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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7일 오전 10시, 인천공항.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해 온 외규장각 도서(의궤) 4차분 73책이 반환됐다. 이로써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에 약탈당한 후 이역 땅에서 망향의 한을 달래던 외규장각 도서 2백97책은 1백45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외규장각 도서의 귀환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1975년 프랑스 국립도서관 사서로 일하던 박병선 박사가 그 존재를 처음 세상에 알리고 1991년 반환운동을 시작한 이래 외규장각 도서의 반환은 국민적 관심사가 됐다.
KTX 수주전이 한창이던 1993년 방한한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은 외규장각 도서의 반환을 약속했다. 하지만 프랑스 국내의 반발 때문에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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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방한한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2001년까지 외규장각 도서를 반환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 역시 “외규장각 도서에 상응하는 고문서를 프랑스에 제공한다”는 맞교환 조항에 대한 비판이 일어 무산되고 말았다.
외규장각 도서 반환이라는 오랜 숙제가 해결된 것은 2010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였다. 이 자리에서 양국 정상은 프랑스가 5년 단위로 대여하는 방식으로 외규장각 도서를 반환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4월 14일 1차분 75책이 돌아왔다. 다음 날 이명박 대통령은 박병선 박사에게 전화를 걸어 “박사님 같은 분들의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의 기쁨이 가능한 것”이라며 그간의 노고를 치하했다.
외규장각 도서는 어렵게 고국땅으로 돌아왔지만, 아직도 이역만리에서 귀향의 날을 기다리는 해외유출 문화재는 수없이 많다.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해외유출 문화재는 20개국 14만5백60점에 달한다(2011년 4월 현재).
해외유출 문화재의 환수는 외규장각 도서의 경우에서 보듯 대통령이 직접 나서도 쉽게 결실을 보기 힘든 난제 중의 난제다. 때문에 정부에서는 범정부적 차원에서 해외유출 문화재 환수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0년 2월 개정된 문화재보호법은 “국가는 국외 소재 문화재의 보호·환수 및 활용 등을 위해 노력하여야 하며, 이에 필요한 조직과 예산을 확보하여야 한다(제67조)”고 선언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장은 국외 소재 문화재의 조사·연구를 실시하고(제68조), 국외
소재 문화재 보호 및 환수 활동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제69조).
문화재청은 2009년 4월 정부와 민간이 참여하는 ‘문화재환수협의회’를 설립했다. 지난 5월 25일에는 문화재 환수 문제를 전담하는 국외문화재팀이 신설됐다.
초대 팀장인 이길배 서기관은 “국민들의 관심에 어깨가 무겁다”면서 “국외 문화재 환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한편, 환수가 어려운 경우에는 외국 박물관 등에 소장되어 있는 우리 문화재를 통해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해외유출 문화재는 ‘외교’ 문제이기도 하다. 일례로 과거 한일 국교정상화 과정에서도 문화재 반환은 중요한 현안이었다. 우리 정부는 1958년 제4차 국교정상화 회담 이래 이 문제로 일본 정부와 줄다리기를 한 끝에, 결국 1천4백31점(고고미술품 5백44점, 전적류
8백52책, 기타 35점)을 돌려받았다. 외교통상부는 재외 공관을 통한 해외유출 문화재의 소재 파악, 문화재 보유국과의 외교적 교섭, 유네스코(UNESCO) 등 다자기구에서의 관련 논의 참여 등을 통해 해외유출 문화재의 환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5년부터 유네스코 ‘문화재 반환 촉진 정부간 위원회(ICPRCP)’ 위원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ICPRCP 활동을 통해 문화재 환수 관련 국제 규범과 제도의 제정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내고 문화재 환수 관련 국제여론을 환기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18일에는 민동석 외교통상부 2차관 주재로 제1차 해외문화재협의회가 열렸다. 이 회의에는 청와대·국무총리실·문화체육관광부·문화재청·국립중앙박물관·국립중앙도서관·국립민속박물관·국립문화재연구소·한국국제교류재단 등 유관 기관 국·과장급 인사들이 참석, 유관 기관 간 협조체제 구축에 대해 논의했다.![]()
외교통상부와 문화재청,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오는 7월 19일 ‘문화재 반환 국제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립중앙박물관·국립중앙도서관·국립민속박물관, 외교부 산하 국제교류재단 등은 해외박물관 한국실 설치 사업 등을 통해 국외 소재 우리 문화재 활용 활동도 지원한다.
일본은 작년 8월 10일 간 나오토 총리가 한일합방 100주년 담화를 통해 “조선왕실 의궤 등 한반도 유래 도서 인도”를 약속했다. 작년 11월 14일 한일 정상은 조선총독부를 거쳐 일본에 반출된 도서 1천2백5책의 인도를 내용으로 하는 한일도서협정에 서명했고, 지난 4월 28일 일본 중의원은 협정비준안을 통과시켰다.
최광식 문화재청장은 “6월 초 실무진이 일본에 파견되어 인수작업에 들어간다”면서 “빠르면 7~8월에는 1차 도착분이 한국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배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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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