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지난해 말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 사태가 발생한지 석 달이 지났다. 구제역이 해를 넘겨 확산되자 정부는 1월 13일 전국 백신 접종 카드를 꺼냈다. 2월 24일 현재 소는 3백54만 마리 중 3백52만 마리(99.6퍼센트), 돼지는 8백15만 마리 중 7백99만 마리(98.0퍼센트)에 대한 2차 접종을 완료하였다.
지난 2월 18일 경북 청도와 충남 태안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추가 발생한 지역이 없는 것으로 보아, 2월 말까지 소·돼지의 2차 백신접종이 끝나면 3월 초쯤에는 구제역 파동이 진정국면에 들어설 것이란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백신접종 확대에 따라 구제역 발생이 다소 꺾이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석 달 동안 누적된 피로와 백신에 대한 과신으로 방역상 허점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언론의 관심도 매몰지 주변의 2차 환경오염 문제 및 피해 농가의 재기와 복구 등에 쏠리고 있다. 구제역과의 사투(死鬪)는 아직도 진행 중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간의 기술행정 및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백신접종 후 사후 관리 시 축산농가를 비롯해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드린다.![]()
구제역 백신은 감염된 가축에 대한 치료제가 아니라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해서 발병을 완화시키고, 이미 감염된 소·돼지의 바이러스 배설량을 감소시켜 전파를 막아주는 예방약이다. 그러나 구제역 예방 접종 후에도 항체가 형성되기 전에 구제역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구제역이 발생할 수 있다. 백신접종 후에 다량의 바이러스가 침입할 경우 감염 자체를 막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 면역이 획득된 소의 경우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임상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나 재감염이 일어나 보균동물(carrier)이 되어 지속적으로 바이러스를 배출할 수 있다. 백신접종 개체가 장기간 전염원으로 작용하는 문제점 때문에 현재 대부분의 선진국은 이동제한과 매몰처분 방법으로 이 병을 근절시키는 것을 방역의 기본 정책으로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고 매몰처분 정책을 취할 경우 종식은 바이러스의 소멸을 뜻하지만 전국에 걸쳐 백신접종을 진행해 바이러스의 완전 소멸을 단정하기 어려워졌다. 특히 구제역 바이러스가 전국에 광범위하게 오염되어 있는 만큼 정부에서는 6개월 후 3차 접종까지 실시할 계획이다. 백신 효과와 구제역 발생상황을 고려하여 판단할 사항이나 대만 등 백신을 접종한 국가의 사례를 볼 때 향후 2~3년간 백신접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다.
2월 21일까지 공무원, 군인, 경찰, 민간인 등 매몰처리 및 방역초소에 동원된 인력이 1백61만명, 매몰처분된 가축은 약 3백40만 마리에 달한다. 방역의 기술적 지원을 담당하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장으로서 국민들에게 죄송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구제역 방역 프로그램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및 축산단체·농가 모두 합심하여 적극적으로 대처하여야 한다. 이제 방역 당국은 전국적 백신접종이라는 카드까지 동원하여 확산방지와 근절을 위한 작전에 돌입하였다. 백신은 예방약일 뿐 만병통치약이 아니기에 백신접종 전에 못지않은 방역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97년 대만의 구제역 발생과 청정화 실패는 돼지의 백신접종 때문이 아니라 사후관리 실패 때문이다. 축산농가에서는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철저한 방역의식을 가지고 소독 및 외부인 차량 통제 등 농장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기를 바란다. 정부는 이동
통제 초소 운영 및 소독 등 철저한 차단방역을 실시하고, 정기적으로 임상증상을 관찰·정밀검사를 실시하여, 구제역 감염가축을 색출하는 등 사후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
구제역 종식과 청정국 회복이라는 ‘유종지미(有終之美)’를 거두는 그날까지 정부와 축산농가, 국민 모두 위기의식을 가지고 마지막까지 초심을 유지해야 한다.
오늘도 질병과 싸우면서 묵묵히 축산 농장에서 소독 등 방역에 땀 흘리는 축산 농가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와 격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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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