94조 원의 시장을 형성하리라는 예측은 과장된 것은 아닐까. 송 단장은 “ETRI가 제시한 와이브로 세계시장 전망은 국제적인 시장조사기관인 양키그룹의 전망치를 바탕으로 국제표준 채택 효과를 추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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