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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_IMAGE]3,original,left[/SET_IMAGE]서울 서초구에 사는 직장인 A씨. 40대 후반인 그는 58로 시작되는 주민등록번호 외에 72로 시작되는 또 다른 주민등록번호가 있다. 두 주민등록번호 모두 13자리 숫자로 만들어졌다. A씨가 이중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하나는 지금까지 사용해오던 주민번호이고 다른 하나는 ‘아이핀’ 즉 온라인상에서 사용하는 가상주민번호다.
A씨가 두 개의 주민번호를 갖게 된 것은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홈페이지에 회원가입을 신청하면서부터.

 

정보보호 강화되고 사용은 편리
소프트웨어진흥원 회원 가입을 할 때는 주민등록번호, 가상주민등록번호, 공인인증서 등 세 가지 방식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도록 돼 있다. 평소 주민등록번호 유출을 걱정하던 A씨는 가상 주민등록번호  발급을 신청했다. 절차는 물론 번거로웠다. 가입을 한 후 가상 주민등록번호 발급을 신청했다. 본인확인 절차를 거쳐 마침내 주민등록번호와 같이 13자리 숫자로 된 새로운 번호를 인증기관으로부터 발급받았다.
기존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했으면 한 번에 가능했던 일을 몇 단계 절차를 더 거쳐야해 번거로웠지만 A씨는 이 정도의 불편은 자신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것으로 보상받았다는 생각이다.

평소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많은 사이트에 가입해온 A씨. 그는 인터넷에 가입한 고객의 개인정보를 고의나 실수로 유출하거나 이를 거래하는 업체가 많다는 언론보도를 접할 때마다 ‘혹시 내 번호도 유출되는 게 아닐까’하고 불안해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대체수단을 통해 가입을 유도하는 이 사이트에 신뢰감이 들었다. 이처럼 앞으로는 주민등록번호를 노출시키지 않아도 인터넷 사이트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본인인증 수단으로 사용되는 주민번호의 기능을 대신할 ‘인터넷 주민번호 대체수단’이 본격 도입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IT산업 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주민번호를 이용한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번호를 대체하는 ‘개인식별번호’를 발급하고, 인터넷 사용자들이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아이핀(i-PIN. Internet Personal Identifi cation Number)’이라는 이름을 부여했다.
정보통신부 정현철 개인정보보호팀장은 “그동안 가상주민번호, 개인ID인증, 개인인증기 등 각기 다른 용어로 불려 이용자의 혼선을 초래하던 명칭을 통일했다”면서 “아이핀은 한번 지급되면 평생 사용해야 하는 주민번호와는 달리 타인에게 유출됐거나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새롭게 바꿀 수 있다”고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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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 우려되면 언제든지 교체 가능
정통부가 제시한 아이핀은 공인인증서, 가상주민번호, 그린버튼서비스(신분증명용 e-메일주소와 비밀번호), 개인ID인증, 개인인증키 등 다섯 가지. 사용자는 이 중 하나를 한국정보인증 등 다섯 곳의 신분 확인기관에서 발급받으면 된다.
그렇다면 신원 확인이 어려운 사람들도 아이핀 사용이 가능할까. 물론 발급이 가능하다. 미성년자, 금융채무불이행자, 재외국민들은 신원을 확인해줄 수 있는 이웃을 통해 대체수단을 발급받을 수 있다.
현재 사용가능한 곳은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등 21개 사이트. 전문가들은 지난 10월 25일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아이핀이 내년엔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으로 아이핀을 이용해 인터넷사이트에 가입하면 더 이상 본인정보 유출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인터넷을 이용하려면 무조건 아이핀을 발급받아야 하는가. 강제성은 없다. 하지만 모든 인터넷 사이트에서 아이핀 사용 의무화가 이뤄질 경우 본인 외에는 사이트 가입이 절대 불가능해진다.

인터넷이 일상화하면서 그동안 개인정보 누출에 대한 우려가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러한 우려를 해소키 위해 정통부는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할 수단 마련을 위해 지난 2004년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정통부 서병조 정보보호기획단장은 개인정보 침해와 관련해 “개인정보가 제대로 보호되지 않으면 유비쿼터스 시대로 갈 수 없다”며 ‘개인정보는 스스로 보호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보보호기획단 개인정보보호팀 이기정 사무관은 “그러나 아이핀을 도입한 사이트에 정부 인증마크를 달아 사용자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고 해당 사이트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정현정 객원기자

 

인터뷰 | 서병조 정보통신부 정보보호기획단장

“사용자 적극 동참이 성공 관건”

[SET_IMAGE]5,original,right[/SET_IMAGE]“와이브로, 디지털홈, 위치정보 등 유비쿼터스 IT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가 빠르게 늘어나 구멍이 뚫린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제도적ㆍ기술적인 범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게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올 4월 정보보호기획단이 새롭게 출범하면서 초대단장을 맡은 정보통신부 서병조 정보보호기획단장은 IT 선진국인 우리나라가 세계최고의 IT 신화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효과적으로 막는 길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단장은 또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제도적 지원과 함께 기술적 방안도 강화하고 있다”며 “지난해 기준 2000대 수준에 머물렀던 개인정보 해킹 방지 보안서버를 오는 2007년에는 3만 대까지 늘리는 방안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정보의 효과적인 보호를 위해서는 인터넷 사업자와 사용자의 보다 적극적인 동참이 선결과제”라고 강조한 서 단장은 “주민번호 대체수단으로 도입된 ‘아이핀’의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사업자의 개인정보 보호 체계 구축을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보보호기획단 팀원들을 대상으로 한 ‘주민번호 대체수단’ 명칭 공모에서 선정된 ‘아이핀’은 서 단장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아이핀의 아이(i)는 ‘인터넷(Internet)’이라는 의미와 함께 ‘나(I)’라는 이중적인 의미가 들어 있다는 게 서 단장의 설명이다. 아이핀은 인터넷상에서 이용하는 ‘나만의 사이버 신분증’이란 의미도 담고 있다.
“아이핀이 아직 가이드라인 수준이어서 강제성은 없지만 100만 개에 이르는 국내 사이트들이 단계적으로 아이핀 도입 계획을 자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낸 서 단장은 “앞으로 의무화를 규정하는 법제도가 마련된다면 강제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아이핀이 법적 효력을 가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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