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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제안한 인삼의 잔류농약 허용기준이 국제표준으로 인정받았다. 이는 우리나라가 인삼 종주국으로서의 지위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코덱스)는 지난 4월 4?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개최한 농약잔류분과위원회에서 한국이 제의한 살충제 ‘디페노코나졸’ 잔류 허용기준을 국제표준으로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코덱스는 1994년 출범한 유엔 산하기관(회원국 184개국). 지난 2001년에는 일본이 내세운 기무치 대신 김치를 공식용어로 인정, 한국을 김치 종주국으로 공인했던 국제기구다. 당시 김치의 코덱스 규격이 마련되면서 우리나라가 김치에 대한 세계적 리더십을 발휘한 것처럼 이번 결정으로 인삼에서도 비슷한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그런데 이번 회의는 지린(吉林)성 주변을 내세우며 자국이 인삼 종주국이라고 주장해 온 중국에서 열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 결정 과정에서 중국과 일본은 전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동안 인삼 잔류농약에 대한 코덱스 기준이 없는 것은 인삼을 미국 등 해외에 수출하는 데도 큰 장애가 됐다. 디페노코나졸은 인삼 재배 때 흔히 사용하는 농약인데 이에 대한 코덱스 기준이 없고, 수입국에서도 기준이 없으면 (과도하게 엄격한 기준인) ‘불검출’이 기준이 된다. 이는 인삼 수출을 방해하는 요인이었다.
코덱스의 이번 결정에 따라 인삼 수입 국가가 별도의 자국 기준을 마련하고 있지 않는 한, 인삼의 디페노코나졸 잔류량은 우리나라 허용기준(0.5ppm 이하)이 세계 표준이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 박선희 식품기준과장은 “우리나라의 수출장벽이 해소돼 지난해 1천2백억원 수준인 인삼 수출이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간 인삼 명칭 때문에도 오해가 많았다. ‘고려인삼(파낙스 진셍)’은 국제적으로는 ‘진셍(ginseng)’이라고 불린다. 이 영문명을 ‘인삼의 일본어 발음’으로 오인하는 사람이 우리나라에도 많다. 인삼의 일본 이름은 ‘고라이 닌징’이다. 고라이는 고려, 닌징은 당근 혹은 인삼을 뜻한다.
중국에선 인삼을 베이징 발음으로 ‘련션’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인삼은 ‘상삼(祥蔘)’에서 연유했고, 점차 발음이 변해 쉰셍→진셍으로 바뀐 것이라고 중국 당국은 주장한다. 또 <급취장(전한)>과 <상한론>, <신농본초경> 등 중국의 고문헌에 인삼이 기술돼 있다는 것도 내세운다.
중국 기원설은 허점이 많다. 특히 중국 문헌에 인삼 자생지로 기술된 중국 산시성 타이항 산맥의 상당지역은 기후·토양으로 보아 인삼이 자생하기에 부적합한 곳이다.
우리 선조는 예부터 인삼을 ‘삼(蔘)’이라고 불렀다. 한반도에서 오래전부터 인삼이 발견되고 이용됐지만 세종대왕 이전엔 문자가 없어 삼을 우리 식으로 표기할 수 없었다. 아쉽게도 인삼의 재배가 시작된 시기를 정확하게 밝힌 국내 문헌은 없다. 인삼의 재배 기원에 대해 설이 분분한 것은 이래서다.![]()
‘고려인삼(진셍)’의 학명 파낙스 진셍(Panax ginseng)은 19세기 러시아의 식물학자 메이어 박사가 붙였다. Panax는 고대 그리스어의 ‘pan(모든 것)’과 ‘axos(약)’의 합성어로 만병통치약을 의미한다. 진셍은 고려인삼만을 뜻한다. 미국삼·캐나다삼·일본삼을 진셍이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이다. 고려인삼과 다른 삼은 마늘과 양파만큼이나 다른 식물이다.
한편 그동안 우리나라 고유품종임에도 국제사회에서 일본어인 ‘유주(Yuzu)’로 명칭되던 ‘유자(柚子·Yuja)’가 이번에 열린 코덱스 농약잔류분과위원회에서 제 이름을 되찾았다.
지난해 코덱스 아시아지역조정위원회에서 유자차(Yujacha)에 대한 규격안을 제안했으며,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유자에 대한 명칭을 일본식 명칭 유주에서 한국식 유자로 수정한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회의기간 중 우리 측 명칭 변경 제안을 일본 대표단에 알렸으며, 일본도 명칭 변경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글ㆍ박태균 (중앙일보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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