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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펌프에 한 바가지 마중물을 부으면 물을 힘차게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피치 못할 사정이나 한때의 실수로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됐거나 신용회복 지원을 받고 있는 서민들에게 신용회복위원회가 지원하는 소액금융 대출은 그야말로 한 바가지 마중물이자 가뭄 끝의 단비와 같습니다. 그 소중한 마중물을 마련하기 위해 우리는 달립니다.”
30, 40대 직원들 맨 앞줄에 선 홍성표(57)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의 각오가 남다르다.
9월 28일 저녁노을이 지기 시작할 무렵, 오렌지색 셔츠와 검은색 바지 차림의 유니폼을 입은 신용회복위원회 임직원들이 서울 영등포구 한강시민공원에서 준비운동을 마치고 한강변을 힘차게 달리기 시작했다. 이날의 훈련량은 평소보다 ‘가볍게’ 10킬로미터를 달리는 것. 여의도 선착장 부근에서 출발해 성산대교 반환점을 돌아오는 코스다. 토요일인 9월 25일 35킬로미터를 달린 강훈련에 비하면 ‘몸 풀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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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회복위원회 임직원 28명으로 구성된 이들 ‘마중물 팀’은 지난 8월 초부터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업무를 마친 후 밤 10~11시까지 달리기 연습을 하고 있다. 토요일 집합시각은 새벽 6시 30분. 오전 내내 마라톤 전문 코치에게 매섭게 훈련을 받는다.
추석 연휴 때도 고향 마을길을 달렸다는 이들은 너나없이 두 달 사이에 몸무게가 5~7킬로그램이 줄 만큼 혹독하게 연습을 했다. 목표는 10월 24일 열리는 춘천마라톤에서 팀 전원이 풀코스인 42.195킬로미터를 완주하는 것이다. 왜 하필 힘겨운 마라톤일까.
마라톤 풀코스를 40차례 완주하고 지난해 은퇴한 ‘봉달이’ 이봉주 선수는 “그냥 달리는 게 좋아서 달렸다”고 했다. 마라톤으로 1년 만에 몸무게를 35킬로그램이나 줄인 요슈카 피셔 전 독일 외무장관은 저서 <나는 달린다>에서 “달리기는 자기 개조의 수단”이라고 예찬했다.
신용회복위원회 임직원들은 좀 더 비장한 이유로 달린다. 신용불량의 나락으로 떨어지려는 서민들에게 한 바가지의 마중물을 대겠다는 절박한 사명감 때문이다.
이들이 이번에 도전하는 마라톤 캠페인의 이름은 ‘소액금융 재원 마련을 위한 희망달리기 한마음 기부’다. 이 기부를 통해 마련할 기금은 ‘새 출발 마중물 기금’으로 정했다. 오는 12월 28일까지의 목표액은 2백억원. 
이를 위해 신용회복위원회는 9월 중순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협약을 체결하고 연합모금을 하기로 했다. 신용회복위원회는 금융기관과 기업에 기부를 호소하는 동시에 개인들에게도 1미터당 1원 기부금을 요청하기로 했다. 풀코스 완주의 경우 1인당 최소 4만2천1백95원을 기부받겠다는 것이다.
신용회복위원회의 소액금융 지원사업은 자립을 위해 애쓰는 서민들에게 내미는 구원의 손길이다. 지원 대상은 신용회복 지원을 받아 12개월 이상 성실히 변제계획을 이행하고 있거나 이행을 완료한 후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으로 긴급자금이 필요한 경우다. 대출 금액은 연리 2~4퍼센트의 저금리로 최고 1천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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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액금융 지원사업을 통해 2006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모두 2만9천7백22명이 혜택을 받았다. 대출 총액은 약 9백2억원. 해마다 대출 지원이 꾸준히 늘어 올해 들어서만 1만1천7백92명이 총 3백66억원을 지원받았다.
“올해 1인당 대출금은 약 3백10만원이지만 그 위력은 대단합니다. 이 자금은 신용회복 지원 대상에서 중도 탈락해 신용불량의 나락으로 다시 떨어지려는 사람들을 재기하게 하는 ‘희망의 동아줄’이죠.”
신중호(44) 신용회복위원회 홍보팀장은 소액금융 지원의 효과가 통계에서도 입증된다고 말한다. 그동안 신용회복위원회를 찾아 채무조정을 받은 신용회복 지원 확정자 88만명 중 약 30퍼센트인 25만명이 중도에 변제를 제대로 하지 못해 탈락했다. 하지만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소액금융을 지원받은 경우 중도 탈락률은 0.5퍼센트에 불과하다.
신용회복위원회는 올해 소액금융 지원기금으로 한 달 평균 30억~50억원을 집행했다. 대출 재원은 시중은행, 공기업 등의 기부금 및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으로부터의 차입금이지만, 현재 한 달치 기금을 긴급 수혈받을 정도로 재원이 바닥나면서 소액금융 지원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그래서 신용회복위원회 임직원들은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해 십시일반 기금을 모아 희망의 불씨를 지피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날 머리털이 희끗희끗한 상사들과 함께 뛴 막내 전상호(33) 경영기획팀 조사역도 결의에 차 있었다.
“이제껏 한 번도 풀코스를 뛰어본 적이 없지만 도전해보겠습니다. 어렵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일어서겠다는 소외계층에게 기필코 따뜻한 손을 내밀겠다는 사명감으로 말입니다.”
연습을 마치고 팀원들은 마라톤 구호를 우렁차게 외쳤다.
“달리자 신복위, 새 출발! 마중물 파이팅!”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사람들도 응원의 뜻으로 ‘파이팅!’을 외쳐주었다.
글·최은숙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신용회복위원회 희망기부마라톤 전화번호 02-6362-2083 홈페이지 blog.naver.com/ccrs2009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 희망기부마라톤 후원 홈페이지 seoul.che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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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