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김창준 前 미 하원의원-웬디 커틀러 USTR 대표보 대담

한국경제한국과 유럽연합(EU) 사이에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됐다. 이보다 앞서 타결된 한국과 미국 간 FTA 비준 문제는 어떻게 돼가고 있나.
론 커크 USTR 대표는 한미 FTA의 중요성을 분명히 밝혀왔다. 그는 경제적 측면뿐 아니라 전략적 측면에서 FTA의 상호 이익을 잘 인식하고 있다. 또 일부 부문이 공정한 경쟁 토대(level the playing field)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우려도 공유하고 있다. 특히 미국 업계에서는 자동차와 쇠고기 부문을, 의회에서는 비관세 무역장벽(NTB)에 대한 우려가 많다. 우리는 이들의 우려를 구체적으로 검토하고(review), 한국 측에 이런 우려를 어떻게 표명할지 신중히 연구하고 있다.
또한 업계, 노동조합, 의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폭넓게 협의하고 있다.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완벽해야 한다. 정책 검토가 끝나면 우리 의견을 정리한 최종 결과를 한국 측에 제시할 것이다.
미국은 자국이 한국산 자동차를 연간 70만 대 수입하는 반면 한국은 미국산 자동차를 연간 7천 대 수입하고 있다고 불만이다. 한국이 미국과의 자동차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보나.
아주 신중하고 집중적으로 이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검토 결과가 언제 나올지 명확한 일정을 제시할 순 없다. 결과가 나오면 한국과 논의할 것이다. 현재로선 언제 검토를 완료할지, 언제 의회에 검토 결과를 제출할 수 있을지 말하기 어렵다.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 자동차업계는 관세, 비관세 무역장벽 없이 한국시장에 자동차를 수출하고 싶어 한다.
의회 민주당 일부에서는 미국이 향후 15년간 한국산 수입 자동차에 대해 2.5퍼센트의 관세를 단계적으로 낮추되, 한국이 현재 수입하고 있는 물량에 더 얹어 미국산 자동차 수입량을 추가로 늘려주면 그 특정한 대수만큼의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 관세를 면제해주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안다.
전임 부시 대통령 때인 2007년 3월 초 한미 FTA가 타결되기 전 의회 일부 의원들이 제안한 내용이다. 관련 의원들과 이해관계자들은 여전히 그 제안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행정부도 관련 제안을 검토 대상의 일부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 자동차 노조는 노골적으로 한미 FTA를 반대해왔다. 제너럴모터스(GM)가 파산보호를 벗어났고, 크라이슬러는 이탈리아의 피아트가 인수 절차를 밟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반대 태도가 변하지는 않았나.
빅3 업체와 얘기해보니 변하지 않았다는 느낌이다. 포드와 크라이슬러는 한미 FTA에 반대하고 있으며, GM은 중립적이다.
같은 맥락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6월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자동차 부문을 다시 다뤄야 한다는 것처럼 언급했다. 이는 한미 FTA를 재협상하거나 원문을 수정한다는 의미인가.
재협상과 원문 수정 여부에 한국 정부가 상당히 우려하고 있는 것을 잘 안다. 미국은 이를 염두에 두고 재협상(renegotiate)이나 원문을 수정(reopen)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재협상, 원문 수정이 필요 없는 제안을 만드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아마도 추가(addition)할 수 있는 것 말이다.
기존 협정문의 주요 틀을 건드리지 않는 협상을 말하는가.
부속합의서(addendum)와 같은 방식을 말하나. 그런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쇠고기 추가 협상 때처럼 말인가.
그렇다.
미국이 한미 FTA를 통해 얻는 이익은 무엇인가.
한미 FTA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 이후 미국으로서는 최대 규모의 무역협정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는 국내총생산(GDP)이 해마다 1백억~1백20억 달러 늘어나고, 수출은 1백억 달러씩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전망치는 관세 축소를 반영한 것이다. 비관세 장벽이 모두 사라지면 증가폭은 더 클 것으로 본다. 하지만 어느 사회에서나 반대자들의 목소리가 더 큰 경향이 있고, 언론은 그런 비판을 보도하기 좋아하는 것 같다.
한미 FTA는 제조품은 물론 법률, 의료, 금융 등 서비스 부문의 시장 개방까지 포함하고 있는데.
미국에서 한미 FTA를 적극 지지하는 쪽도 서비스업계다. FTA 조항은 한국이 관련 서비스 시장을 개방해 미국 업계가 방해받지 않고 한국에 진출할 수 있도록 했다. 솔직히 말해 그동안 한국은 서비스시장을 강력히 규제하고 시장 문을 걸어 잠그다시피 했다.
한국은 파나마, 콜롬비아에 이어 세 번째로 FTA를 체결했다. 상황에 따라 두 국가보다 한국을 먼저 비준할 가능성은 없나.
행정부는 현재 3개국과의 FTA를 리뷰하고 있다. 내가 한국을 담당하듯 콜롬비아와 파나마를 담당하는 실무자도 같은 처지에서 각각의 FTA가 의회에서 처리되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NAFTA 체결에서 리더십을 발휘했다. 하원의원이던 당시 나는 NAFTA에 반대했으나 지지로 돌아섰다. 한미 FTA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리더십은 어떤가. 적극 지지하지 않는 것 같은데.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지원했음에도 NAFTA의 의회 비준은 아주 어려웠다. 오바마 대통령은 만만치 않은 입법 어젠다(agenda)가 많다. FTA는 의견이 분분한 이슈다. 국내적인 이슈부터 먼저 해결하면 무역 문제도 좀 더 수월해질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 NAFTA 비준 당시에 비해 지금의 의회 분위기는 훨씬 역동적이고 복잡해졌다.
일각에서는 한국 국회가 미국 의회보다 먼저 FTA를 비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할 경우 재협상 논란을 없앨 수 있고, 미국 의회에도 조속히 한미 FTA를 비준하도록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본다.
한국이 언제 비준할지는 전적으로 한국의 국내적인 정치 상황에 달렸다. 한국의 국회 외교통상위원회가 최근 한미 FTA를 처리한 것을 환영한다. 한국 국회가 어떤 조치를 취하든 미국은 미국 내의 정책 방향과 독립적인 판단, 결정에 따라 처리할 것이다. 한국도 마찬가지 아니겠나.
미국 의회가 현실적으로 올해는 비준 표결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 동의하나.
많은 사람들이 그런 얘기를 하고 있다.
미국은 쇠고기 협상에 따라 30개월령 미만 쇠고기만 한국에 수출하고 있다. 현재 미국 정부의 견해는 무엇인가.
국제수역사무국(OIE)은 미국을 광우병 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 국가로 지정하고 있다. 이런 과학을 근거로 한국이 쇠고기 시장을 30개월령 미만으로 제한하지 말고 개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한국이 가까운 시간 내 일정한 시점에 편안하게 쇠고기 시장을 완전히 개방하기 바란다.
앞으로 양국 관계를 전망한다면.
최선을 다해 의회가 압도적으로 통과시킬 한미 FTA 정책 검토 결과를 내놓겠다. 질질 끌지 않겠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의 강력한 파트너이자 동맹이라는 것을 재확인했다. FTA는 그런 관계와 동맹을 훨씬 강력하게 증진시킬 것이다.
글·김홍열(한국경제신문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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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