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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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해소’와 ‘고용안정’이 국민에게는 초미의 관심사다. 당연한 일이지만 이에 따른 정부의 고용 지원정책이 획기적으로 변하고 있다. 정부는 요즘 가장 좋은 복지정책은 일하고 싶은 국민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가능한 모든 정책을 동원해 전력투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최근 정부가 고용지원시스템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고 직업능력 개발을 위한 혁신적 방안들을 내놓은 것도 그 일환이다. 혁신의 주체는 관련 주무 부처인 노동부다. 노동부는 지난 4월6일 대통령과 각 부 장관, 16개 지방자치단체장, 노사단체 대표 1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 고용지원서비스 혁신보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노동부는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국가 전략 과제를 보고했다. 2008년까지 ‘200만 개 일자리 창출 대책’과 함께 ‘고용지원서비스 선진화’와 ‘직업능력 개발 혁신’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4·6보고회’의 배경과 의미는 각별하다. 우선 인적자원 개발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한 점이 돋보인다. 이미 선진국들은 인적자원 개발과 고용 서비스 혁신을 국가발전전략의 핵심 과제로 추진 중이다. 미국은 ‘인력투자법(Workforce Investment Act)’을, 영국은 ‘국가숙련혁신계획(21st Century skills)’을 발효해 인적자원 개발에 국력을 결집하고 있다.
외환위기를 계기로 우리나라도 고용보험과 고용 인프라를 어느 정도 구축했지만 그 실효성은 미미했다. 일선 고용지원센터는 실업급여 지급 등 각종 단순 행정업무에 치중했다. 실업급여 수급자가 월 20만 명에 달해 1인당 상담 시간은 고작 6분 수준에 머물렀다. 독일의 30분에 비하면 ‘상담’이라고 부르기에도 겸연쩍을 정도였다. 이처럼 실업자 뒤처리에 매달리다 보니 정부의 개인 특성별 취업 지원이라는 본연의 기능은 아주 미흡한 편이었다.
직업능력 개발체제 역시 그 수준을 넘지 못했다. 노동시장의 인적자본 축적을 위한 근로자의 직무 관련 훈련 참여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OECD 평균(37.1%)에 한참 뒤지는 14.3%에 머물러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 결과는 여러 가지 사회적 모순을 낳았다. 90만 명이 넘는 실업자가 있음에도 다른 한편에서는 18만 개의 일자리가 비어 있는 인력 수급의 불일치(job mismatch)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른바 기술불일치(skill mismatch) 현상도 심각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교육비 투자는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임에도 대졸자의 기술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수준의 26%에 불과하다.
정부가 충분한 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의 성장 잠재력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의 취업 지원서비스는 꼭 필요한 정책 수단이다. 그 대상 또한 실업자뿐만 아니라 여성과 청년 유휴인력, 중고령자·장애인 등 취약계층, 그리고 구직 단념자 등 취업 애로계층까지 망라해야 한다.
[B]사후 관리까지 책임지는 가족적 지원 시스템 구축[/B]
노동부 고용정책과 정태면 과장은 “고용지원서비스의 혁신을 국가 발전의 전략 과제로 설정하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노동부가 내놓은 국가 고용지원서비스 혁신안은 노동정책 패러다임의 변화를 의미한다. 중앙과 지방, 공공과 민간, 수요자와 공급자가 함께 협력해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나은 일자리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선진화를 위한 구체적 실천 방안이 제시된 것이 과거와 다른 측면이다.
노동부는 훈련에서 취업까지, 개인 특성별 원스톱 취업 지원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실업급여-직업훈련-정보제공-심층상담-취업알선 등 취업에 필요한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원스톱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지방 노동관서 관리과에서 수행하는 직업능력 개발 업무를 고용안정센터로 통합하게 된다.
