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지난 4월 4일 정부는 김황식 총리 주재로 ‘제1차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열었다. 지난 2월에 발표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 추진 상황을 점검하는 자리였다. 장관급 인사 10명과 민간 전문가 9명으로 구성된 학교폭력대책위원회는 이 자리에서 올해 1~2월 전국 초·중·고생 5백58만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학교폭력 실태 전수(全數) 조사’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집중 논의했다.
오랜 논의 끝에 학교폭력대책위원회는 학교폭력 실태를 국민에게 숨김없이 공개하고,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보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4월 중 교과부와 전국 학교별 홈페이지에 학교폭력 실태가 공개된다. 또한 내년부터는 학교 정보 공시 사이트인 ‘학교 알리미’에도 이 내용이 공시된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학교폭력 실태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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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공개될 정보는 ▲조사 시점 당시 학생 수 ▲응답 학생 수(비율) ▲피해 경험 학생 수(비율) ▲‘일진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 수(비율) ▲피해 유형별·장소별 응답 비율 ▲학교별 학교폭력 실태 전수조사에 대한 대책 및 처리결과 보고서 등이다.
김황식 총리와 함께 학교폭력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는 이번 정보 공개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학교폭력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학생이나 학부모가 폭력의 개념을 정확히 모르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가해 학생들은 대부분 자신의 행동을 ‘장난이었다’고 말하고, 그 부모들은 ‘친구들 사이에 있을 수 있는 일’로 치부하려 들죠.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며, 더 큰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없습니다. 이번 정보 공개·공유는 폭력의 개념에 대한 전국적 합의를 이뤄내는 좋은 방법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학교폭력 실태 조사를 매년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후 그 결과를 공시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설문 형태의 실태 조사 과정에서 회수율이 지나치게 낮은 학교에 대해서는 시·도 교육청 주관의 별도 설문조사를 실시해 교과부에 보고하도록 보완 조치할 방침이다. 학교폭력 실태 공개는 정부와 학교, 지자체가 공조할 토대를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정부가 이번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통해 그리고 있는 구체적 학교폭력 근절 방안을 보면 이렇다.
학교장이 학교별 폭력 실태 분석을 시·군·구 단위의 ‘학교폭력대책지역협의회’에 보고하면, 전국 시·도 교육청은 이 자료를 토대로 학교폭력이 심각한 학교를 선정해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한다. 학교에 전문 상담인력을 지원하고, 전문가를 통해 심층컨설팅을 받게 하는 식이다. 교원·학생·학부모 대상의 교육도 그중 하나다.
교과부는 교과부대로 ‘일진경보제’에 따라 경찰청과 공조해 폭력서클이 있는 학교에 대해 조사하고 지원책을 마련해 간다. ‘일진경보제’는 한 학교에 일정 수준의 폭력 위험이 감지되면 관련 기관이 피해 사실을 조사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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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학교폭력대책위원회’는 그동안 교과부와 경찰청이 추진해 온 상황을 보고하는 자리였다. 경찰청은 학교폭력 종합대책 발표 후 일진 등 학교폭력 서클 특별단속 기간을 운영해 일진 등 불량서클 4백8개(5천42명)를 확인하고 이 중 1백8개 서클(1천5명)을 해체했다.
또 보복폭행 방지를 위한 신고자의 익명성 보장 등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 운영에 전력했다. 그 결과 지난해 26건에 불과했던 신고 건수가 올해 4천1백26건으로 급증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 1월만해도 4백40건에 불과했던 경찰서 신고접수도 2월엔 1천6건, 3월엔 1천1백70건으로 증가 추세다. 경찰청은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를 17개 지방경찰청에 확대 설치할 예정이다.
정부는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라 피해 학생과 부모는 물론 가해 학생과 부모까지 치료·교육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전문가 상담을 통해 특별교육과 심리치료를 실시해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의무화한 것. 특히 가해 학생이 특별교육을 받을 경우 보호자인 학부모도 의무적으로 교육을 이수하도록 했다. 학부모가 불응할 경우 시·도 교육감이 특별교육을 실시하는데, 이에도 불응할 시에는 3백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한편 학교폭력대책위원회는 이번에 학교폭력 예방 우수 학교도 공개했다. 충북 청원의 내수중학교는 스포츠 활동을 통해, 경기 안양의 안양여고는 또래상담 활동을 통해 학교폭력이 급감해 우수 학교에 선정됐다.
내수중학교는 지역적으로 학생들 간 갈등 요인이 상존해 이를 해소하고자 2010년 ‘학교폭력 추방 스포츠리그’를 도입했다.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농구팀과 축구팀에 가입, 선수·감독·코치·심판·주장·기자·준비위원 등으로 역할 분담해 팀을 꾸리고 경기에 참여하는 방식이었다. 각 팀의 단장은 교사가 맡았고, 폭력 연관 가능성이 큰 학생의 경우 담임교사가 참여를 유도해 팀원이 되도록 했다.
이 학교 정구영 교감은 “첫해 60여 명에 불과했던 참여 학생이 지난해 1백36명으로 증가한 데 이어 올해는 1백86명이 될 정도로 호응도가 높다”며 “참여 학생이 늘어날수록 학교폭력이 급격히 감소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를 주재한 김황식 총리는 “학교폭력 없는 행복한 학교만들기 원년이 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총력을 기울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서철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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