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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 2일 동남아 10개국 정상을 초청해 한·아세안(ASEAN)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한다. 동남아시아 10개국 정상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다지고 향후 경협의 진로와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다.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20주년을 기념하면서 제주도에서 개최하는 이번 행사는 4강 외교의 성과를 바탕으로 신아시아 외교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주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아세안 시장의 잠재력과 한·아세안 경제협력 현황 및 성과를 살펴보고, 통상외교 차원에서 주요 정책 방향을 검토하고자 한다.

동남아시아 주요국은 1980년대 후반 이후 7, 8퍼센트에 이르는 경제성장을 기록하면서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신흥시장(Emerging Market)으로 성장했다. 1990년대 초반 선진국의 보호주의 강화와 지역주의 대두, 중국경제로의 투자확대 등에 따른 새로운 국제환경에 직면해 아세안은 역내 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기존 회원국 6개국으로 구성되었던 아세안은 1995년 베트남이 신규 가입한 이후 미얀마, 라오스에 이어 1999년 캄보디아가 가입함으로써 동남아 10개국 모두 회원국이 됐다.

우리에게 동남아시아는 시장 개척, 투자 진출, 자원개발 및 경제개발 지원 등 각 분야에서 협력 잠재력이 큰 지역이다. 교역규모는 중국, 유럽연합(EU)에 이어 3대 교역시장으로 부상했고, 우리 기업의 제2의 투자진출 지역이며 건설시장이다. 또한 석유,천연가스 등 주요 자원의 안정적인 공급원이기도 하다.

 



아세안의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한국의 대(對)아세안 교역은 지속적으로 증가, 2004년 4백64억 달러에서 2008년 9백2억 달러로 지난 5년간 2배로 급증해 중국, EU에 이어 우리의 3대 교역시장으로 부상했다. 동남아와의 교역에서 특징적인 것은 상호 보완적 경제구조로 인해 대규모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과 아세안이 상호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호혜적 협력관계를 발전시켜나가기 위해서는 아세안 국가들과의 전면적이고 다층적인 협력을 강화해나가야 한다. 최근 금융위기, 기후변화 등 주요 현안별로 역내 국가들과 연대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아세안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단기적인 협력사업보다는 동남아 각국에 신뢰감을 주고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아세안 개발 이니셔티브’라는 종합적인 협력프로그램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는 중점지원국가로 선정돼 중점적으로 공적개발원조(ODA)를 공여하고 있다. 1987년 이후 유상원조는 44개 사업에 약 9억 달러의 차관이 공여됐다. 아세안 회원국에 대한 무상원조는 1991~2007년간 총 2억8천2백만 달러를 지원했고, 그중에서 4개 후발국가(CLMV·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에 대한 지원은 총 1억5천3백만 달러를 지원해 아세안 회원국 지원 실적의 54%를 차지한다. 역내 개발격차 지원을 위해 개발수요가 큰 베트남과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에 대한 지원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성장 속도가 빠르고 시장잠재력이 큰 지역으로서 아세안이 차세대 유망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고, 최근에는 아세안+3 협력체제의 강화와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등이 추진되면서 개발협력 수요가 증대되고 있다. 따라서 아세안과의 협력사업을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지원체제를 구축하고, 경제개발 초기단계에 있는 저개발국에 대해 중점적으로 ODA를 지원해야 할 것이다.

아세안 회원국 내에서 저개발국들은 발전단계나 개발격차가 크므로 나라별로 차별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같은 시장잠재력이 큰 국가는 물론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같은 최빈개도국에 대해서도 경제 지원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

특히 아세안에 대한 개발협력에서 중점을 둬야 할 부분은 지역통합정책과의 연계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07년 6월에는 한·아세안 FTA 상품협정이, 2009년 5월에는 한·아세안 FTA 서비스협정이 발효됐다. 올해 4월에는 한·아세안 투자협정 협상이 타결되면서 앞으로 양 지역 간의 경제교류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아세안 FTA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더라도 역내 개발격차가 심화된다면 경제통합 효과는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아세안 후발국에 대한 체계적 지원을 위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아세안 개발 이니셔티브’라는 종합적인 프로그램을 만들 필요가 있고, 다양한 협의채널을 활용해 구체적인 개발협력 사업을 확대해나가야 할 것이다.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아시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역내 국가들을 위해 건설적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는 아세안 역내 주요 국가에 지한파(知韓派)를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육성해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국의 우수한 인재를 국비유학생으로 초청해 한국의 사회문화를 접하게 하고 교육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지름길이다.

또한 신아시아 외교구상에서 제시된 녹색성장 벨트로 메콩강 유역을 설정해 환경협력을 위한 ODA를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미 우리나라는 2012년까지 총 2억 달러 규모의 ‘동아시아 기후 파트너십’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므로 아세안 역내 기후변화 관련 기술 및 자금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그동안 4강 외교에 치중되던 것에서 벗어나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아시아 지역으로 실용외교의 지평을 넓혀나갈 수 있는 중요한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아세안 국가에 대한 우리의 역할과 기여를 증대함으로써 경제 중심의 협력 네트워크를 안보·문화 분야까지 포함하는 전방위 협력으로 확대해나갈 수 있는 지역현안에 대한 치밀한 분석과 적절한 전략수립이 시급하다.

글·권율(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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