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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는 2006년 4월 도의 슬로건을 ‘녹색의 땅 전남’으로 정했다. 그리고 그 이미지에 걸맞게 친환경 농업 육성, 가로수 확대, 도심 숲과 소공원 조성 등 녹지 면적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전남을 녹색의 땅으로 만드는 과정은 수월치 않았다. 무엇보다 전남의 조경수 생산 실적이 전국의 8퍼센트밖에 안 되었기에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조경수를 비싸게 구입해 사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전남도는 머리를 맞댔다. 그리고 ‘버려지는 나무들’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매년 전국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숲 가꾸기 사업의 규모는 19만9천 헥타아르. 1헥타아르 당 4백여 그루의 간벌목이 발생되는 것을 감안하면 전국적으로 베어져 버려지는 나무는 8천만 그루에 이른다. 전남만 해도 연평균 4만 헥타아르의 숲 가꾸기 지역에서 1천6백만 그루의 나무가 버려지고 있었다. 숲 가꾸기 사업장뿐만 아니라 도로 공사, 임도 개설 등 각종 개발사업장에서 버려지는 나무까지 합하면 그 양이 엄청나다.
더욱이 베어진 나무는 대부분 현장에 방치되거나 일부 농어촌에서 땔감 또는 톱밥 제조 등에 이용되고 있을 뿐이었다. 개발사업의 편리성만을 고려해 수십 년 동안 가꿔온 귀중한 수목이 헛되이 버려지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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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산림소득과는 숲 가꾸기 사업장이나 각종 개발사업장에서 베어질 나무 중 조경 가치가 있는 나무와 개인이 기부한 나무들을 모아 두었다가 녹화사업에 활용하는 나무은행 제도를 구상해냈다. 이렇게 하면 예산을 절약해 더 많은 녹화사업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나무은행은 예산 부족으로 녹화사업이 어려웠던 전남도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전남도는 2007년 7월 나무은행 설치 및 운영을 위한 기본 계획을 확정했다.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간담회를 연 전남도는 산림자원화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는 순천, 곡성, 고흥, 보성, 화순, 장흥, 해남, 함평군 등 9개 시군에 시범적으로 나무은행을 설치해 운영에 들어갔다. 같은 해 11월에는 21개 시군으로 나무은행 제도를 확대했다. 처음엔 업무가 늘어난다며 난색을 표하던 시군 담당 공무원들도 이내 취지에 공감해 적극 나섰다.
전남도는 나무은행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나무은행 담당자 워크숍을 세 차례 개최하고, 나무의 굴취 대상지 선정 요령과 굴취, 운반, 사후관리 요령 등을 담은 ‘나무은행 수목관리 매뉴얼’을 제작 배포했다. 도민 누구나 나무 기증과 분양을 신청할 수 있도록 나무은행 홈페이지도 구축했다.
지금까지 나무은행에 수집된 나무는 총 6만4천2백30그루. 시군 산림 관련 부서에서 전화, 인터넷, 방문 신청 등으로 접수를 한 뒤 공무원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개인이나 기관에서 폐기할 나무를 기증받아 수집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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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은행에 예치된 나무들은 공공 목적의 지역개발사업에 우선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광양 마동공원 내 도심 숲 조성, 담양 대덕 가로수 조성, 곡성 소나무 특화숲 조성, 장흥 우드랜드 가로수 조성, 강진 주작산 휴양림 및 여수엑스포 대상지 경관 조성 등이 지금까지 활용된 대표적인 예다.
일반 주민이 개인적으로 나무은행의 나무를 조경에 활용하고자 할 때에는 입찰을 통해 매각함으로써 시군 재정에 보탬이 되도록 했다.
전남도 이원희 산림소득과장은 “나무은행 사업은 버려지는 나무를 공공사업장 등에 활용함으로써 소중한 자원이 낭비되는 것을 막고 예산까지 절감했을 뿐 아니라, 공공근로를 통한 고용창출 효과까지 거두었다”고 밝혔다.
이 과장에 따르면 나무은행을 운영한 결과 가로수, 도심 숲 조성 등 1백11개 사업장에서 1백39억원의 예산이 절감됐다고 한다. 또한 현재 나무은행에 예치된 수목 3만6천8백13그루의 기대가치가 1백77억원에 이른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목의 수집과 운반, 식재, 사후관리를 위한 작업단을 운영함으로써 하루 2백86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이 과장은 “나무를 옮겨 심을 포지를 확보하는 것에서부터 작업단을 구성하고, 산주 동의서를 받고 사후관리를 하는 등 현장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지만 커다란 성과를 얻어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2012 여수세계박람회와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개최를 앞두고 나무은행 포지와 수목 수집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시군별로 운영돼왔던 나무은행을 앞으로는 도 단위로 광역화해 시군 간 수목 거래를 유도해나갈 계획이다.
무엇보다 나무은행 사업은 도민의 참여가 중요하다. 따라서 도민 참여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신문과 방송, 반상회 등을 통해 홍보를 강화하고 나무은행 홈페이지를 통해 나무은행에 관한 각종 정보를 도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처럼 나무은행은 기후변화 위기를 타개하고 녹색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 대안이 되고 있다. 또한 예산을 절약하고 버려지는 자원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높여주는 효과를 내고 있다. 앞으로 나무은행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그래서 전남도가 좀 더 일찍 ‘녹색의 땅’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글·백경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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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