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남들보다 늦게 군에 입대해 ‘군복무를 마치고 나면 사회의 낙오자가 되는 것은 아닌가?’ 라는 불안감이 컸었습니다. 그런데 군에서도 학업을 계속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군대 가면 머리 굳는다’는 것은 옛말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지난 2005년 11월 대학 1학년을 마치고 군에 입대한 유영욱(23·육군 35사단) 병장은 최근 짬을 내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 이어폰을 귀에 꽂고 영어회화를 듣고 자격증을 따기 위해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예전에는 하루 일과시간이 끝나면 병사들이 TV를 시청하거나 축구 같은 운동을 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지난해 8월부터 학습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뭔가를 배워보려고 하는 장병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면서 “자신을 위해 여유시간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병영 내 분위기를 전해줬다.
유 병장은 “제대하기까지 남아있는 3개월을 잘 활용하면 복학 후 학교생활도 한결 자신감이 붙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가공인 자격증 딴 병사 한 해 2100여 명
지난 8월 8일 오후 8시 전북 전주시에 위치한 육군 35사단 부대 내. 하루 일과를 끝낸 20여 명의 병사들이 한 손에는 책과 필기도구를 들고 내무반이 아닌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병사들을 따라간 곳은 ‘목표지향적 자기계발장’이란 현판이 걸린 일종의 공부방. 병사들은 책상에 영어책과 한자 책 등을 꺼내놓고 또래 대학생들처럼 공부에 열중하고 있었다. 과거 고달픈 훈련과 노역으로 얼룩졌던 거대한 ‘청춘 수용소’라는 나쁜 이미지는 사라지고 자기계발을 통해 제대 이후를 대비하는 열린 군대로 탈바꿈된 모습이었다. 젊은이들에게 군 복무기간이 결코 ‘잃어버린 시간’이 아니라 ‘성공적인 인생을 준비하는 요람’이라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부대 안에서 대학 도서관을 방불케할 정도로 배움의 열기가 가득했다. 이처럼 35사단의 병영문화가 달라진 것은 지난해 8월부터 시행하는 ‘목표지향적 자기계발 프로그램’ 때문이다. 목표지향적 프로그램이란 ‘꿈을 가진 병사는 군 생활도 잘한다’는 인식 아래 전 병사들이 일과 이후 하루에 1시간씩 자유시간에 검정고시, 수능, 자격증, 어학 등 자신이 필요로 하는 공부에 투자하도록 한 학습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 따라 35사단 모든 병사들은 일과 이후 자유시간을 활용해 IT·어학·검정고시 등 24개 분야 중 한 가지를 선택해 하루 1시간 이상 공부를 하고 있다. 프로그램 운영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시행 1년 만에 국가공인자격증을 취득한 병사가 유 병장을 포함해 2100명을 넘었다. 지난 4월 15일 실시된 대입 검정고시 시험에도 28명이 최종 합격증을 받았다.
제도를 정착시키는 데 앞장선 김현기(56) 사단장은 “군 복무기간이 사회와 단절된 시간이 아니라 자기발전과 사회진출을 위한 준비기간으로 활용하도록 하기 위한 취지에서 제안한 것”이라며 “병영문화 개선으로 장병들의 자기계발 노력으로 얻어지는 만족감은 자연히 복무의욕도 증진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초 이 부대에서 제대한 박원범(24·건국대 부동산학과 3년 재학 중) 씨도 군 복무 중 국가공인자격증 4개를 취득했다. 부동산 디벨로퍼가 꿈인 박씨는 “아무 계획 없이 군 생활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 시간을 아끼고 투자한다면 큰 것을 얻을 수 있다”고 후배 장병들에게 조언했다.

범국가 차원의 미래인재 양성 토대 마련
범정부적 인적자원 개발정책 비전과 추진 전략을 제시하게 될 국가인적자원위원회가 지난 7월 27일 출범했다.
한 번의 학교교육으로 평생을 살아가고 직업이나 산업 부문별 개별부처가 각각 인력을 양성하던 종래의 방식에서 벗어나 국가 차원에서 인적자원 활용·양성 체계를 구축한다. 특히 인적자원위원회는 영유·청소년기→청년기→군복무기→중·장년기→노년기로 이어지는 전 생애주기에 걸친 인적자원의 총체적인 역량을 높이고 기업·지역·사회·국제 차원에서 인적자원 개발을 핵심과제로 추진하는 정책을 추진한다.
생애주기에 걸친 인적자원 개발은 부모의 소득 등 가정배경에 따라 발생하는 학습과 문화 경험의 차이를 좁혀 학령기의 학력격차를 줄이고 미래의 인적자원을 양성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노환진 교육부 인적자원정책본부 평가조정팀장은 “인적자원 투자는 실물자본보다 생산성 향상에 더 효과적이며 의료비나 주거비 지원보다 소득분배 효과가 더 크게 나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성장과 복지의 동반성장을 위한 시스템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글 권태욱 기자 사진 한준규 기자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