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산유국을 향한 대한민국의 오랜 꿈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3월 5일 UAE 아부다비에서 한국컨소시엄(한국석유공사, GS에너지)과 UAE 국영석유사인 아부다비석유공사(ADNOC)가 3개 미개발 유전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석유공사와 GS에너지는 이달 안에 각각 34퍼센트와 6퍼센트를 출자해 아부다비석유공사(60퍼센트)와 함께 합작법인을 세우고 유전개발을 시작한다. 계약기간은 30년으로 이르면 2014년부터 유전 3곳에서 하루에 최대 4만3천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게 된다. 우리 측 지분물량은 하루 1만7천배럴로, 그동안 해외에서 확보한 원유 생산 물량만 놓고 볼 때 영국 다나(하루 4만8천배럴), 캐나다 하베스트(하루 3만8천배럴)에 이어 역대 3위 규모다. 한국컨소시엄은 향후 투자비용 50억달러 가운데 지분 비율만큼인 20억달러가량을 부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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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시엔 생산물량 1백퍼센트를 국내에서 도입할 수 있다는 조항도 넣었다. 1만7천배럴로 계산했을 때 0.5퍼센트포인트 오르는 자주개발률은 비상시를 기준으로 하면 1.3퍼센트포인트 높아지게 된다.
이번 건으로 대한민국은 UAE가 33년 만에 유전을 개방한 첫 국가가 됐다. 1979년 일본 업체가 해상유전 개발에 참여한 것이 마지막이기 때문이다. UAE는 석유 매장량이 1천억배럴로 세계 6위의 매장국이고, 지금까지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4개국만이 진출해
있었다.
중동은 전 세계 석유 매장량의 54퍼센트, 매장량 상위 10개국 중 절반이 속해 있는 핵심 유전지역이지만 진출 자체가 매우 어렵다.
전후 빠른 경제 재건을 위해 해외기업에 유전을 개방한 이라크를 제외하면, 사우디, 쿠웨이트 등 대부분의 국가가 직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유전개발 참여 가능성이 희박하다.
이라크 유전 입찰 시에도 일정 규모의 자격을 갖춘 해외 석유회사만 참여가 가능하다. 따라서 UAE는 추가로 진출 가능한 사실상 유일한 국가인 셈이다. UAE는 고품질의 원유와 안정적인 투자 여건도 보유하고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UAE의 원유는 최고 품질인 고급 경질유로 API 기준 35도, 여타 중동지역은 30도다.
UAE의 경우도 진입 장벽이 매우 높지만 정상외교 등을 통해 구축된 양국간 신뢰관계에 기반해 자원개발역사가 35년밖에 안 되는 우리나라에 특별히 문호를 개방했다. 공기업인 석유공사와 함께 한국컨소시엄을 구성한 GS에너지도 참여하게 됨으로써 민간기업에까지 기회가 확대된 것도 의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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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본계약을 통해 UAE 유전 추가 진출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
아부다비의 실력자인 모하메드 왕세자(Sheikh Mohamed Bin Zayed Al Nahyan)가 이번 계약에 깊은 관심을 보인 것이 단적인 예다. 모하메드 왕세자는 당초 서명식에 참석하려 했으나 일정상 참석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례적으로 이날 오후 5시 왕세자궁에서 서명식 관계자들과 별도 접견자리를 마련하고 이번 본계약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양국간의 ‘1백년간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확인시켜 줬다. 막후 협상을 주도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은 “UAE 최고통치자인 아부다비 국왕, 왕세자와 대한민국 대통령의 무한한 신뢰 없이는 이번 최종계약이 체결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본계약은 과감하고 혁신적인 자원개발 정책의 대표적 성과로 평가된다. 정권 초기인 2008년 6월부터 석유공사 대형화 전략을 수립해 단기간 내 규모의 경쟁력 확보를 추진했다. 광구확보 방식도 불확실성이 높고 장기간 소요되는 탐사광구에서 생산광구 인수·M&A(인수합병) 중심으로 전환해 자주개발률 제고를 도모했다. 그 결과 2007년 4.2퍼센트에 불과했던 자주개발률은 2011년 13.7퍼센트를 기록했다.![]()
이날 서명식에서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번 계약 체결로 해외 자원개발 35년 역사에 불과한 우리에게 새로운 유전개발의 시대가 열렸다. 이는 2009년 원전계약 체결 이후 양국간 성립된 ‘1백년간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더욱 성숙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간 기업으로 참여한 GS칼텍스의 허동수 회장은 “40년 석유·에너지사업에 종사한 이래 가장 기쁜 날”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는 그동안 에너지 협력을 통해 한·UAE 양국이 쌓아 온 경험과 신뢰를 바탕으로 양국의 협력분야를 전 산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UAE와는 지난 2009년 원전계약 이후 정보통신(ICT),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에서 협력강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으며, 향후 스마트그리드, IT의료 등도 상호협력 가능성이 큰 분야로 평가된다. 특히 UAE의 자본과 우리나라의 우수한 기술력이 만나면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UAE 아부다비투자청(ADIA)은 약 6천3백억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국부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글·박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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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