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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도 일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기뻐




“힘들지만 나이 들어 일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기쁩니다.”
지난 3월 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토당동 ‘고운우리 급식 도시락사업단’에서는 6명의 노인이 급식 도시락의 반찬을 만드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인근 6곳의 지역아동센터에 급식을 납품할 오후 3시가 임박하자 앞치마를 두른 어르신들의 손놀림은 더욱 분주해졌다.

이날 아이들에게 배달될 도시락 메뉴는 잡곡밥과 쇠고기 불고기, 상추, 고추장 감자볶음, 김치, 된장국. 쇠고기 불고기는 신선도 유지 때문에 제일 마지막에 조리가 이뤄지고 있었다.

양파, 당근 등 각종 야채가 어우러져 푸짐한 도시락 반찬이 만들어졌다. 음식들은 국산재료로 만들어졌고, 조미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이곳의 매니저인 박정화 씨(65·여)는 “우리 손자·손녀 같은 아이들이 먹는 음식인데 조미료를 넣을 순 없잖아요”라며 “아이들은 맛있어서 좋아하고 저희는 돈을 벌 수 있어 좋아요”라고 말했다.




박 어르신은 지난 20년 동안 반찬가게를 운영했던 노하우를 이 곳에서 2년째 펼치고 있다.

현재 18명의 어르신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4시간씩 3교대로 주 5일 근무한다. 이들의 1인당 평균 인건비는 한 달 약 40만원에 불과하지만, 업무에 대한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권차홍 씨(73·여)는 “집에 있으면 아프기만 한데 이렇게 나이 들어 일을 할 수 있어 삶에 생기가 돈다” “수입의 많고 적음을 떠나 일을 통해 보람을 찾을 수 있어 너무 좋다”며 즐거워했다. 아울러 “적당한 노동은 운동이 될 수 있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고운우리급식도시락사업단은 지난 2009년 7월 고운우리반찬가게로 개점했다. 당시 월 매출이 2백여만 원에 불과했지만, 지역아동센터 급식 납품으로 안정적인 수익이 확보되면서 현재 월 매출은 1천4백만원에 이른다.

특히 올해는 고양시로부터 3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고령자 친화형 전문기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우선 15평에 불과한 협소한 내부 공간을 대체하는 새로운 공간을 마련 할 계획이다.

지금도 공간이 부족하지만 현재 논의 중인 한국철도공사 관광열차 도시락사업 참여가 성사되면 하루 5백~6백 개에 이르는 도시락을 조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조리시설도 확충하고 1백여명의 노인인력도 새로 채용할 계획이다.

고운우리급식도시락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는 고양시 덕양노인종합복지관의 신우철 복지사업부장은 “한국철도공사에 도시락이 제공된다면 올해는 연매출 8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노인 70퍼센트, 장애인 20퍼센트, 차상위 경력단절여성 10퍼센트로 구성해 조리와 포장, 마케팅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날 고운우리급식도시락사업단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어르신들은 노인 일자리 부족과 짧은 근로기간 등의 애로사항을 진 장관에게 건의했다.

진 장관은 “현재 노인 일자리사업은 재정 의존성과 낮은 보수 등의 한계가 있다”며 “민간기업 등과의 연계를 통해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창출되는 괜찮은 일자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올해부터 민간부문과 협력해 ‘자립형 노인일자리사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공공영역에서 재정지원에 의존하던 기존 노인 일자리 사업과 달리 민간과의 협력 및 공동투자를 통해 고용시장 내에 노인의 취업기회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복지부는 올해 민간영역에서 4천 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시니어 인턴십’ 도입, ‘고령자 친화형 전문기업’ 설립, ‘직능·직장 시니어클럽’ 지정 등을 시행할 계획이다.

‘시니어인턴십’은 노인에게 인턴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민간기업의 노인고용을 유도하는 사업으로, 정부가 인턴 임금의 절반을 지원한다. 기업은 단기근로자 또는 연수생 형태로 노인을 채용할 경우 월 30만원에서 45만원까지 인턴보수를 지원받을수 있다.


또한 복지부는 ‘고령자 친화형 전문기업’을 설립하기 위해 1곳당 최대 3억원까지 시설비, 운영비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고령자 친화형 전문기업은 노인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고령자 적합형 직종에서 직원의 대부분을 노인으로 채용하는 기업을 말한다. 베이비시터 전문 파견기업, 도시락제작 사업단 등 10개 내외의 기업에 설립 자금이 지원될 예정이다.

‘직능·직장시니어클럽’은 전문경력을 보유한 퇴직노인에게 경륜 나눔형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조직이다. 복지부의 지정절차를 거쳐 최대 8천만원 범위 내에서 초기 일자리 창출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민간기업, 공기업, 직능단체, 퇴직자 단체 등이 신청할 수 있으며, 은퇴 전 직업의 경험과 전문성을 자원봉사 및 일자리 형태로 사회에 기부할 수 있는 곳을 우선 선정할 예정이다.

사업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3월 11일부터 복지부 홈페이지(www.mw.go.kr) 공고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며, 신청서는 4월 1일까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접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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