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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매연을 안 뿜어내고, 덜 마시고…. 얼마나 상쾌한지 몰라요.”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엄귀대(41·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씨는 이렇게 뽐낸다. 근무하는 날이면 집에서 일터까지 21㎞를 달린다. 2003년부터 벌써 5년째 접어들었다. 출근 때면 오전 7시에 나서서 회사까지 1시간 30∼40분. 사무실에 이르면 곧장 샤워실로 간다.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지만 말끔한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뒤엔 일할 맛이 더한다.

권선자(57·여·서울 강남구 잠원동)씨는 “지난 2000년 자전거를 타다 넘어져 오른팔 골절상을 입었습니다. 그런데 가족에게 핀잔을 듣고도 깁스를 풀자마자 또 끌고 나갔어요.”

권씨는 1994년 건강이 나빠져 고민하던 차에 공원산책을 나갔다가 한 여성이 자전거를 자유자재로 타는 모습을 보고 “바로 이것”이라고 무릎을 쳤다고 한다. 동호회를 찾아가 교육과정을 밟은 뒤로는 월·수·금요일마다 한강에 나가 하루 40∼50㎞씩 달렸다. 이제 자전거는 취미생활이자 분신처럼 느껴진단다.
그는 “가고 싶으면 웬만한 곳은 갈 수 있고, 자연의 품에 안기며 관절 등 전신운동을 하며 건강도 챙긴다”며 자전거 예찬론을 폈다.

경기도 시흥시 비둘기공원에서 만난 김정애(68) 할머니는 “10년 전 처음 배울 때는 다리가 짧아 고생했지만 직장까지 타고 다녔다”고 귀띔한다. 퇴직 뒤에도 시장을 오갈 때 꼭 자전거를 이용했다고 한다.

자전거로 출퇴근하기 운동을 펼치는 동호회 ‘바이크 시티’(bikecity)엔 현재 14만 4380여 명이 가입했다. 전국 각지에 지역별로 만든 모임에서는 환경보존 캠페인도 겸한다.
이처럼 자전거 타기가 요원의 불길처럼 국민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자동차를 타다 보면 심각한 교통체증에 짜증이 나게 마련인 데다 고유가로 주름지는 가계부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 같은 추세로 미뤄 2015년까지 자전거 보유율은 현재 14.4%에서 25%로, 교통수단 분담률은 3%에서 10%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전국에 자전거 이용편의를 위해 환경이 한결 좋아지는 ‘자전거 명품도시’가 10여 곳 생겨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한 지방자치단체의 투자도 ‘생활 밀착형’으로 거듭나게 된다. 현재 각국의 자전거 보유율은 네덜란드 75%, 독일 74%, 일본 56.9%로 분석된다. 교통수단 분담률도 네덜란드 43%, 독일 26%, 일본 25%에 이른다. 인구 100만 명 이상인 대도시의 경우 자전거로만 출퇴근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이들 나라에서는 지하철이나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망과 잘 연계된 바이크-라이드(Bike & ride) 시스템을 잘 갖춰 최대한 효율을 기하는 방향으로 정책에 힘쓰고 있는 모범사례로 손꼽힌다. 다시 말해 주거지를 중심으로 자전거 도로를 뚫어 자전거를 타고 와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교통혼잡을 가중시키는 부작용을 피하면서도 보급률과 분담률을 늘리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이와는 달리 중소도시는 거미줄처럼 뻗은 광역 자전거 도로망이 가능하다.
행정자치부는 극심한 교통체증과 대기오염, 고유가 문제를 해결하고 건강한 사회 구현 및 삶의 질 제고라는 목표로 이 같은 ‘자전거 이용 활성화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행자부는 자전거 중심의 제도 및 인프라 확충, 자전거 보급 및 도로·시설 확대,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회·문화풍토 조성, 사후관리 강화에 정책의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도로에서의 ‘자동차 운전자의 자전거에 대한 주의의무 제도화’ 등 자전거를 중심으로 한 조례 및 법령을 정비하고, 매년 자전거 교통수송 분담률 목표를 포함한 정부 및 지자체 역점사항을 담은 매뉴얼을 제작할 예정이다.

자전거 관련 정책을 실효성 있게 설계하고 국민의 자전거 이용 편의를 높이기 위해 자전거 도로망을 안내하는 지도도 널리 보급한다. 특히 일정한 규모 이상의 건물을 신축할 경우 자전거 보관대 등 필요한 시설을 의무화하도록 규정을 정비해나갈 생각이다. 행정구역 경계 등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지자체 협력을 이끌고 재정 인센티브를 준다는 방침도 세웠다.

행정자치부 한덕범 제2차관은 “1970년대 후반부터 급속한 경제성장과 국민소득 증대로 자동차가 급증하면서 중요한 근거리 이동수단인 자전거의 역할이 사라졌다”면서 “사회문제 해결은 물론 여러 모로 국민 건강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해 종합대책에 나섰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국제부 송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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