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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는 총 34개 사업을 중복으로 수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택지개발, 공공 임대주택, 도시개발 및 도시재생사업 등이다. 택지개발을 본업으로 하는 토공과 주택건설을 본업으로 하는 주공이 서로 닮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김형수 기획재정부 경영혁신과장은 “2007년 전체 매출액에서 택지개발이 차지하는 비중이 토공은 82퍼센트, 주공은 31퍼센트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는 양 공사가 무리한 신규 택지개발사업을 펼친 탓이다. 경쟁적인 사업 확장은 결국 16만 가구에 달하는 미분양 아파트를 양산하는 데 한몫했다.
또한 택지개발과 주택건설사업의 분리로 주택건설비가 상승했다. 상승분은 고스란히 서민들의 몫이 됐다. 이뿐만 아니라 주택건설 사업자의 의도와 목적을 택지개발계획에 미리 반영할 수 없어 입체적인 도시개발이 어렵다는 점도 토공과 주공의 통합이 필요한 이유로 지적됐다.

정부는 1993년부터 공기업 민영화와 기능조정을 위해 주공과 토공의 통합을 추진했다. 외환위기 직후엔 구조조정 차원에서 주공의 민영화가 추진됐으며, 2001년과 2006년에도 관련법안이 국회에 제출됐으나 번번이 반대에 부닥쳐 무산됐다. 현 정부 들어서도 양 기관 통합에 대해 토지공사 노조 등의 반대가 심했으나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결국 지난 4월 30일 토공·주공 통합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으로써 15년간의 지루한 통합 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국토해양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1차관을 위원장으로 하고 주택토지실장, 민간전문가 15명 등을 포함한 ‘통합공사 설립위원회’를 설치했다. 위원회는 기능 조정, 조직 및 재무 통합, 사규 제정, 정관 작성 등의 통합 업무를 추진한다.
여기에 통합 업무를 실무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설립사무국도 설치해 운영한다. 국토해양부 토지정책관이 사무국장을 맡고 국토해양부, 주공, 토공 등에서 파견된 44명이 총 4개 팀(기획총괄, 총무, 법령정비, 홍보전산)으로 구성돼 운영된다. 통합공사는 오는 10월 1일 출범할 예정이다.
통합공사의 출현으로 가장 기대되는 점은 주택가격 인하다. 택지개발과 주택건설사업의 수직화로 그간 따로 개발하며 낭비한 비용을 최소 4퍼센트 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85제곱미터 아파트를 기준으로 볼 때 분양가를 1천만원 정도는 낮출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는 토공이 개발한 택지를 주공이 매입하고 분양하는 식이어서 분양원가가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한 토공과 주공의 통합을 통해 택지개발과 주택건설사업이 종합적으로 검토될 수 있게 됐다. 한 기관에서 도시계획을 일원화해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그간 진행해오던 중구난방식 도시개발사업의 폐단을 막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양 공사가 펼쳐오던 수주 경쟁도 사라져 경영효율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약 7천3백여 명(주공 4천3백86명, 토공 2천9백82명)에 이르는 양 공사 임직원들을 감축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양 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본사와 지사 등 중복자산을 매각해 부채비율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먼저 천문학적인 부채 문제다. 2011년 통합공사의 부채 규모는 1백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하루 이자만 1백40억원을 내야 한다. 일각에서는 부채가 결국 국민의 몫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양 공사 측은 단기적으로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분양주택과 대지 등 재고자산의 장부가치가 주공 19조2천억원, 토공 28조8천억원 등 48조원에 달해 상환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SET_IMAGE]2,original,right[/SET_IMAGE]통합공사의 본사 이전지 선정도 딜레마다. 참여정부 시절 토공은 전북 전주(완주), 주공은 경남 진주 혁신도시로 각각 이전키로 결정됐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운 채 이번 국회에서도 통합공사의 본사 이전도시를 결정하지 못했다. 통합공사의 윤곽이 나오는 시점까지 판단이 유보될 전망이다.
통합에 따른 인원 구조조정도 난제다. 대규모 구조조정 및 조직개편을 위해서는 양 노조와도 긴밀하게 협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구조조정 방안이 이른 시일 안에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통합의 개념을 정립하는 문제다. 물리적 결합과 화학적 조화 중에서 양 공사의 통합은 후자 쪽으로 가야 한다. 중복 사업부서의 통합, 유기적인 조직 구성, 조직 슬림화, 경영 정상화 등을 통해 화학적 결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어야 통합의 의미를 살릴 수 있다.
이종상 토공 사장은 “양 기관의 합리적인 경영효율화가 필요하다”며 “통합이 공기업 선진화의 대표적인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양 기관이 단결해야 한다. 통합된 뒤의 설계도가 잘 그려질 수 있도록 조직을 혁신하고 업무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성장동력사업인 녹색뉴딜, 해외사업, 토지은행 등 경제 살리기를 위한 공사의 미래 역할이 계속 발전될 수 있게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이 사장이 보는 통합공사의 미래상이다.
글·황준호 아시아경제신문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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