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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인적자원부는 신학기를 맞아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지난 3월 12일부터 6월 11일까지를 학교폭력 자진신고 및 집중단속 기간으로 정했다. 경찰청 주관으로 이뤄진 지난 2주 동안(3월 26일 현재 통계) 학교폭력 단속에서 659명의 청소년을 입건해 이 가운데 13명을 구속했다. 지난 3월 29일 오후 서울동작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소속 학교폭력단속반과 함께 학교폭력 단속현장을 동행했다.

“무엇보다 학교폭력 단속은 학생들이 잘못된 행동을 반복하지 않도록 선도하는 데 있습니다. 경찰에서는 폭력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난 2005년부터 ‘선도조건부 불입건’ 제도를 시행해오고 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3338명의 폭력 청소년들을 불입건 처리함으로써 전과자로 전락되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를 거뒀습니다.”

 단속에 나서기 전 신진명 경장은 학교폭력 단속의 의미부터 설명했다. 선도조건부 불입건 제도란 검거된 학생을 선도하는 조건으로 입건은 하지 않는 제도를 말한다.

이날 단속반원들은 학생들의 하교시간에 맞춰 관내 PC방과 노래방 등을 차례로 순찰했다. 한 노래방에 들어서자 한쪽 구석방에서 담배를 피워 문 서너 명의 고등학생들이 눈에 들어왔다. 단속반은 현장에서 담뱃갑을 압수하고 일일이 신상파악과 함께 선도활동을 폈다. 학생들이 순순히 잘못을 시인했고 반성하는 기미를 보이자 “앞으로 그러지 말라”고 타이르며 그들을 돌려보냈다.



단속반 신 경장은 “단속의 목적이 청소년들에게 굴레를 씌우기보다 잘못을 지적하고 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반성의 기미가 없을 경우에는 학생의 부모나 소속학교에 알려 관심을 갖도록 촉구한다”고 말했다.

신 경장은 학교폭력이 학생들 사이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미리 알기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피해 학생은 가해 학생의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경찰’하면 많은 학생들이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에 성인 범죄자를 대할 때와는 달리 목소리 톤 하나도 신경을 쓴다고 한다.
“학생들은 미성년자여서 특히 신경이 쓰입니다. 폭행 현장에서 적발이 돼도 야간인 경우는 일단 집으로 돌려보냅니다. 아이들이 원하면 심문할 때 부모가 함께 참석하는 경우도 있어요.”

신 경장은 폭력학생 부모 중에는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알지 못하고 무조건 자기 자식만 옳다고 우기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가해 학생 부모가 와서 오히려 큰 소리를 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애들끼리 싸운 걸 가지고 뭘 그러냐’며 경찰에서 너무 가혹하게 처리한다고 항의하는 학부모를 만날 때면 정말 당혹스럽습니다.”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단속 아닌 선도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모색
지난해 한 학생이 담배를 피우는 것을 적발했는데 반성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아 부모에게 연락을 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오히려 학생의 아버지가 자신이 담배를 사줬다며 되레 따질 때 할 말을 잊었다며 황당해 했다. 이유인 즉 아이가 담배를 사기 위해 다른 아이를 괴롭히거나 돈을 훔치지 말라는 뜻으로 사준 것이라고…. 신 경장은 “물론 부모의 심정이야 이해할 수 있지만 아이에게 흡연이 대수롭지 않다는 인식을 갖게 해 줄 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에게 담배를 권유하거나 판매할 수도 있게 된다”고 우려했다.

동작경찰서 학교폭력단속반은 총 여섯 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매일 학교 부근을 순찰하며 폭력 예방에 힘쓴다.
“학교폭력을 아무리 단속한다 해도 근본적으로 없애지는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더욱이 갈수록 연령이 낮아지는 것도 문제입니다. 요즘은 중학교에서도 학교폭력이 많이 발생하고 고등학생들의 폭력도 수위가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학교폭력은 단순히 학생들만의 싸움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또다른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 학교 안에서 폭력이나 금품을 갈취하던 학생들은 학교 밖에서도 절도에 빠지거나 조직폭력배와 연계되는 등 제2, 제3의 범죄로 이어져 성인범죄화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학교폭력단속반은 학교폭력을 단속만으로는 없애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중이다. 한 예가 휴대전화에 문자보내기. 문자에 익숙한 청소년들을 위한 ‘문자선도 시스템’을 도입해 가해학생에게 담당 경찰관이 문자를 보내 재범을 방지하는 데 주력한다.
가해학생이 피해학생에게 사과하는 ‘애플레터’ 운동을 벌이거나 비행청소년 인성교육 프로그램인 ‘사랑의 교실’도 운영한다. 특히 지난해 전직경찰관과 교사를 일선학교에 배치하는 ‘배움터 지킴이’ 제도는 학부모와 교사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SET_IMAGE]3,original,right[/SET_IMAGE]가해·피해 학생 모두를 위한 제도 마련중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의 2006년 조사에 따르면 중학생 100명 가운데 16명은 학교 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학교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면서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경찰청과 협조해 일선 경찰서에 학교폭력 단속반을 만들었다. 또 학교폭력이 심해지는 신학기에는 학교폭력에 관련된 학생들이 자진신고를 함으로써 그 처벌을 덜어주는 ‘학교폭력 자진신고 및 집중단속 기간’도 시행중이다.

학교 폭력서클에 관련된 학생이나 학교 안이나 밖에서 폭력, 금품갈취 등을 했던 학생이라면 가해자와 피해자 구분없이 모두 신고가 가능하다. 경찰서나 지구대를 찾아가면 되지만 이것이 꺼려진다면 인터넷으로도 접수가 가능하다. 요즘은 학교폭력과 관련된 단체들이 많이 생겨 학생들이 원한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거나 또래 친구들의 자문을 받을 기회도 많아졌다.

피해 학생을 위한 기구도 설치했다. 2005년 8월 경찰병원을 시작으로 전국 14개 병원에 ‘여성·학교폭력 피해자 ONE-STOP 지원센터’를 설치해 무료로 의료, 법률 등을 지원한다. 4월부터 학교폭력을 당했던 학생의 신변을 보호해주는 ‘학생 신변보호 지원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피해 학생이 학교 교사에게 요청하면 KT텔레캅에서 등하굣길에 동행을 하며 보호해주는 제도이다.

김미영(15·중학생, 서울 동작구 사당동) 양은 “학교에서 선배에게 돈을 여러 번 빼앗겨 속앓이를 했는데 학교폭력단속반에 신고함으로써 벗어날 수 있었다”며 “경찰 아저씨가 보이면 든든한 마음이 들어서 좋다”고 말했다.
학교폭력단속반원들은 학교폭력을 줄이기 위해서는 김양처럼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 이선민 기자  사진 한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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