6개월 이상 구직자는 ‘집중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할 때까지 지원하겠다는 데서도 이번 혁신안 실천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가 읽힌다. 소위 맞춤형 취업 지원, 찾아가는 취업 지원이다. 기초상담·직업능력진단·적성검사를 통해 필요한 서비스 유형을 선정한다. 이후 직업상담원과 함께 ‘개인별 취업활동계획’을 수립해 단계적이고 체계적으로 취업을 준비하도록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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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째 직업을 구하지 못하고 부정기 일용직에 종사하던 김현준(37·서울 노원구) 씨. 그는 지역 고용안정센터를 찾아 구직활동을 하는 일이 무의미하다고 지금까지는 생각했다.
“실업급여를 타기 위해 고용안정센터를 정기적으로 방문했지만 구직 서비스 전반이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동안 실업자 개개인의 특성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각자가 갖고 있는 기술을 파악해 업체와 제대로 연결만 시켜주면 그렇게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집중 지원 프로그램에 기대가 크다.”
사실 김씨와 같은 장기 구직자에게 집중 지원 프로그램은 큰 도움이 된다. 취업할 때까지 가족의 일자리를 구하는 것과 같은 정부의 배려가 제공되는 것이다. 심층상담-희망 프로그램(자신감 고취)-현장체험-직업능력 개발-취업알선 및 동행면접-100일 ‘애프터 케어(취업 후 적응 지원)’ 등 체계적인 취업지원서비스를 집중 지원한다. 세심한 특성 파악에서 사후 관리까지 책임지는 가족 같은 지원 시스템이 구축되는 것이다.
온라인 고용정보서비스의 확충도 노동부가 야심적으로 추진하는 취업 지원 시스템 중 하나다. work-net·고용보험·직업훈련 등 고용 관련 9대 전산망을 단계적으로 통합하고 민간 부문과도 연계한 ‘노동시장 통합 정보 시스템’을 2007년까지 구축한다.
고용 정보를 각 정보망에서 별도로 제공하는 대신 수요자 유형별로 필요한 정보를 종합해 제공하는 ‘유형별 맞춤식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년간 온라인 구직 시스템을 통해 취업의 문을 두드렸던 김은영(29·경기도 일산) 씨는 그간의 불만과 아쉬움을 이렇게 토로했다.
“구인구직 사이트는 많지만 분산된 정보의 나열에 그치고 있다. 특히 공공 부문에 대한 온라인 구직 시스템은 더 열악하다. 정부가 구직자와 민간 기업을 연결하는 통합된 구직 사이트를 만든다면 고용시장 전체의 수요-공급 불일치가 상당 부분 해결될 것 같다.”
김씨 역시 이번 노동부의 혁신 안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고용안정센터를 방문하지 않고 인터넷·휴대전화·개인휴대단말기(PDA) 등을 통해 정보를 받을 수 있는 ‘zero-stop’ 서비스도 확대된다. 모바일과 정보기술(IT)의 최대 강국인 우리나라의 인프라를 십분 활용한 시스템이다.
지자체·민간기관·경제단체 등의 구인 정보망을 통합해 제공하는 ‘Job-net‘(구인정보 허브 시스템)의 구축이 최종 목적지다. 일본은 이미 2001년부터 ‘Job-net’을 구축해 구인정보망을 통합 운영해 왔다. 직업소개사업자·직업정보제공사업자·근로자공급사업자·파견사업자·경제단체·지자체 등 5,000개의 구인정보망을 하나로 묶은 것이다. 노동부는 이와 관련해 ‘중앙고용정보원’을 산업인력공단에서 분리해 통합전산망을 관리하는 국가 고용 정보의 허브기관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청년들에 대한 직업 지도와 직장체험을 대폭 강화하는 것도 청년실업 최소화를 위한 혁신 방안 중 하나다.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 졸업 때까지 체계적인 직업 지도가 이루어지도록 인프라를 확충하고 프로그램도 다양화해 대대적으로 보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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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올바른 직업관을 형성해야 청년실업의 심리적 요인을 없앨 수 있다는 발상이다. 직업지도 시범학교를 선정하고 중·고교생 현장체험 학습과 적성·흥미 등 직업 심리 검사도 확대한다.
