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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22일 서울 명동에 한 무리의 사람이 나타났다. 그 중에는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도 있었다. 홍 장관은 “절전은 타이밍, 아껴요 1118”이라는 문구가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있었다. 같은날 발대식을 가진 ‘에너지절약 시민감시단’과 함께 에너지 절약 거리 캠페인에 나선 것이었다.

시민감시단은 에너지시민연대를 중심으로 지자체의 지역대표와 시민단체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으로 지난 15일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4인 1조로 팀을 구성해 2월 말까지 에너지 절약 계도와 홍보를 할 계획이다. ‘아껴요 1118’은 동절기 전력 피크타임인 11시와 18시를 전후해 각각 1시간씩 절전에 동참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겨울철 전력 사용 절감에 정부가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 겨울 전력 사정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연중 최대 전력 피크치가 겨울철에 발생하고 있다. 특히 난방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최근 5년간 전체 전력 사용 증가율은 연평균 6퍼센트에 그친 반면 난방전력 증가율은 14퍼센트에 달했다.




전력은 갑자기 공급을 늘릴 수 없기 때문에 수요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산업, 건물, 가정등 전력 사용 주체별로 절전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절전 이행 기준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에는 과태료 등 제재를 가하고 모범적인 곳은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이행률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전력 사용량이 가장 많은 산업체에는 업종별 특성에 따라 10퍼센트까지 절전 규제를 한다. 먼저 산업 부문 전력피크의 52퍼센트를 차지하는 1천킬로와트 이상 7천여 개 업체들은 피크시간(10~12시, 17~19시) 사용량을 전년 대비 10퍼센트 감축해야 한다.

하지만 총사용량 감축이 아니기 때문에 피크시간을 피하기만 하면 된다. 조업시간 조정, 자체 보유 발전기 가동, 조명·난방·사무기기 절전 등을 통해 생산 차질 없이 무난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천킬로와트 이하인 업체는 피크타임 10퍼센트 감축을 권고할 계획이다.

이행률을 높이기 위해 인센티브와 제재를 함께 실시한다. 조업시간을 토요일로 이동한 산업체엔 토요일 최대부하 전기요금을 약 30퍼센트 경감해 준다. 하지만 감축률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엔 과태료를 부과하고 이행률이 낮은 곳은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감축 계획은 업종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된다. 석유화학이나 정유산업 등 24시간 조업을 하는 경우엔 일률적으로 10퍼센트 감축이 쉽지 않다. 이에 따라 평시 5퍼센트 감축이나 전력 수급상황이 특히 좋지 않은 1월 2~3주 사이에 20퍼센트 감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 건물은 산업 부문에 이어 2번째로 전력 사용이 많다. 전력 사용 규모에 따라 다른 절감 이행 기준을 적용한다. 1천킬로와트 이상을 사용하는 6천7백여 개의 초대형 빌딩은 피크시간 동안 전년대비 10퍼센트 감축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시에는 최대 3백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1백~1천킬로와트를 사용하는 4만7천 개 중대형 건물은 실내온도를 20도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지난해 4백78개 건물에 불과했던 규제 대상을 대폭 확대하고 지자체 등을 통해 이행여부를 관리할 예정이다. 이 밖에 소형 건물과 소매상가는 업종별 협회를 통해 자발적 감축을 유도할 계획이다.

네온사인 사용도 제한된다. 17~19시 사이엔 네온사인 조명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19시 이후에는 1개만 이용할 수 있다. 네온사인간판은 일반간판보다 8배나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가정 부문에서는 전자제품의 효율을 개선하기로 했다. 가정 내 전력 사용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가전제품의 효율기준을 강화해 고효율 제품이 더욱 많이 보급되도록 유도한다. 현재 49퍼센트인 세탁기의 1등급 비중을 10퍼센트로 축소할 예정이다.

겨울철 전력피크의 주범으로 알려진 전기스토브와 전기온풍기 등은 에너지 비용 표시제를 실시한다. 한 달 전기 사용량과 전기요금 등을 제품에 표시해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선택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전기장판, 전열보드, 전기온수매트, 전기라디에이터, 전기침대 등도 올해 안에 에너지 비용 표시 대상으로 추가할 예정이다. 허위 표시를 한 경우엔 과태료를 부과한다.

공공기관은 규제 강도가 가장 강하다. 우선 공공기관 1만9천개소는 전력 사용량을 전년 대비 10퍼센트 감축을 의무화했다. 실내온도는 18도 이하이며 피크시간에는 난방을 중지한다. 내복 입기도 생활화하기로 했다.

글·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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