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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G20 정상회의에서는 10개의 주요 의제가 논의됐다. 이러한 논의의 핵심은 세계경제가 위기로부터 빠르게 회복하기 위한 다양한 공조체제 구축과 합의사항에 대한 좀 더 성실한 이행 강조다.

10개 의제에는 ‘코리아 이니셔티브’의 상징인 한국 주도 의제 2개도 포함됐다. 개발과 글로벌 금융안전망이다. 전자는 한국 경제발전 과정의 경험과 노하우를 개발도상국들에게 전달함으로써 개도국에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개발 의제에 대한 논의는 ‘서울 개발 컨센서스’를 바탕으로 9개 분야의 다년간 행동계획(Multi-Year Action Plan)’ 채택으로 이어졌다.

한국이 주도한 또 다른 의제인 글로벌 금융안전망은 1997년 외환위기를 겪은 한국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공조체제의 필요성을 재강조한 것으로, 탄력대출제도(FCL) 개선안 등 성과물을 내놓았다.

한국이 제기한 신규 의제와 그 논의 과정을 보면 국제무대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얼마나 상승했는지 엿볼 수 있다. 즉 그동안 국제질서의 변방국가로서 선진국이 구축한 ‘룰(Rule)’을 마냥 따라가던 처지에서 새로운 룰을 제시하는 위치로 바뀌었으며, 한국 주도의 룰을 국제질서에 포함시키려는 노력이 가시적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이번 G20 정상회의의 초미 관심사는 주요국 간 환율 갈등의 해법 찾기였다. 지난 10월 열린 경주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이후 발표된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RB)의 6천억 달러 추가 경기부양 조치로 G20 회원국 간에 상당한 마찰이 예상됐다.

그러나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는 ‘경제 펀더멘털을 잘 반영하도록 시장결정적 환율제도로 전환하고 환율의 유연성을 제고한다’는 원칙을 선언했다. 이는 적어도 환율 문제에 대해 어떤 형식으로든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형성에 성공한 것으로, 사실상 ‘성공적’ 합의 도출로 평가할 수 있다.
 

이번 서울 정상회의의 가장 큰 가시적 성과는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국제통화기금(IMF)의 개혁 성공이다. 즉 IMF 쿼터 개혁과 지배구조 개혁을 통해 IMF 이사회의 유럽 2개 의석을 신흥국에 배정함에 따라 신흥국 위상이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세계경제의 점진적 진일보’라는 가능성 속에 ‘환율, 글로벌 불균형 문제’ 등에서 한계를 보이기도 한 서울 G20 정상회의 이후에도 세계경제 질서를 주도할 G20 정상회의 앞에, 그리고 의장국이었던 한국 앞에 놓인 과제는 여러 가지다.

그 첫째가 다자간 글로벌 거버넌스(Global Governance·국제적 관리체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 G20 정상회의의 실효성과 구속력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 즉 상설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둘째, 서울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글로벌 환율 갈등이 진정될 계기는 마련됐으나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따라서 향후 통화, 환율 등 국제사회의 다양한 갈등 구도를 포괄하는 해법 찾기에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서울 G20 정상회의 의제 중 하나였던 금융규제 개혁 의제와 관련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2011년 칸 G20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대형금융회사(SIFI)에 대한 별도 리스트 작성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히는 등 벌써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도출된 합의사항과 다른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반응들이 자칫 G20 정상회의의 지속 가능성에 균열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경제는 세계경제 질서의 빠른 변화 속에서 얼마나 빠른 대응전략을 구상하고 있고,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한 구체적 대응책을 갖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투기자본인 ‘핫머니’의 유출입을 막기 위한 토빈세(Tobin Tax·금융거래세), 금융위기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은행세를 통한 거시건전성 구축은 이미 시행되고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일부 외국계 증권사나 금융사의 창구를 통해 금리 차이에 연동해 움직이는 ‘캐리 트레이드’에 의한 국부유출 가능성을 점검하고 관리 감독하고 있어야 하는 건 아닌지 자문해봐야 한다.

이와 같이 ‘총체적 경제 시스템’을 놓고 고민하는 정부와 의회 그리고 관련 감독기구의 정책 대응이야말로 진정한 국격 및 국가 이미지 제고와 직접 관련이 있을 것이다.

선진국과 신흥국 간 가교 역할도 말에 그쳐서는 안 된다. ‘서울 컨센서스’의 확산과 개발 의제에 대한 국제적 논의가 구호에 그쳐서도 안 된다. 좀 더 실질적이고 행동으로 옮기는 분명한 정책이 있어야 한다.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한국의 책임의식과 역할 분담을 분명히 국제사회에 각인시키고, 여기에서 파생되는 한국경제의 위상 제고와 그 파급효과를 제대로 국부(國富)로 연결하는 글로벌 전략과 정책을 고민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해 정부 조직의 확대가 필요하고, 국민의 가치와 인식체계에도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은 충분한 당위성과 설득력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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