청년층 직업지도 프로그램(CAP, Career Assistance Program)을 대폭 확대해 고용안정센터의 사업 규모를 늘린다. 한편으로 대학이 CAP를 운영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과 비용을 지원해 이를 필요로 하는 청년들의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고용안정센터를 고객 중심의 서비스 기관으로 재편하는 구상도 혁신적 발상이다. 교통이 편리한 지역은 단계적으로 통합·대형화해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공모제·성과계약제를 통해 고객을 위한 서비스 기관으로 탈바꿈한다. 노동부는 이미 지난 4월부터 6개월간 지역별 시범센터(상자기사 참조)를 운영해 취업 지원 기능을 대폭 보강한 성공 모델을 발굴하고, 이를 전국으로 확산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직업능력 개발 혁신도 노동부의 과감한 정책 변화 중 하나다. 근로자의 능력개발 지원은 실업 방지와 기업 생산성 제고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노동부는 중소기업의 직업훈련을 집중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생산현장에서 일과 학습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학습조 운영, 학습 프로그램 개발, 훈련휴가제 도입 등 학습 조직화를 추진하는 경우 컨설팅·매체개발 비용 등을 지원한다. 2006년에만 510개 업체에 12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B]영세기업에는 방문형 훈련 서비스 제공[/B]
영세 중소기업에는 ‘방문형 훈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문가가 직접 현장을 찾아가 훈련과 기술지도를 수행하는 이른바 ‘직업훈련 119’다. 지리적으로 떨어진 곳은 이동훈련 버스가 방문하고, 중소기업이 밀집한 공단 지역에는 ‘학습지원센터’를 설치한다. 상시로 이뤄지는 학습 조직으로 전환할 경우 훈련비뿐만 아니라 매체 개발비, 시설·장비비, 인건비 등 소요 비용도 지원한다.
노사 공동의 직업훈련도 활성화한다. 노·사·정 공동으로 ‘근로자평생학습재단’을 설립해 노사단체가 비정규직 등을 대상으로 훈련을 실시하면 시설 설치비 등을 매칭펀드 방식으로 일괄 지원한다.
영세 자영업자의 직업훈련도 실시한다. 직업훈련의 사각지대에 있는 음식·숙박·도소매업 등에 종사하는 영세 자영업자의 훈련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해 고용보험 임의가입제를 도입하고 2006년부터는 전직 지원 및 훈련 상담 등 특화된 훈련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인적자원 개발 우수 기업에 대해서는 사회적 인증제를 도입한다. 인증 기업은 정부 사업 입찰 때 우대하고 고용보험상의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의 방안을 강구 중이다.
직장인의 ‘수강지원금’도 확대한다. 근로자 ‘수강지원금’ 지원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중소기업 근로자 중 재직 기간이 일정 기간 이상인 근로자가 대학에 진학할 경우 수강지원금을 학자금으로 전환해 무료로 지원한다.
향후 일자리 정책은 대통령의 아젠다로 설정한다는 것이 정부의 복안이다. 대통령 직속으로 새로운 국정과제위원회(가칭 사람입국일자리위원회)를 신설한다. 기존의 ‘사람입국신경쟁력특위’를 확대 개편하는 조직이다. 국무총리 산하의 ‘일자리만들기위원회’ 등은 비상설 자문기구로 정책 개발이나 강력한 정책 추진 총괄에 한계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새로운 위원회는 중장기, 범정부 차원에서 일자리정책을 수립하고 환경 변화에 따라 전략적 대응책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고용 없는 성장시대의 도래, 무한경쟁, 급속한 기술 변화의 시대는 노동정책의 유연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사람중심 경영 확산, 여가문화 혁신, 일자리 나누기 사회 분위기 조성 등은 새로운 위원회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RIGHT]임천우 객원기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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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