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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의 ‘위안부 할머니 기림비’ 철거 요구 거절




미국 뉴저지주의 소도시 팰리세이즈파크(팰팍)시가 떠들썩하다. 가로, 세로 약 1미터 남짓한 비석을 보러 한국과 일본에서 나흘간 7명의 국회의원이 다녀갔다. 팰팍도서관 앞에 세워져 있는 ‘위안부 할머니 기림비(추도비)’ 때문이다.

문제의 발단은 일본 외교관들의 팰팍시 방문이었다. 지난 5월 1일(현지시각) 히로키 시게유키 주뉴욕 일본총영사와 나가세 켄스케 부총영사는 팰팍시를 방문해 제임스 로툰도 시장을 면담했다. 그 다음날 로툰도 시장과 제이슨 김 부시장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가 위안부 기림비 철거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팰팍시와의 우호 증진을 위해 팰팍시에 투자를 유치하고 미·일 청소년 교환 프로그램 등을 신설할 테니 기림비를 철거해달라고 요구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팰팍시 측은 기림비 철거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일본측에 전했다.

지난 6일엔 일본 자민당 소속 중의원 4명이 팰팍시를 방문했다.

자민당 내 북한의 일본인납치문제위원회에 소속된 후루야 게이지, 쓰카다 이치로, 야마타니 에리코, 다케모토 나오카즈 의원이 그들이다. 이들은 “기림비에 적힌 내용이 사실과 다르며 한국에서 위안부 문제를 다루는 시민단체들은 북한과 연계가 있다”고 주장하며 철거를 요구했다.




기림비에는 “1930년대부터 1945년까지 일본 제국주의 정부 군대에 유린당한 20만여 명의 여성과 소녀들을 기린다. ‘위안부’로 알려진 이들은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인권 침해를 당했으며, 우리는 인류에 대한 이 잔혹한 범죄를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문장이 새겨져 있다.

일본 의원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로툰도 시장은 “위안부 기림비는 후세들에게 ‘전쟁과 인권 유린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가르치는 교육 교재이므로 철거하지 않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양측의 대화가 진행되면서 언성이 높아지자 팰팍시 행정관이 그 자리에서 일본외무성 홈페이지에 접속해 일본 의원들에게 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즉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한 부분을 직접 보여준 것이다. 이에 후루야 게이지 의원은 “그것은 과거의 입장이고 지금은 완전히 바뀌었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사흘 뒤 한국 국회의원들도 기림비를 찾았다. 지난 9일 김충환 새누리당 의원과 장병완 민주통합당 의원, 이명수 자유선진당 의원이 팰팍시를 방문했다. 이들은 기림비에 헌화하고 나서 로툰도 시장을 만나 일본 측의 요청을 거절한 것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장병완 의원은 “팰팍시의 위안부 기림비가 주목을 받으면서 기림비 건립에 대해 문의하는 시가 많다고 로툰도 시장이 말했다”고 전했다.

뉴욕한인회도 위안부 기림비 추가 건립을 추진할 것을 다짐했다. 뉴욕한인회는 10일 기림비 앞에서 규탄성명을 발표하며, “미주 일원의 한인들과 함께 일본 제국주의의 역사적 만행과 학살, 지금까지도 스스로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후안무치의 모습을 세계에 알려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제2, 제3의 위안부 기림비 건립을 추진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글·하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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