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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남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의제총괄국장




 

우리는 이번 서울 G20 정상회의를 통해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던 모든 의제들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해냈다. 이를 통해 글로벌 리더로서 우리나라의 역량과 G20의 문제해결 능력을 대내외에 보여주었다.

특히 경상수지 불균형을 평가할 수 있는 ‘예시적 가이드라인(Indicative Guideline)’ 합의 시점을 정하는 문제는 마지막까지 합의에 도달하기 어려운 사안이었다. 공식회의가 시작되기 하루 전날인 11월 11일 밤 10시에 속개된 셰르파(교섭대표)·재무차관 합동 선언문 작성회의는 밤을 넘겨 새벽 3시가 돼서야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

그 사이 수차례에 걸친 당사국 간 협의에도 합의가 안 돼 관련 국가인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와 별도로 2층에 마련된 소회의실에서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 결과를 초조히 기다리던 나머지 국가들은 인내심을 갖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합의 내용은 셰르파·재무차관 간 합의이므로 이튿날 아침 ‘정상들에게 보고 후 승인 조건부’라는 제한이 있어 공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음 날 아침 속개된 정상회의에서는 정상의 승인을 받지 못한 국가들이 선언문 수정을 재요구하는 상황에 봉착했다. 정상회의장 내에서 다시 양자 회의와 당사국 간 회의가 열렸고, 이 때문에 공식회의는 30분 정도 순연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정상들의 ‘오케이 사인’이 떨어지고 나서야 최종 선언문이 나오게 됐다. 정말 1분 1초가 아찔하고 가슴 조마조마한 순간이었다.

이번 정상회의는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의 중심 무대에 데뷔할 수 있었던 큰 기회였다. 우리나라는 이번 회의를 통해 선진국이 마련한 규칙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규칙 수용자’에서 주도적으로 세계경제의 규칙을 만드는 ‘규칙 제정자’로 발돋움했다. 특히 의장국으로서 합의가 난관에 부닥칠 때마다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협상을 주도함으로써 리더십과 추진력을 보여주었다.
 

 

또 선진국과 신흥국의 처지를 모두 이해할 수 있는 국가라는 중간자적 위치와 개발 및 위기극복 경험을 바탕으로 양측의 신뢰를 축적하며 합의 도출에도 기여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선진국과 신흥국 그룹 간 가교로서 앞으로 국제무대에서 고유의 역할을 담당할 기반을 마련했다.

이제 우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쌓아올린 평판을 앞으로 잘 이어나가 국제무대의 ‘규칙 제정자’의 일원으로 격상된 지위를 유지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의장국 역할을 수행하면서 축적한 인적 네트워크와 국제 논의 주도 경험이라는 소중한 자산이 사장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해나가야 한다.

또한 글로벌 금융안전망, 개발 의제 등 우리나라가 주도했던 ‘코리아 이니셔티브’가 1년짜리 의제로 끝나지 않도록 내년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아이디어를 제시해야 한다. 아울러 내적으로는 내수 확대 등 G20 합의사항을 충실히 이행하고 경제의 체질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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