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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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_IMAGE]3,original,left[/SET_IMAGE]‘거리에 내몰린 사람들-누가 이들의 집을 빼앗았나.’ 지난 5월18일 방영된 KBS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추적 60분>의 제목이다. 시행자가 부도를 내거나 공사를 중단하면서 아파트가 통째로 경매에 넘어가는 바람에 졸지에 거리로 내몰린 공공임대주택 입주민의 억울한 사연을 담은 내용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이렇게 거리로 나앉은 입주자가 전국 500여 아파트 단지의 12만 가구. 문제는 부도난 아파트가 수십조 원의 국민주택기금의 지원을 받아 지어졌다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사라진 내 집!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라며 건설교통부의 현실성이 결여된 대처를 지적하는 것으로 끝맺었다.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던 건교부 직원들은 문제의 심각성에 놀랐다. 그동안 서민의 민원 제기에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반성도 일었다. 이러한 자기반성은 ‘부도 임대아파트 품질관리시스템’ 마련으로 이어졌다. 관련 민원제도를 전면 개선해 더 이상 서민의 고충이 없도록 하겠다는 주무부처의 강력한 의지의 산물이었다.
민간임대주택사업은 1982년 시작됐다. 그런데 1980년대 말부터 시행사의 부도가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그때마다 정부는 분양전환 내지 임차인 경락 등의 방법으로 해결을 모색했다. 그러나 그것은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부도 임대아파트의 근본적 해결책을 모색하던 정부는 2000년부터 지속적인 정리 조치를 통해 부도 임대아파트의 절대수치를 줄여 나갔다.
그런데 최근 부도난 임대아파트에 살다 강제퇴거당하거나 보증금을 떼이는 서민이 부쩍 늘어났다. 외환위기 이후 법원 경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부동산 브로커가 경락받아 임차인을 강제퇴거시키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교부는 그동안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부도 임대아파트 사건은 기본적으로 임대사업자와 임차인 간의 문제라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주택기금이 사용된 만큼 채권 회수를 위해 부도난 임대사업자에 대한 사후처리에만 치중하는 편이었다. 관할 16개 시·도 역시 마찬가지 입장이었다. 민원인의 처지에서 보면 전형적인 공급자 위주의 단편적·부분적 대처로 비칠 수밖에 없었다.
[B]임대주택 입주민 보호대책 마련이 혁신 불러[/B]
건교부가 가장 먼저 착수한 일은 현지 방문과 실태조사였다. 지난 5월24일부터 27일까지 총 3,502가구에 대한 정밀 실태조사를 했다. 이를 바탕으로 건교부는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임대주택검토위원회의 자문과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지난 6월7일 ‘부도 임대아파트 품질관리시스템’이라는 대책을 마련했다.
건교부가 가장 고심한 부분은 어떻게 하면 임차인의 주거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는 가운데 이해당사자 간의 입장차를 조율할 수 있는가였다. 건교부가 마련한 해법은 임대아파트가 부도날 경우 국민주택기금을 활용해 임차인에게 분양전환 및 경락자금을 저리로 지원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건교부는 지난 8월22일부터 주택 가격의 80% 이내에서 연 3%의 이율로 1년 거치 19년 균할분등상환하는 자금지원 정책을 도입했다. 또 지난 7월13일자로 「임대주택법」을 개정해 경매 때 임차인이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임차인 보호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모든 경매 사업장에 경매 중단을 요청할 수 있는 근거도 만들었다.
불가피하게 퇴거당하게 된 임차인에게는 공공기관이 짓는 국민임대주택에 우선 입주하도록 하거나 전세자금 지원, 다가구 임대주택 우선 입주, 주택공사의 전세주택 직접 지원 등의 대책도 함께 마련했다. 그리고 임대업체에는 부도가 발생했을 경우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단지별로 독립된 법인을 설립하도록 하고, 보증보험에도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했다.
[B]예방·발굴 등 4단계 민원 품질관리시스템 구축[/B]
건교부는 이번 임대아파트 관련 대책 마련을 계기로 관련 민원 제도 전반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건교부는 우선 관련 민원 처리 과정을 평가하는 패러다임을 바꿨다. 민원 처리 건수 위주 관리에서 품질관리로 전환한 것이다. 또 ▷사전예방 ▷조기발굴 ▷제도개선▷사후관리 등 4단계로 이뤄진 ‘민원 품질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정책 품질관리와 민원 품질관리가 연계되도록 했다.
‘사전예방’은 정책 수립 및 추진 단계에서부터 고충 민원의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부처 내 이견이나 갈등 등 문제점이 있는 사항은 정책 품질관리 차원에서 의제 점검 및 조정시스템을 통해 사회 문제가 되기 전에 신속하게 조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건교부는 지난 7월부터 ‘일일 주요 정책·상황 보고’를 통해 추진 중인 정책에 대한 정보와 여론 동향을 수집하고 있다. 수집한 정보 중 사회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는 사안은 매주 차관 주재 정책의제점검회의에서 대책을 논의한다. 갈등 우려가 있는 사안은 주무 실장 주재 정책추진협의회에서, 사안이 중대한 경우에는 장관 주재 정책조정위원회에서 다시 논의한다.
이런 사전예방시스템을 통해서도 걸러지지 않는 반복 민원을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우선 올해 말까지 3회 이상 제기된 민원은 전수조사를 하기로 했다. 주기적으로 민원 실태를 분석해 그 결과를 토대로 분야별 민원 단위를 설정하고 코드화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또 내년 상반기까지 민원 단위별 고충 민원 실태를 정기적으로 조사해 장기간 방치되고 있는 민원 취약분야를 파악하기로 했다. 그 결과는 ‘건설교통 민원동향’ 등의 보고서를 통해 정기적으로 장·차관에게 보고하는 한편 각 본부에 전파해 부처 내에서 공론화한다.
한편 건교부는 민원 유형에 따라 적절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 매뉴얼화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반복 민원에 대해서는 민원·제도개선협의회 활동을 참고로 본부별 대책반을 구성해 해결하며, 공공사업 추진시 집단민원과 같은 갈등 민원에 대해서는 갈등관리시스템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건교부는 이와 함께 참여마당 신문고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발굴한 과제가 제도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사후관리 감시시스템 구축과 함께 환류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건교부는 이번 대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제도개선 사례를 성과관리와 연계해 공무원 평가 기준에도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RIGHT]오효림 기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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