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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폐막일인 지난 3월 27일 오전, 코엑스 국제미디어센터에서 우리나라와 미국·프랑스·벨기에 등 4개국이 연구용원자로에 사용되는 고농축우라늄(HEU)을 저농축우라늄(LEU)으로 전환하기 위한 협력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공동성명을 발표하자 갑자기 각국 기자들의 발길이 잦아진 곳은 핵안보홍보관이었다.
국제미디어센터 내에 조성된 우리나라 정부 홍보관 중 하나인 핵안보홍보관에 4개국 공동사업의 핵심이자 세계 특허를 보유한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의 원심분무기 모형이 전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4개국 공동사업은 먼저 미국이 2012년까지 우리나라에 1백10킬로그램의 저농축우라늄을 제공하고, 우리나라에서는 KAERI가 개발한 원심분무기술을 이용해 우라늄-몰리브덴 합금(U-Mo) 분말 1백킬로그램을 2013년 중 제조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프랑스 아레바체르카사에 제공,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고밀도 U-Mo분말로 제조, 프랑스·벨기에에서 작동되는 연구로에 사용해 고농축 우라늄 사용을 줄여나가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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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농축우라늄은 핵무기 개발에 사용될 수 있고, 핵테러에 악용될 수 있어 사용을 줄여나가는 추세입니다. 저농축우라늄이 고농축우라늄보다 효율성이 낮아 이를 높이기 위해 순수 분말 형태로 가공하는 것입니다.”
이 원심분무기 개발을 주도한 사람이 KAERI 연구로핵연료개발부의 김창규(60) 책임연구원이다. 대전시 유성구 대덕대로에 위치한 KAERI의 연구로핵연료개발부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이 원심분무기가 세계 특허를 2개 보유하고 있어 이번 협력사업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1990년대 우리보다 기술이 앞섰던 캐나다에 가서 보니 선반사가 우라늄을 깎고 가루를 내 연료봉을 만들더군요. 그래서 차라리 녹여서 고운 가루로 만들면 연료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 게 이 원심분무기 개발의 핵심이었습니다.”
김 연구원은 원심분무기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장세정(56) 책임기술원을 소개했다. 금속공학을 전공한 김 연구원을 도와 직접 원심분무기를 설계한 장본인이다. 이 둘과 함께 여러 겹의 보안문과 안전장치를 통과해 마주한 실물 원심분리기는 전체 높이가 약 3.5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아이스크림콘 모양이었다.
위쪽의 금속 덮개를 열고 저농축우라늄을 고열에도 견디는 판 위에 얹은 뒤 1천8백도가 넘는 고열을 가하면 마치 안개처럼 공기중에 퍼져 표면장력에 의해 구형으로 응고된 금속 분말이 아이스크림콘 모양의 용기 내부 벽을 따라 흘러내려가 콘의 아래에 모인다.
김 연구원은 1983년, 장 기술원은 1984년 KAERI에 들어가 1993년 우라늄을 위한 원심분무기 1호를 개발한 뒤 2003년 원심분무기 2호를 개발했다. 이들이 소개한 것은 2호다. 여기서 가공된 분말들은 1997년부터 미국과 프랑스 등지로 수출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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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우리나라가 이 분야에서 선진국에 꼽힙니다. 머지않아 의료용 동위원소 생산에 사용되는 고농축우라늄 ‘타깃’을 저농축 ‘타깃’으로 전환하는 사업도 이뤄질 것입니다.”
정 기술원은 “솔직히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작업 환경이 심란해 독학으로 산업안전기사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며 “사람들이 지나치게 겁을 내는데 정확히 알고 대처한다면 그리 어려운 분야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작업 환경에 대해 3D가 아니라 5D라며 웃었다. 하지만 과거보다 수준 높은 각종 안전장치와 안전점검 과정들이 자신들을 지켜준다고 말했다.
“요즘 젊은 연구원들은 힘든 일을 기피합니다.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다루기 쉽지 않은 원자력의 특수성과 중요성을 고려해 우리의 일을 물려줄 든든한 후배들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글·박경아 기자![]()
‘서울 코뮈니케’를 통해 핵안보의 실천적 이행을 한 단계 높인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는 회의 운영 자체도 성공적인 정상회의로 평가받고 있다.
조희용 핵안보정상회의 준비위원회 부단장은 “핵안보정상회의가 끝난 이후 이번 회의 참가국과 국제기구로부터 회의 준비 과정과 관련된 자료 요청이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먼저 2014년 3차 핵안보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한 네덜란드가 서울 벤치마킹에 나섰다. 네덜란드는 지난 3월 28일 핵안보정상회의장에서 열린 ‘역사적 현장 체험전’에 사절단을 보냈다. 실제 정상회의장의 규모며 테이블 배치, 공간 구성 등을 직접 돌아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정상회의장을 중심으로 직접 테이블의 크기를 측정하고 이곳저곳 자세한 모습을 기록할 수 있도록 사진 촬영을 했다.
조 부단장은 “네덜란드 사절단이 준비기획단을 찾아 회의 준비와 운영에 대한 노하우 전수를 요청했다”며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리는 동안에도 정상회의장에 입장한 각국 정상들이 간결하면서도 품위 있고, 대형 LCD 화면 등 뛰어난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정상회의장에 대해 ‘원더풀’을 연발했다”고 전했다.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폐막한 27일 오후에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이번 정상회의를 전부 벤치마킹하라”는 주문을 받은 중국 관리 30명이 정상회의장에 들어와 회의장 곳곳을 살폈다. 캠코더로 회의장 내부를 찍고, 테이블 재질, 자리 배치 간격 등에 대해서도 자로 재가며 확인했다.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는 정상들이 앉았던 의자 등받이 뒷면에 각국과 기구의 명칭을 일일이 새긴 것이 매우 인상적이라며 인터폴이 새겨진 의자를 구입하고 싶으니 구입 방법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하며, 아랍에미리트(UAE) 관계자는 “정상들에게만 제공됐던 러펠핀의 제작업체 정보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한편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역사의 한 장으로 기록될 수 있도록 정상회의 테이블(우리나라 정상), 정상명패, 기념품, 의장기 등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행사 기록물은 국가기록원에 이관되어 영구 보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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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