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글 | 조득진(뉴스메이커 기자)
지난해 한국경제의 가장 큰 사건은 ‘제2의 개항’으로 불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가 선진 통상국가로 거듭나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자 선진국을 향한 새로운 도전으로 평가받는 한·미 FTA 체결은, ‘샌드위치 한국의 위기’를 극복하고 주변국보다 한발 앞서 선진 경제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로 첫발을 내디뎠다.
EU 등과 FTA 협상에 추진력 필요
정부 차원에서 준비한 지 4년 만에, 협상 개시 선언 이후 14개월 만인 지난해 4월 2일 타결된 한·미 FTA는 그러나 대선 정국을 거치며 다소 주춤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모두 9차례 협상을 벌였고, 온 국민의 찬반 여론 속에서 최종 협상 타결시한을 48시간 연장하는 진통까지 겪으며 최종 타결됐으며 우리 국회와 미국 의회의 비준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산업별로 이해득실을 따져 후속대책 마련에 나서는 한편, 조속한 의회 비준으로 현재 진행 중인 유럽연합(EU) 등과의 FTA 협상 등에 추진력을 더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연말 “국내 경제에 큰 영향을 줄 한·미 FTA가 이미 체결된 이상 그 비준 절차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며 “미국과의 관계 개선 차원에서도 참여정부 임기 내 비준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경제연구원도 한·미 FTA의 조속한 국회 비준 동의를 신년 우선 정책과제로 들었다.
조태열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도 “새 정부 출범 전 2월까지가 좋은 기회”라며 “그때까지 마무리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통과 긍정적 전망 76.5% 압도적
여론도 참여정부 임기 내에 국회 비준이 통과되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미 FTA 민간대책위원회가 지난 10월 말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14명에 대해 실시한 ‘한·미 FTA 국회 비준동의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 국민의 54.6%는 한·미 FTA의 국회 비준 통과를 지지하며, 바람직한 국회 처리 시기로는 51.8%가 참여정부 임기 이내를 꼽았다. 또 국회통과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국민은 76.5%로 통과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15.5%)을 크게 넘어섰다.
국회 비준동의안이 조기 처리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많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46.3%, 어느 정도 있다고 보는 견해도 38.5%인 것으로 나타나 10명 중 8명 이상(84.7%)이 재협상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가 수도권 263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요국과의 FTA에 대한 기업인식 조사’에서, 기업들은 비준동의안 처리가 지연되거나 실패할 경우 우려되는 문제로 ‘개방을 통한 경제선진화 차질’(36.2%)을 가장 심각한 것으로 뽑았다. ‘일본 등 경쟁국들과의 경쟁에서 불리’(24.4%)해지거나 ‘대외신인도의 하락’(23.3%)이 뒤를 이었다. 국회 비준에 대한 시기에 대해서도 기업들은 ‘2007년 내’(26.0%) 또는 ‘2008년 상반기 안에’(29.8%) 처리돼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현재 이미 타결된 한·미 FTA 이외에도 현재 EU, 인도, 캐나다, 멕시코 등과 FTA협상을 진행 중이다. 또 중국과는 FTA협상 전 단계격인 산·관·학 공동연구를 3차 회의까지 진행했고, 2008년에는 중동 6개국과 협상이 시작되는 등 FTA 추진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개방을 통해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조태열 조정관은 “새 정부 출범 이후에 전반적인 통상정책을 리뷰하는 과정에 FTA 정책이 다뤄질 것이고 새로운 로드맵에 추가될 나라들과 어떤 일정으로 논의를 진행시킬 것인지 포괄적으로 토의하고 될 것”이라고 전제하고 “현재 진행 중인 FTA협상이 다 마무리될 경우 46개국으로,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FTA협상을 체결한 멕시코보다도 더 많은 국가와 FTA를 체결하게 되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46개국 협상 마무리되면 최다체결국
한편, 한·미 FTA 민간대책위원회의 조사에서 보면 우리 국민들은 한·미 FTA의 체결효과를 높이기 위해 △우수인력 및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한 제도적 지원 △불리산업에 대한 지원 △변화된 제도 교육 및 홍보 등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해 인력 및 기술경쟁력 확보에 대한 요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도 상대적으로 FTA 파고에 취약한 기업에 대한 지원에 발 벗고 나섰다. 중소기업의 해외진출기회 확대와 판로개척을 위한 정부 지원이 내년에는 FTA, BRIC's 등 선진-신흥시장의 동시공략으로 바뀌고 지원방식도 차별화·특화하는 맞춤형 집중전략으로 전환된다. 정부는 지난 연말, 중소기업용 맞춤형 해외진출 프로젝트 사업인 민간해외지원센터(민간센터)를 올해 75개에서 80개로 늘리고 이에 따른 총 수출지원 실적도 2006년 3억 9000만 달러에서 2008년 5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과학기술부도 세계 제약시장 선점을 목표로 추진할 신약개발 대상 질환을 확정하고 기획 연구에 착수한다고 지난해 12월 26일 밝혔다.
정부와 함께 기업과 민간의 FTA형 체질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개방화 추세 속에서 스스로를 방어하는 데 급급했던 모습에서 벗어나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글로벌화의 과실을 따먹는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방화의 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우선 경쟁 촉진을 통해 경제 체질을 ‘FTA형(型)’으로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 “2008년에는 한·미 FTA 체결에 따른 기대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할 것”(김종석 한국경제연구원장), “이미 체결한 한·미 FTA의 비준을 서두르고 EU 중국 일본 등과의 FTA도 빨리 추진해야 한다”(현오석 국제무역연구원장) 등의 조언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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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