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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학군 수요 감소… 전셋값 진정됐다




이사철마다 반복됐던 서울의 전세금 폭등세가 지난해의 8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이는 서울 강남 등 일부 명문학군 지역으로의 이주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주택산업연구원이 5월 27일 발표한 ‘학군수요와 전세가격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말 대비 2012년 3월 말 현재 서울시 전세금 상승률은 0.5퍼센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4.1퍼센트)의 12.4퍼센트 수준에 그쳤다. 특히 ‘교육특구’로 불리는 강남(—.2퍼센트)과 양천(—.4퍼센트) 노원구(0.0퍼센트)는 전세금이 오히려 떨어지거나 제자리걸음을 보였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거래 현장의 분석과도 일치한다. 6월 1일 부동산114 발표에 따르면 이번 주(5월 28일∼6월 1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01퍼센트 하락했다. 신도시 역시 0.01퍼센트 내렸다. 서울에선 강동(—.05퍼센트), 강남(—.05퍼센트), 양천(—.04퍼센트), 광진(—.04퍼센트), 노원(—.03퍼센트), 강서(—.03퍼센트) 등이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강남구의 경우 전세수요가 줄어들면서 최근 2∼3년간 오른 전세가격이 조정됐다. 대치동 대치아이파크와 선경1차, 도곡동 역삼 럭키 등 중대형 아파트 전세가격은 1천만∼3천5백만원 하락했다.

반면 은평구 동대문구 마포구는 저가 매물이 소진되며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

강남학군의 전셋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이유는 무엇일까. 주택산업연구원은 가장 큰 이유로 학생 수 감소를 꼽았다. 연구원에 따르면 2000년 1백59만8천1백16명이던 초·중·고등학교 학생 수는 지난해 1백21만9천7백99명으로 23.2퍼센트나 감소했다.

보고서 작업을 주도한 주택산업연구원 노희순 책임연구원은 “초등학생 이상의 자녀를 둔 30~50대 부모는 자녀교육을 목적으로 명문학교가 있고 교육환경이 좋은 일명 명문학군으로 이주하려는 의사가 있다”며 이를 학군수요라고 정의했다. 학군수요는 10년 이상 유지되면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교육 커뮤니티 가치가 형성된다. 이 수요는 입학·졸업 등에 따른 계절성이 강하며, 사교육 수요 및 기능을 확대시키는 효과를 갖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인구 자체가 감소한 데다 교육정책이 전반적으로 평준화 경향을 띠고 있다”며 “특히 초등학생 수의 감소세가 29.4퍼센트로, 중학교 12.1퍼센트, 고등학교 21.9퍼센트보다 높아 학생 수 감소 추세는 장기적 성격을 띠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남구의 순전입 학생 수는 2003년 3천3백47명을 고점으로 점차 감소, 2008년엔 1천8백41명으로 나타났다. 2011년엔 1천6백35명으로 200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토해양부에서 2년마다 실시하는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서울에 거주하는 3백46만 가구 중 자녀교육 때문에 이주한 가구 수는 총 40만8천4백91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를 “서울에 살고 있는 1백 가구 중에서 약 12가구가 자녀의 교육 때문에 이주하는 학군수요”로 해석했다. 학군수요가 높은 순으로는 8학군(강남·서초)이 31.9퍼센트로 가장 높고, 6학군(강동·송파)이 15.6퍼센트, 7학군(강서·양천)이 13.9퍼센트로 그 뒤를 이었다.

노 책임연구원은 “강남 학군의 경우 이사계획가구 대비 잠재수요의 비중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강남 학군수요의 감소를 의미하는 것으로, 최근 강남 지역의 안정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학군수요는 학부모의 교육열 정도나 자녀의 학업성적, 향후 진학목표로 삼는 고등학교나 대학교가 어디냐에 따라 길게는 10년(초등학교 4학년 이후), 짧게는 2~3년(중학교 3학년 또는 고등학교 1학년)의 기간을 갖고 이주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 최소 2년 이상 장기적으로 거주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주거안정을 위해 상대적으로 자가를 선호하는 경향을 띠어 왔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까지는 매매가격 상승률이 높아지면서 주택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원하는 학군지역으로 이주하는 데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에 부담이 적은 전세주택에 대한 소비성향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대입 수시전형이 다양화하고 내신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도 영향을 끼쳤다. 여기에 쉽게 출제되고 있는 수능시험도 한몫했다. 서울대는 2013년 대입에서 정원의 80퍼센트를 수시로 모집할 계획이다.

이는 고교별 2명 이내의 학교장 추천이 가능하고 수시모집 중 30퍼센트가 지역균형선발 모집 대상이기 때문에 명문학군에 대한 선호가 약화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노 책임연구원은 “교육의 효율성을 추구하고 대학에 자율권을 부여할수록 학군수요는 약화되는 경향이 있다”며 “교육정책을 적용하는 시점에 따라 학교별·학년별로 필요로 하는 교육환경이 차별적인 데다 학군의 교육환경이 단기간에 조성될 수 없기 때문에 학군수요가 급격하게 감소할 가능성은 적다”고 했다.

또, “명문학군으로의 이주수요 감소는 출산율 저하에 따른 학생수 감소와 내신비중 증가, 쉬운 대학수학능력시험 등 교육정책 기조의 변화에 따른 것으로, 당분간 특정 학군수요가 전세금을 끌어올리는 사례를 찾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이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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